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심 들면 짧고 집중적인 기도 더 열심히
반추기도 중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다양한 형태의 분심들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에 대해 수도교부들은 어떠한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1. 분심 들지 않도록 조심하라
예수기도에서는 어떤 모양으로든지 분심과 잡념을 일으키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즉 분심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특별히 주의하라는 것이다.
또한, 에바그리우스는 기도 때 기억이 과거에 대한 생각이나 혹은 망상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해야 하며 동시에 어떠한 형태의 이미지나 상상이든지 철저히 거부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2. 분심을 무시하라
에바그리우스는 기도 때 일어나는 온갖 분심이나 잡념에 대해서 결코 그것에 주의를 주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벙어리와 귀머거리와 같이 되라고 권고하였다.
또한, 모세 압바(Abba Moses)는 분심이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것을 거부하거나 받아들이는 것은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러므로 분심이나 잡념에 일체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다.
3. 성구를 계속 반복하라
에바그리우스는 기도 중에 분심이 일어나면 더 열심히 짧고 집중적인 기도를 하라고 권고하였다. 요한 카시아누스 역시 그때 오히려 더 끊임없이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라고 권고하였다.
14세기 시나이의 그레고리우스는 분심이 들 때 더 끊임없이 주 예수의 이름을 부르라고 강조하였다.
현대에 크게 일어나고 있는 기도 운동 중의 하나인 그리스도교 묵상을 전파한 존 메인 신부 역시 기도 때 분심이 들면, 그때 오히려 만트라(mantra)를 항구하게 반복하라고 권고하였다.
4.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하라
분심이나 잡념이 다가올 때 즉시 일어나서 시선을 하늘로 향하고 두 손은 위로 펼치며 하느님께 이러한 분심을 쫓아 달라고 간절히 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은 헤시키즘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체적인 몸의 움직임을 통해서 우리는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하느님의 도움으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기도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솔직히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분심과 잡념을 완전히 물리친다는 것은 시작부터 쉽지가 않다.
결국, 반추기도 때에 우리의 생각 안에서 일어나는 온갖 분심 잡념은 일단 무시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흐트러진 의식을 깨우고 각자 자신이 선택한 성경 구절을 다시 확인하고 그 말씀을 천천히 반추해야 한다. 이렇게 꾸준히 반추기도를 하다 보면 어느덧 성령께서 우리를 더 깊은 곳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동안 오랫동안 연재해온 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성독) 수행은 다음 주에 마치게 된다. 성독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과 정보는 성독 카페(http://cafe.daum.net/LectioDivinaOra)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허성준 신부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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