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심리학적 성경묵상 826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짜증, 그 짜증나는 감정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울컥 올라오는 감정이 짜증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인정할 때 짜증 줄일 수 있어 살다보면 울컥 올라오는 짜증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짜증은 일이나 사람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올라옵니다. 기도를 했는데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을 때, 일을 시켰는데 잘해내지 못했을 때 짜증이 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인다면 내 마음이 내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에도 짜증이 납니다. 열심히 수행을 했는데도 여전히 미운 마음 찌질한 감정들이 없어지지 않고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사는 듯 한 느낌이 들 때 울컥 자기 자신에게 짜증이 납니다. 즉 ‘세상은 내 생각대로 돼야해’ 하는, ‘나는 내가 노력한 만큼 달라져야해’ 하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았을 때 짜증..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좋지 않은 기억들

부정적 기억에 매달리는 이유는 털어버릴 마음의 힘 약하기 때문 불편한 기억 내면에서 떨치도록 소리치는 방법 효과 볼 수 있어 사람들은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그것들을 기억의 창고 속에 보관한 채로 살아갑니다. 기억이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물밑에 가라앉은 물건처럼 무의식 안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그 속에서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만져보고 느껴보곤 합니다. 소위 추억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삶이 각박하다고 느껴질 때면 기억의 창고 속에서 그리운 추억들을 꺼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위로를 받습니다. 문제는 좋지 않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사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늘 마음이 편치를 않습니다. 좋지 않은 상황이라도 만나면 오래전의 좋지 않은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라서 마음을 구정물로 채워버리기 때문에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성인

성인이라고 완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며 노력한 이들 성인들 삶 그대로 모방하기보다 각자 자신의 길 성실히 걸어가야 헤르트 반 혼토르스트의 ‘베드로의 부인’(1620년 작품). 우리 교회에서는 성인 신심이 아주 중요한 신심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세례명을 자신이 좋아하고 따르고 싶은 성인들의 이름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인들을 따르는 삶을 살려고 성인전을 읽으면서 생기는 심리적 문제들이 있습니다. 일명 ‘성인 콤플렉스’. 성인처럼 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종교적 열등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심지어 성인들처럼 살지 못하는 자신을 혐오하기조차 하는 경우들도 종종 일어나곤 합니다. 왜 그런가? 성인전에서 성인들은 완전한 사람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은 인격적..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의심 없이 믿어야 하는가?

의심은 공부할 것을 촉구하며 내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촉진제 물음 없이 무조건 믿기만 한다면 유아적 신앙에서 벗어날 수 없어 헨드릭 테르부르그헨의 ‘토마스의 의심’.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선배 신앙인들은 믿음은 한 치의 의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복음에 나오는 토마스 사도의 경우를 들곤 합니다. 물론 믿음은 중요합니다. 믿음이 없다면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인간 공동체는 분란으로 인해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믿음을 가지고 주님을 따르기에는 심리적으로 하자가 많습니다. 즉 우리는 온전한 믿음을 가질 수 없는 심리적 구조를 가진 존재들이란 것입니다. 그런데 왜 주님께서는 토마스 사도를 믿음이 약한 자라고 질책을 하신 것인가? 토마스 사도는 주님을 따라다니면서 수많은 기적을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작은 죄들

목구멍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작은 죄 인간은 실수를 통해 성숙해가는 불완전한 존재임을 기억해야 큰 죄는 아닌데 마음은 찜찜한 죄들, 보통 소죄, 작은 죄라고 합니다. 고해성사를 볼 정도는 아닌데 마음은 불편하게 하는 이런 죄책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하면서 그냥 넘어가라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작은 죄로 인한 죄책감은 마치 생선가시 같아서 목구멍에 걸리면 쉽게 넘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 방 안에 쌓인 쓰레기를 덜어버리듯이 버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심리학자 자렌의 자동칠판기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칠판을 상상하고 거..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죄인처럼

열심히 신앙생활 이어가면서도 스스로 죄인이라 여기는 이들 부정적 자기개념에 빠졌기 때문 우리를 벗이라고 부르시는 하느님 자비와 사랑 기억해야 미사도 매일 참례하시고 봉사도 열심히 하시는데 늘 자기는 죄인이라고 주님 앞에 설 자격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처음에는 그분들이 겸손해 보이고 성인이란 말을 들을 자격을 가진 분이 아닌가 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불편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제가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요?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런 감정이 믿음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열심히 하면서도 죄인이라고 하는 분들은 소위 부정적 자기개념을 가진 분들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기도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자기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스스로 무시하고 저평가하는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극단주의자의 심리

이념이건 종교적 신념이건 지나치게 편향적·극단적일 경우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을 혐오하고 제거 대상으로 여겨 독일 나치가 유대인 학살에 사용한 독가스 약통으로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발견됐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사고방식의 지나친 순수함은 좋은 것인가? 극단적 환경보호운동을 비롯한 자연주의자들은 건강한 마음인가? 얼핏 이들은 오염되지 않은 사고방식의 소유자들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스페인 철학자 페르난도 사바테르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자기 의문의 근거로 독일의 히틀러를 예로 듭니다. 그는 동물보호법과 대지보호법을 처음으로 공표한 사람이 독일의 히틀러였다고 합니다. 히틀러는 유대인 학살범으로 아주 잔인무도한 사람으로 교양이라곤 전혀 없는 전쟁광으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제모습은 달..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사제직이란

죄에 집중된 병적 죄책감 벗어나 신앙의 참된 기쁨 찾을 수 있도록 신자들을 이끌어야 하는 직분 교회가 신자들의 짐이 돼선 안 돼 가톨릭교회는 오랫동안 두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죄 짓지 말라’와 ‘성인들처럼 완전한 자가 되라’는 두 가지. 물론 이 두 가지는 복음에 근거한 것이기에 틀린 내용은 아닙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간과됐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사람들이 그런 종교적 목표에 어느 정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알려고 하지를 않았습니다. 사람 마음의 여러 가지 변수들, 허약함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군인들처럼 ‘하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기에 급급했습니다. 심지어 그로 인해 생긴 신경증 증세들을 믿음이 약한 것으로 치부했고, 심리적 부작용들을 은폐하거나 ‘영적 포장’조차 했습니다. 신앙생..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기도와 지구의 운명

사제 수도자들에게 드리는 글 2 코로나19 사태의 근본 원인은 지구 지배하려는 인간의 탐욕 기도와 묵상으로 탐욕 다스리며 공동의 집에 대한 예의 갖춰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상을 황량하게 만들었다고 난리들입니다. 비행기가 날지 못하고 배도 뜨지 못해서 인간 활동 범위가 제한되다보니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원인을 찾느라 분주합니다. 심지어 박쥐에게까지 덤터기를 씌우려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우리 자신에 대한 반성은 없습니다. 즉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고 지배자란 독선적인 태도가 문제인데 그것에 대한 성찰은 조금의 기미조차 보이지를 않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의 근본원인은 대자연 앞에서 쪽도 못 쓰는 하루살이 같은 인간들의 허세입니다. 그래서 격노한 지구가 이..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참 영성이란 무엇인가?

- 사제 수도자들에게 드리는 글 - 1 영성은 사람다운 삶 위한 노력 사람을 다름으로 차별하지 않고 모두가 한 형제임을 유념하며 모든 생명 깊은 애정으로 돌봐야 영성이란 무엇일까요? 영성은 특정한 종교만의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영성심리를 공부하고 난 후 많은 종교인들과 종교를 접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영성이란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이란 것입니다. 즉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자식들임을 생각하며 함께 살기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영성생활임을 깨달았습니다. 영성적인 사람들은 사람을 인종이나 종교나 나라로 차별하지 않습니다. 영성적인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살아야 할 권리를 가진 존재들임을 하느님 앞에서 한 형제임을 유념하며 삽니다. 또한 영성적인 사람들은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