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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45) 숲이 주는 공익 기능

dariaofs 2023. 4. 28. 00:25

숲의 가치 환산한다면 259조

숲은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가 잘 버티고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목재와 펄프 같은 경제적 자원을 생산하기도 하고, 공기 정화나 기후조절 기능, 야생동물이 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어디 그뿐이랴. 우리의 여가와 휴식을 잘 보내게 하는 휴양처를 제공하기도 하며 건강을 담보하는 기능도 있다.

이런 숲이 다양한 기능 때문에 숲을 경영하는 데 많은 고민과 가치의 이해가 필요하다. 사람마다 숲에서 원하는 가치가 다르고, 또한 각기 다른 가치를 위해 경영하기 위한 판단과 관리 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숲을 대하는 우선 가치가 경제적 산물의 산출이었다. 목재를 생산한다든가 기타 산물을 생산하는 경제적인 자원이 숲의 가장 큰 가치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림청에서는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가치는 아니지만, 숲이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들을 경제 가치로 환산하여 매년 우리 숲이 가지는 ‘공익기능 가치’를 계산하여 발표하였다.

 

202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익기능 가치가 259조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민 1인당 연간 499만 원의 혜택이 돌아가는 셈이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신봉하는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 나라가 얼마나 잘 사는지를 평가하는 GNP, 즉 국민총생산을 생각해보자. 환경이 오염되고, 쓰레기가 넘쳐나고, 사람들이 아파서 병원에 간다면 GNP의 총량은 늘어난다.

 

오염을 정화하는 비용, 쓰레기를 치우는 비용, 아파서 치료받는 비용이 다 부가가치로 잡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의 질, 복리와는 아주 반대이다.

 

그래서 경제적 가치만 가지고 모든 것을 평가하거나 결정하는 것이 참으로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 좀 더 자세히 숲이 가진 공익기능은 무엇이고 또 가치로 환산했을 때 값어치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자. 숲의 공익기능은 숲이 수행하는 기능과 가치 중에 중요한 12개 기능을 평가해 산출된다.

 

우선 숲이 가진 온실가스를 흡수하거나 저장하는 기능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숲은 햇빛과 물, 그리고 대기 중의 온실가스라고 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광합성을 한다.

 

이 광합성을 통해 우리가 숨 쉬는 산소를 만들어낸다. 또한, 광합성을 통해 나무가 부피를 늘려서 성장하기 때문에 나무줄기는 바로 이산화탄소의 집합체이다.

 

우리는 나무가 내뿜는 산소로 숨 쉬며 생명을 지탱하지만 돈을 내지 않는다. 이 돈이 전체 공익기능 가치의 약 38%를 차지하는 97조 6000억 원 가량이다.

그다음이 숲이 가진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를 평가하는 방법은 주로 사람들에게 숲이 제공하는 아름다움을 구경하는 데 얼마나 돈을 낼 수 있는가를 조사한 후 이를 연간 이용객 수로 합산한 금액인 데 약 32조 가까이 된다.

 

또한, 숲이 가진 휴양기능, 즉 숲에서 여가를 보내고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제공하는 가치로서 약 28조 4000억 원을 제공한다.

 

숲은 비가 올 때 홍수를 막아주고 토양의 유출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스펀지 역할을 해서 물을 잘 정화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들 기능을 환산한 액수는 각각 26조 원과 15조 2000억 원이다. 이 외에도 숲의 건강기능, 대기질 개선 기능 등이 공익 가치에 포함된다.

숲이 가진 이런 다양한 가치 때문에 어떤 결정을 할 때 가치를 잘 이해하고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일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하게 된다면 한순간 그 숲이 가진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한해 약 500만 원어치의 숲이 주는 혜택을 공짜로 얻고 생활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짙어가는 숲을 보면서 이 숲이 주는 혜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