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 교회만을 옹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때 가장 안타깝습니다. 생명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은 모든 인간을 위한 보편적 도덕성과 규범을 탄탄히 뒷받침합니다.”
미국 가톨릭생명윤리센터 존 하스(John M. Haas) 센터장은 특히 각종 법률과 정책 수립 과정에서 가톨릭적인 가르침이 적극 적용될 수 있도록 사회 각계와 연대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존 하스 센터장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개교 60주년 초청 강연을 위해 방한, 교계 언론과의 특별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강조했다.
미국 가톨릭교회는 미국 내에선 정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의료서비스 제공자이다.
따라서 미국 주교단은 ‘가톨릭 보건 의료 서비스를 위한 윤리적 종교적 지침’ 등 가톨릭 의료시설지침으로서 뿐 아니라 일반 의료윤리강령으로도 활용할만한 가르침을 총체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가톨릭생명윤리센터’ 또한 현재 미국에서 가톨릭 생명윤리 관련 기관으로서는 가장 큰 규모를 보인다.
‘미국 가톨릭생명윤리센터’는 수정부터 자연적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증진하고 수호하기 위해 교회와 사회에 유용한 자료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심점이다.
의료현장에서 가톨릭적 가르침을 적극 적용할 수 있도록 기준과 방향을 제시해주는 활동 면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한다.
존 하스 센터장은 지난 1996년부터 이곳의 센터장으로 활동해왔으며, 현재 교황청 생명학술원 운영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특히 하스 센터장은 각 대학에서 가톨릭 생명윤리를 가르치는 것은 물론 미국과 국제사회의 법률 제정 및 공공정책 관련 자문 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센터 또한 연중 24시간 무료로 의료 자문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각 병원윤리위원회에서 활동할 인력을 양성하는 과정도 센터의 대표적인 활동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의료 윤리에 대한 국가적인 가톨릭 이수 프로그램’에는 의료인 뿐 아니라 병원 행정과 사목 프로그램, 의료법과 윤리위원회 관계자들도 다양하게 참여한다.
우리사회는 최근 ‘연명의료 결정법’(안) 제정을 성급하게 추진하면서 명목상 운영하는 병원윤리위원회의 문제점을 더욱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하스 박사는 한국교회 안팎의 이러한 실태와 관련해 “병원윤리위원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각 병원 운영진의 의식 개선을 기반으로,
윤리적 자문 역량을 가진 이들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며 “환자 뿐 아니라 의료인들을 위해서도 가톨릭적인 자문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하스 박사는 현대사회가 최우선적으로 해결할 과제로 비인간화 문제를 지적했다.
“점점 늘어가고 있는 병원윤리위원회 운영의 문제점이나 낙태, 안락사, 조력자살 등 각종 생명윤리 관련 이슈들은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들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인간의 가치를 경제적인 잣대에서 판단하고 도구화하는, 인간에 대한 존중의식이 사라지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비인간화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회의 가르침을 올바로 알고자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