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의 성절에 사랑
賢 노승한
햇살도 피곤에 지쳐 구름 가리고
쉬어가는 구름 나그네
심상에 얼룩이 지고
천불동 고갯마루 굴속에 은신한다
초록의 잎 새 위에 매달린 붉은 보리수
치렁치렁 익어 가는데
심산유곡의 고뇌 겹겹이 쌓이고
독백의 사랑에 외로움 익어간다
기다림의 수녀에 성절이 되고
오롯한 신의 성지로 닦이고
천만년 그리운 사랑 쌓아가며
매몰차게 무딘 도끼 자루 썩어가니
가득이나 흐려지는 하늘가
별들도 보이 않는 어둠으로 치장하니
임의 품속 안기어 꿈을 꾸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