(마태 4,1-11)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다.>
히브리서 저자는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으신 일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께서는 분명 천사들을 보살펴 주시는 것이 아니라,
아브라함의 후손들을 보살펴 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분께서는 모든 점에서 형제들과 같아지셔야 했습니다.
자비로울 뿐만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일에 충실한 대사제가 되시어,
백성의 죄를 속죄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고난을 겪으시면서 유혹을 받으셨기 때문에,
유혹을 받는 이들을 도와주실 수가 있습니다(히브 2,16-18).”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그러므로 확신을 가지고 은총의 어좌로 나아갑시다.
그리하여 자비를 얻고 은총을 받아
필요할 때에 도움이 되게 합시다(히브 4,15-16).”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려고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셔서,
인간들의 생로병사와 오욕칠정을 모두 겪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으신 일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셔서 사람으로서 사셨음을 나타내는 일입니다.
즉 ‘사람으로서’ 사람들이 늘 겪고 있는 고난을 함께 겪으신 일입니다.
(유혹을 받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니고, ‘고난’에 속하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유혹이 시키는 대로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죄가 시작됩니다.)
1)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마태 4,3).”
악마의 첫 번째 유혹은,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라는 유혹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십 일을 밤낮으로 단식하신 뒤라 시장하셨습니다(마태 4,2).
악마는 그 ‘배고픔’을 유혹의 도구로 사용했습니다.
만일에 악마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유혹한다면,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네가 정말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이고 신앙인이라면,
이렇게 어렵게 살지 말고, 더 많은 재물을 내려 달라고 청하여라.”
(또는 “복권을 사라. 그리고 일등에 당첨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여라.”)
이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은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와 비슷합니다.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마태 13,22).”
남들보다 더 잘 먹고 잘 살게 되기만을 바라는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
그런 욕망 때문에 물질적인 부만 추구하는 기복신앙에 빠져 있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이고,
악마가 시키는 대로 돌들을 빵으로 만들어 보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고,
‘믿음의 힘’을 복권 일등 당첨에 사용하려는 사람들이고,
그래서 말씀의 숨을 막아 버린 채로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복신앙도 신앙처럼 보이고,
어떤 경우에는 기복신앙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더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물질적인 복만 이기적으로 추구하는 기복신앙은 신앙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신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길이 아닌,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 라는 대답으로
악마의 유혹을 간단히 물리치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악마에게 증명해 보일 이유도 없고,
또 사람이 빵만으로 사는 것도 아니니, 돌들을 빵으로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물론 우리 경우에는,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빵이(먹을 것이) 필요하긴 합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을 얻기를 바란다면 그 생명을 주는 양식을 먹어야 합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요한 6,27).”
2)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마태 4,6)”
악마의 두 번째 유혹은 하느님을 시험해 보라는(또는 의심해 보라는) 유혹입니다.
이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은 ‘돌밭에 뿌려진 씨’와 비슷한 사람입니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마태 13,20-21).”
평소에는, 즉 평온하고 안전할 때에는 신앙생활을 잘하지만,
박해나 고난을 겪게 되면 하느님을 의심하거나, 믿음을 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종교박해 때 배교자 된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기꺼이 순교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실제로는 배교자가 되어버린 사람들.....
(누구라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아무도 “나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자만심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마태 4,7).” 라는 대답으로
이 유혹을 바로 물리치십니다.
(“시험하지 마라” 라는 말씀에는 “의심하지 마라.” 라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의심하지 않고, 시험해 보려고 하지 않아야 진짜 믿음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면, 하느님의 응답이 없어도 믿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하느님의 침묵’이 곧 그분의 응답일 때도 있습니다.)
3)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마태 4,9).”
세 번째 유혹은 하느님을 배반하고 악마를 숭배하라는 유혹입니다.
악마는 세속의 부귀영화를 미끼로 사용해서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은 ‘길에 뿌려진 씨’와 같은 사람입니다.
“누구든지 하늘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마태 13,19).”
예수님께서는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마태 4,10)”
라는 대답으로 유혹을 물리치셨고, 또 악마를 쫓아내셨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섬기려면 ‘하느님만’ 섬겨야 합니다.
우리 삶에서 그 어떤 것도 하느님 자리를 차지하게 놓아두면 안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전구교구신풍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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