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례 상 식 769

[교회상식 속풀이] 420.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자성사는?

(이미지 출처 = Pxhere) 작은 지역 본당에 파견된 형님 신부님과 통화하다가 "특수" 병자성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수 병자성사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증이 만연한 가운데 할 수 있는 사목활동에 관한 사목자의 고민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전 세계를 정체시켜 버린 바이러스가 아니었다면 대화 소재가 될 리 없었죠. 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는 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싶습니다. 신부님이 안타까워하는 상황을 간단 설명하자면 이러했습니다. 병자성사 대상자인 여성 신자분은 현재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얼마 전부터 살짝 치매 증세를 보이신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위해 성사를 요청하고 싶은 아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어머니를 대면 방식으로 뵈러 갈 수 없습니다. 가족도 어려운데 성..

전 례 상 식 2021.01.22

[미사의 모든 것] (25)제대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주님의 거룩한 식탁 ▲ 성당의 심장인 제대는 주님의 거룩한 식탁일뿐 아니라 영원한 대사제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제대를 축성 성유로 도유하고 있다. 【CNS】 나처음: 성당에 가면 신자들이 여기저기에 예를 표하는 걸 봐요. 십자가, 성상, 제대, 감실을 향해 경건하게 절을 하는 걸 보면 저절로 저 자신도 성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심장처럼 성당에서 가장 중요하고 거룩한 장소는 어디인가요? 조언해: 성당의 심장은 바로 ‘제대’이지. 성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한 주제대. 그곳이 바로 성당에서 가장 거룩하고 중심이 되는 자리야. 라파엘 신부: 고마워! 언해. 제대는 신앙생활의 원천이자 정점인 미사 곧 성체성사가 거행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전 례 상 식 2021.01.20

[교회상식 속풀이] 419. 세례성사 받을 때 꼭 세례명을 정해야 할까요?

서울대교구 굿뉴스 홈페이지 성인 목록 메뉴에서 성인 6431명을 찾아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굿뉴스 홈페이지 갈무리) 어떤 예비신자 분이 세례성사 받을 때 꼭 세례명을 정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면서 물어 오셨습니다. 더 정확히는 세례받은 뒤 살아 보다가 나중에 정할 수는 없는 것인지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현재 주변에 성인들에 관한 정보를 잘 알려줄 신자 분이 없어서 선택이 쉽지 않으신가 봅니다. "교회법전"에 세례명을 꼭 가지라는 항목은 없으나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서 세례명을 정하지 않고 세례받는 것을 허락할 본당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가톨릭이 전파될 때부터, 좀 더 멀리는 아시아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전해질 때부터 이어 온 전통입니다. 그래서 세례받고 나중에 세례명을 선택하는 것..

전 례 상 식 2021.01.18

[감염병 시대의 전례 사목] (1)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사는 교회 공동체

어려울 때마다 쇄신하며 복음 전해온 교회 (1) 위기와 변화의 시대를 사는 교회 공동체 (2) 팬데믹 시대의 미사와 전례 형태 (3) 자기성찰과 쇄신의 길 (4) 주님을 더욱 가까이 (5) 예식의 간소화 (6) 신앙의 중심을 찾아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한국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교회가 전대미문의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모임과 전례 거행에 차질이 생긴 이때, 교회 공동체는 어떻게 하느님 말씀을 구체적으로 실현해나가야 할까. 한국가톨릭전례학회 회장 나기정 신부로부터 위기 시대의 교회 공동체 전례 사목 방향에 대해 6회(격주간)에 걸쳐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 우리 삶에 거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버린 방역지침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은 그 유행 시기가 오래간다. 이전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가기에..

전 례 상 식 2021.01.16

[미사의 모든 것] (24)예물 준비

제대 위에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될 예물을 차리다 ▲ 교회가 미사 중에 봉헌하는 본 예물은 교우들이 바치는 빵과 포도주, 헌금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과 피이다. 사진은 성찬 전례에 빵과 포도주가 제대 위에 차려져 있다. 【CNS】 조언해: 지난 주일 교무금을 내러 본당 사무실에 들렀는데 한 자매가 수능 100일 미사 예물을 했는데 자녀가 시험을 못봤다며 신부님이 영험(?)하지 못하고 능력이 없는 거 아니냐며 사무장님께 마구 따지고 있었어요. 사무실에 있던 모두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돈만 내면 하느님의 축복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봐요. 라파엘 신부: 내가 이야기 하나를 들려줄게. 어느 날 악마들이 지옥에서 회의를 열었단다. 사탄의 우두머리 루시퍼가 한숨을 쉬며 말했지. “어떻게 해야..

전 례 상 식 2021.01.13

[교회상식 속풀이] 418. 미사 때 독서를 선택하는 기준은?

독서대. ⓒ왕기리 기자 미사는 크게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로 나뉩니다. 전반부를 구성하는 말씀의 전례에서 신자들은 성경의 내용을 듣게 됩니다. 미사 전례에서 성경 봉독은 기본적으로 두 개나 세 개의 독서로 이뤄집니다. 평일미사에서는 독서 하나와 복음, 그렇게 둘. 주일미사에서는 1독서와 2독서 그리고 복음. 그래서 세 개의 성경 부분을 읽습니다. 그래서 오늘 속풀이 질문은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성경의 여러 부분에서 말씀의 전례에 사용하는 구절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되는가? 둘째, 어떤 날의 독서는 이것을 읽거나 저것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선택권이 주어지는 경우의 독서 선택 기준은 또 무엇인가? 배경적으로 전례는 하느님께 대한 예배행위이지만, 동시에 하느님 백성을 ..

전 례 상 식 2021.01.09

[미사의 모든 것] (23)성찬 전례

빵과 포도주 형상으로 오신 그리스도, 참양식으로 나누다 ▲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우리의 참양식으로 나누는 것이 성찬 전례의 핵심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로 임명된 추기경들과 함께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성찬 전례를 거행하고 있다. 【CNS】 나처음: 미사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 두 부분으로 이뤄진다셨는데 성찬 전례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조언해: 그건 교리교사인 내가 설명해줄게. 성찬 전례는 △예물 준비 △예물 기도 △감사 기도 △영성체 예식으로 구성돼 있어. 성찬 전례를 시작하는 예물 준비는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될 예물, 즉 빵과 포도주를 제대에 가져다 놓는 예식을 말해. 사제가 예물을 준비하는 동안 미사에 참여한 이들은 헌금이나 준비한 다른 예물을 봉헌하지. 예물 준비가 다 되..

전 례 상 식 2021.01.07

[교회상식 속풀이] 417. 희년은 뭐고 성년은 뭔가요?

한국교회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46)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11월 29일(대림 제1주일)부터 2021년 11월 27일(대림 제1주일 전날)까지 한 해를 희년으로 선포하고 기념합니다. 교회에서는 희년(禧年, Jubilee)이란 말도 쓰고 성년(聖年, Holy Year)이란 말도 종종 사용합니다. 두 단어는 혼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유사어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희년은 본래 성년이라는 용어의 배경을 만들어 준 개념이라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희년은 히브리인들의 큰 축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안식년이 여섯 번 지나고 7년이 지나 일곱 번째 안식년까지 지나고 나면, 그 이듬해가 희년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일곱 번째 돌아오는 해인 안식년을 일곱 번 지낸 마흔아홉 해의 다음 해를 희년으..

전 례 상 식 2021.01.05

[교회상식 속풀이] 416. "많은 이"보다는 "모든 이가" 더 낫지 않나요?

두 사제가 성체성사를 공동 집전하고 있는 모습. ©️서경렬 무슨 질문인가 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미사 전례에서 "감사기도" 때 나오는 성찬례 재현 부분의 단어 선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2017년 이전부터 이미 열심히 미사에 참례해 오신 분들은 이 두 단어 "많은"과 "모든"에 대해 알고 계실 겁니다. 2017년에 "로마 미사 경본"(이하 "경본")이 개정되어 나왔을 때 그 이전에 사용한 미사통상문 내용 중 이 부분도 수정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감사기도 때 사제가 "이는 너희를 위해 내어 줄 내 몸이다...." 하고 빵을 들어 올리고 이어서 "이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하고 포도주가 든 성작을 들어 올렸습니다. 참고로 이 때 비로소 빵이 성체로, 포도주가 성혈로 변화, ..

전 례 상 식 2021.01.01

[미사의 모든 것] (22)전례의 ‘절’과 보편 지향 기도

고개 숙이고 허리 굽혀 하느님께 찬미와 공경 드리다 ▲ 가톨릭 전례에서 절을 하는 것은 삼위일체 하느님께 찬미와 공경을 드리는 표지이며, 하느님 자비와 겸손에 대한 일치와 따름을 드러내는 동작이다. 통상 ‘고개를 숙이는 절’과 ‘허리를 굽히는 절’ 두 가지로 구분한다. 나처음: 미사 중에 신앙 고백을 할 때 어느 부분에서 신자들이 모두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더라고요. 왜 그렇게 하죠. 조언해: “또한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육신을 취하시어 사람이 되셨음을 믿나이다”(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또는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사도 신경) 하는 부분에서 모두 고개를 숙여 깊은 절을 하는 거야.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과 12월 25일 주님 성탄 대축일에는 이 ..

전 례 상 식 202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