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4일 아시시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사진설명 :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57-62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57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예전에는 운전해서 낯선 지방에 갈 일이 있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도를 보고서 경로를 미리 확인해야 했습니다. 만약 조수석에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수시로 지도를 보면서 길을 확인해 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종이 지도를 보지 않습니다. 보험회사에서도 이제 보험 가입할 때 지도를 선물로 주지도 않습니다.
왜냐하면 최적의 정보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 있기 때문이지요.
초창기에는 검색 속도가 느려서 그냥 종이 지도 보는 것이 더 편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당연히 빠르게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이 편합니다.
심지어 대중교통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가장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는 경로를 알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을 보기가 더 어렵습니다. 아마 그만큼 내비게이션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때, 불안해하지도 또 의심하지도 않습니다.
주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를 묵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내비게이션을 신뢰하는 정도는 될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쪽으로 가라고 하는데, 그 길은 아니라며 자기 편해 보이는 반대편으로 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자기 마음 가는 대로만 살겠다면서 주님의 안내를 무시하면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에 제대로 도달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안내를 무시하면 하느님 나라가 아닌 엉뚱한 곳에 가고 말 것입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을 가지고 주님을 따르는 것을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첫 자리에 둘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목적지인 하느님 나라에 가장 정확하게 갈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라라.”면서 함께하도록 부르십니다.
그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해달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달라고 말합니다.
두 경우 모두 충분히 허락할 수 있는 이유처럼 보입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또 작별 인사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걸린다고 이 정도도 허락하시지 않을까요?
세상의 어떤 것도 주님을 따르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일이 혈육의 정을 초월하는 결단을 가져야 할 정도로 중요하고 긴박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합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하고 긴박한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 믿음으로 하느님 나라라는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주여, 이제 나의 회상과 고백을 원하시오니 이 마음을 굽어보소서. 그토록 차지던 죽음의 끈끈이에서 빼 주신 내 영혼, 이제 당신께만 붙게 하소서(성 아우구스티노).
조명연 마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