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심리학적 성경묵상 826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8) 회개

회개, 나 자신-이웃-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 건강한 회개는 관계에 중점 기도로 하느님과 관계 쌓고 이웃 사랑·자존감 키우는 것 건강한 회개는 ‘절대로 죄를 지으면 안 된다’는 강박과는 다르다. 나와 하느님, 나와 너, 나와 나의 관계를 회복해 자존감과 자신감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회개이다. ■ 세례자 요한도, 예수님도 “회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회개’라고하면 어쩐지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가 떠올라서 불편하기도 하고,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것이 회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회개할 수 있을까요?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회개하라는 말이 한때 교회 안에서 회자 됐습니다. 성당이건 교회건 간에 회개하라는 신앙구호가 남발하면서 신자들의 마음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안겨줬습니다. 어떻게 ..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7) 유혹

끝없는 유혹과의 싸움 통해 내적 성숙 이뤄가는 것 유혹은 하위욕구 채우는 것 허상이면서 중독성 있기도 결핍 있으면 유혹에 더 약해 소 데이비드 테니어스 ‘성 안토니오의 유혹’(1647년 작). ■ 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광야에서 유혹을 물리치시는 모습이 나옵니다. 저도 예수님처럼 유혹을 물리치고 싶은데, 시시때때로 유혹에 드는 제 모습을 봅니다. 어떻게 하면 유혹에 빠지지 않을까요? 마태오 복음서 4장을 보면 주님께서 유혹은 받으시는 내용이 나옵니다. 유혹은 신앙생활에서 큰 묵상거리입니다. 유혹이 얼마나 사람들을 힘들게 했으면, ‘주님의 기도’에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문을 실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정작 유혹이 무엇인지 어떤 내용인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단지 ‘악이 던지는 것’,..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6) 순종하는 신앙인?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조건 순종하고 따르는 건 건강한 삶이라 할 수 없어 ‘건강한 신앙인’ 되는 게 중요 ‘신앙인은 의심하면서 믿는 자’ 자신의 가치관 갖고 질문해야 프란체스코 알바니 ‘그리스도의 세례’(1630~1635년). ■ 주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나오시자 하늘에서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7)라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무조건 순종하고 믿으면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녀가 될 수 있을까요? 신부들은 강론 때 묻습니다. 우리가 주님처럼 하느님 마음에 드는 자식이 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이미 답을 전제로 묻는 이 물음에 듣는 사람들은 짐 같은 무거움을 느낍니다. 왠지 가진 것을 다 버리고 기도만 해야 할 것 같..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5) 세례자 요한

‘가난의 영성’ 살아갈 때 우리는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야인으로 가난한 삶 살며 수행 이어간 세례자 요한 내적 가난은 영적 욕구 추구 소유욕·인정 욕구 넘어서 ‘마음 부자’로 여유 누리는 것 세례자 요한이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가난의 영성’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소유와 인정 욕구를 넘어서 영적 욕구를 추구할 때, 우리는 보다 당당히 살아갈 수 있다. ■ 세례자 요한의 모습을 보면 광야에서 회개하라고 외칠 때부터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살아간 것 같아 참 멋있고 부럽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어떻게 당당한 삶을 살 수 있었을까요?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너희는 주의 길을 닦고 그의 길을 고르게 하여라.’(루카 3,3 참조) 당당한 상남자 세례자 요한에 관한 기록입니다. 하고픈 말을 뒷전..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4) 이집트로의 피신

역경도 하느님 섭리… 받아들이고 의미 발견해내길 시련 마주한 미성숙한 사람은 세상·하느님 원망하며 무너져 성숙한 사람은 시련을 기회로 자아 단련하며 한 번 더 성장 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란트의 ‘이집트로의 피신’. ■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서 세 분을 피신하라고 하는데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왜 그런 역경을 막아주지 않고 힘든 과정을 겪게 하시는지요?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아기 예수 때문에 정든 고향을 떠나서 낯선 이국땅으로 피신을 가야하는 두 분의 마음도 몹시 심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 분이 이집트로 피신한 것은 하느님의 큰 계획이 있어서 입니다. 아기 예수의 부모로서의 소양을 갖추게 하기 위한 섭리셨던 것입니다. 두 분은 이스라엘이란 문화적 후진국 사람들, 그것도 시..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3) 동방박사들

별 하나만 보고 길 떠난 이들에게 별은 ‘희망’이었다 동방박사들 삶의 태도에 집중 희망 찾는 여정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경험 향하며 모험 즐겨 낙천적 태도로 모든 일 대해 별을 따라 길을 떠나는 동방박사들의 여정은, 희망을 찾으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 동방박사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의문이 듭니다. 어떻게 별 하나만 보고 길을 떠날 수 있는 것인지,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방박사들은 어떤 사람들인가요?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에는 여러 가지 심리적 메시지가 있습니다. 별은 우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별은 지구에 물을 제공하는 물질이기도 하고 인간의 신체구성요소가 물과 유사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 요셉 성인

아기 예수 보호하는 ‘지킴이’ 역할 충실히 해낸 분 자기 행복 추구는 하위 욕구 현대인들은 소유·인정만 좇아 최상위 삶은 영적 행복 추구 삶의 의미 깨닫고 살아가는 것 귀도 레니 ‘아기 예수를 안은 성 요셉’. ■ 요셉성인께서 주님 탄생에 큰 기여를 하셨다고 하는데 일각에서는 비웃기도 합니다. 자기 삶을 살아보지 못하고 뒤치다꺼리만 하다가 돌아가셨다고요. 저도 성경을 읽으면서 요셉 성인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어서 같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요셉 성인은 어떤 분이셨고 그분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운동시합에서 사람들은 슈퍼스타만 쳐다봅니다. 마치 그 한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해낸 것처럼. 그러나 한사람의 슈퍼스타는 수많은 사람들의 협력에 의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축구스타 손흥민 선수가 혼자 시합을 할 수 ..

[홍성남 신부의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 마태오복음 첫 장에 왜 족보부터 나오는 것인가요?

어두운 과거에 묻혀 살지, 딛고 일어설지 선택해야 족보는 과거를 드러내는 것 과거를 대하는 태도는 심리치료에서도 매우 중요 있는 그대로 인정·위로해야 자신이 지나온 길, 즉 과거를 얼마나 정직하게 대면하는지는 자아의 건강상태를 알아보는 중요한 지표다. 복음서는 모든 성경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책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음서를 읽다보면 자꾸만 “왜?”라는 궁금증이 쏟아진다. 2023년 한 해 동안 홍성남(마태오) 신부는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연재, 복음서에 관한 신자들의 질문들을 영성심리의 관점에서 통쾌하게 풀어낸다. 마태 1,1~17(루카 3,23-38)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낳고 이사..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피해자 코스프레

남들이 자기 흉만 본다는 주장 주변 사람들에게 동정 얻고 다른 이들을 나쁘게 만들어 열등감 벗어나 자신을 성찰해야 “사람들이 다 내 얘기만하고 있어. 내 흉만 보고있어”하면서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은 아무도 그에게 관심조차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의심이 많은데 의심은 피해의식으로 이어집니다. 의심과 피해의식이 상호영향을 미치면 생각이 비약되고 망상까지 생깁니다. 일명 피해망상. 이분들은 하느님조차도 자신만 미워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게 해주고 자신이 하는 일은 하는 일마다 안 되게 한다고 울어댑니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수명

물건 잘 관리해 오래 사용하듯 몸·마음도 관리 잘하며 돌봐야 특히 약한 것이 사람의 마음 욱 하면 쉽게 소모되고 무너져 물건에는 사용기간이 있습니다. 물건의 수명이지요. 물건을 오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아껴 쓰고 잘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아주 오래된 차를 가진 분들을 보면 얼마나 애지중지 하는지 심지어 차에 이름을 붙여주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조차 있습니다. 이 정도로 해야 오래 오래 우리 곁에 있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을 함부로 쓴 사람들은 수명이 짧습니다. 몸에 해로운 것들을 몸이 싫어하건 말건 쏟아 부은 사람들은 병이란 대가를 치르고 심지어 일찍 죽기도 합니다. 그러나 젊은 시절부터 건강관리를 잘 해온 사람들, 자기 몸을 늘 잘 챙기고 점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