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주님 따랐던 신앙 모범, 시복시성으로 영적 성장 열매 맺길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
서울대교구 자체적으로 추진
김수환 추기경·방유룡 신부도
올해 내로 본격 착수 전망
그리스도교 덕행 실천했던
영웅적 삶에 대한 공경 의미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욥 주교)는 지난 3월 23일 제11차 시복시성위원회 회의를 열고 조선대목구 초대 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1792~1835), 서울대교구 제11대 교구장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1922~2009),
이 자리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오랜 노력과 시간, 기도가 필요한 여정이지만 한국교회와 신자들,
■ 시복시성, 어떤 의미인가?
시복시성은 가톨릭교회가 성덕이 높은 사람이 죽었을 때, 혹은 순교자에게 공식적으로 복자(福者)나 성인(聖人)의 품위에 올리는 예식을 말한다.
15세기에 시작된 시복 제도는 시성 안건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에 제한적인 공경과 하느님의 종으로서 공경이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였다.
시성은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려고 노력하면서 거룩한 삶을 살았던 이에 대한 교회의 공식 선언이다. 현행법에서 시성은 복자가 된 하느님의 종을 공적인 전례를 통해 성인들 명부에 올리는 교황의 최종적 행위를 말한다.
교황청 시성부에서 발표한 훈령 「성인들의 어머니」(2007)에는 “시복 시성 안건은, 삶과 죽음과 죽음 이후에도 모든 그리스도교 덕행을 영웅적으로 실천해 성덕의 명성을 누리거나 그리스도를 더 가까이 따르고 목숨을 바치는 순교 행위로써 순교의 명성을 누리는 가톨릭 신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복시성에 추천되는 요건은
■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시성 안건 착수, 김수환 추기경·방유룡 신부도 올해 안에 추진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1925년 조선시대 순교자 79위가 시복됐고, 1968년에 24위가 추가돼 103위의 복자가 있었다. 이들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방한한 1984년 서울에서 열린 시성식에서 성인품에 올랐다.
이후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124위를 복자로 선포해 국내에는 103명의 성인과 124명의 복자가 있다. 또한 현재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하느님의 종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 ‘하느님의 종 신상원 보니파시오 사우어 아빠스와 동료 37위’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시복은 ‘기적 심사’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
시복시성은 교구 단계를 거쳐 로마 단계로 이어진다.
교구 단계에서는 후보자에 대한 공식 조사 이후 안건 착수, 안건 예비 심사가 끝나면 모든 자료를 로마의 교황청 시성부로 전달한다.
로마단계에서는 교구에서 수집된 모든 증거를 종합하는 문서, 즉 심문요항(Positio)을 작성하고 안건의 가치에 대해 심사한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부위원장 박선용(요셉) 신부는 “133위 순교성인과 124위 복자, 가경자 최양업 신부,
그리고 홍용호 보르지아 주교와 동료 80위까지 4개 안건이 동시에 진행할 때는 국내에서 10년 로마에서 5년까지 총 15년가량 소요됐지만 이번에는 단일 안건이기 때문에 시간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개포동본당에서 자발적으로 브뤼기에르 주교에 대한 현양운동을 추진하면서 시복시성 여정에 탄력을 받았다.
이어 서울대교구는 지난해 10월 열린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한국 주교단으로부터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을 교구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에 만장일치로 동의를 얻었다.
서울대교구는 브뤼기에르 주교 시복에 대한 안건 착수를 위해 교황청 시성부에 요청서를 보냈고, 시성부는 시복시성 절차를 추진하는데 아무런 ‘장애 없음’(Nihil Obstat)을 교령을 통해 승인했다. 이로써 브뤼기에르 주교는 하느님의 종으로 불리게 됐다.
3월 23일 회의에서 브뤼기에르 주교와 김수환 추기경 시복시성 안건 청원인으로 임명된 박선용 신부는 “브뤼기에르 주교님은 일상을 충실히 살며 맺는 열매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분”이라며 “한국 교회 모든 신자들이 브뤼기에르 주교님의 시복을 위해 기도하고 협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브뤼기에르 주교와 함께 시복시성을 추진키로 결정한 김수환 추기경과 방유룡 신부에 대한 안건은 올해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동의를 얻은 뒤 본격적으로 착수될 전망이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 구요비 주교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영웅적인 덕행과 성덕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신 분들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진 삶을 거룩하고 아름답게 사신 분들도 많이 계실 것”이라며
“이런 분들을 발굴해 신자들의 영적 선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저희 위원회의 역할이며 이번 세 명의 성직자 시복시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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