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8일 부활 제2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9 니코데모가 예수님께 “그런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 하자,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중학생 때, 저는 아주 이기적이었습니다. 제가 제일 중요했고, 다른 사람은 저의 이익을 위해 또 필요로 인해 함께할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군다나 공부에 있어서는 친구들이 모두 경쟁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시험을 보면 늘 등수가 매겨지니, 제가 최고 윗자리에 다른 친구는 모두 제 아랫자리에 있기를 바랐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옆 반 친구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수험 시간에 사용해야 할 참고서를 깜빡 잊고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1시간만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빌려줄 수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다음 시간에는 필요한 참고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도 경쟁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 나도 안 가져왔는데?”라고 말하면서 빌려주지 않았습니다.
다음 시간, 문제가 생겼습니다. 참고서를 가지고 왔지만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참고서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제 말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저의 이기적인 마음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없는 척했습니다.
결국 참고서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선생님께 혼났습니다.
수업에 꼭 필요한 준비물도 챙겨오지 못한 사람은 공부할 자격도 없다면서, 교실 뒤에서 한 시간 동안 서 있으라고 하셨습니다.
가방에 참고서가 있음에도 저는 한 시간 동안 교실 뒤에서 그냥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욕심과 이기심은 결코 자신을 행복하게 하지 못합니다.
자기뿐만 아니라 사랑을 받아야 할 대상에게도 큰 상처를 줍니다.
자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남이 안 되길 바라는 마음처럼 어리석은 모습이 어디에 있을까요?
그런데 생각보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욕심과 이기심을 버리고 주님께서 보여 주신 겸손의 아름다운 옷을 입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고 이 땅에 오셨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가장 커다란 겸손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 일을 말하는 당신의 말을 듣고 믿으라고 하시지요.
이것이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보려면 육에서 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많은 이가 육적인 것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만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들에 집착하면서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을 키우는데 온 힘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위로부터 태어나는 삶, 영적인 것에 중심을 두는 삶은 그런 세상의 것에서 벗어나 주님을 체험하면서 참 기쁨과 행복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부활의 체험 후에 신자 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이 되었음을 증언합니다.
자기 소유를 자기 것이라 하지 않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면서, 주님의 뜻을 따르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 우리의 공동체도 이 모습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하루 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달려있다(랄프 왈도 에머슨).
조명연 마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