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서로 돕고 함께하는 학생들… AI 시대 교육역량 갖춰
냉철한 지성과 따뜻한 인성
미래 위한 융합 인재 육성
상대를 제치는 경쟁이 아닌
소외되는 이 없는 환경 추구
대구 월성동에 위치한 대건고등학교 전경.
대건중·고등학교는 대구대교구 학교법인 선목학원(이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소속 학교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주보성인은 성 김대건 신부다.
1946년 설립돼 77년 동안 ‘복음화’와 ‘전인교육’이라는 건학이념에 따라 ‘양심’과 ‘정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대건인(大建人)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건중·고는 따뜻한 인재 양성의 요람이라는 면모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자율성과 다양성에 충실한 교육과정을 펼치면서 지역사회에 물질과 지식 나눔을 실천하는 차세대 지도자를 키워 나가고 있다.
■ 차별화된 역량
대건고등학교(교장 박규장 안드레아)에서 학생과 교사는 서로 동반자 관계다. 학생들은 교사들과 함께 희망하는 진로에 도움이 될 만한 활동을 안내받고, 이수할 과목 등 여러 가지 의견을 주고받는다.
고교 역량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대학 진학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대건고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서울 상위권 대학, 의예과, 카이스트와 포스텍 등 이공계 명문 대학에서 높은 진학률을 나타내왔다. 최근에는 서울대학교 수시 합격자 배출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로 운영돼왔던 대건고는 올해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높은 학부모 비용 부담 등으로 자사고 지속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 박규장 교장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대건고의 차별화된 역량은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교목실장 장경식(요셉) 신부는 일반고 전환이 대건고의 가톨릭학교로서 정체성을 더욱더 선명하게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신부는 “일반고 전환을 준비하면서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가톨릭학교로서 정체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내면화하는 작업을 했다”며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그들 입장에서 좀 더 가까이 바라보고 돌보면서 학생도, 교사도 모두 행복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이자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대건중학교(교장 김애란 데레사) 역시 학생과 교사의 동반자적 관계 안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가도록 돕고 있다.
특히 ‘EIS교육’은 대건중학교만의 교육 브랜드다. EIS는 ‘예절’(Etiquette)과 ‘학습능력향상’(Improvement in learning ability)과 ‘자기실천’(Self-regulation)을 뜻한다.
아울러 대건중은 국제 인증 학교 교육 체계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시민이 되기 위한 학습자 상을 구축하고 있다.
김애란 교장은 “가톨릭학교인 만큼 ‘사랑’을 교육의 중점에 두고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다”며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기본이겠지만,
■ AI 시대 인재 양성
대건중·고의 공통 자랑거리라면 ‘인공지능(AI) 중점 교육과정 운영 학교’이자 ‘메이커(Maker)교육 학교’라는 점이다.
메이커교육은 학생 스스로 생각한 것을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직접 제작하고, 그 과정에서 획득한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도록 이끄는 과정중심의 프로젝트 교육을 말한다.
대건중·고는 AI 교육역량을 갖추고 미래사회 및 기술에 적합한 융합 인재 육성을 하고 있다. 아울러 특색 있는 메이커(Maker)교육과 결과물로 소외계층을 돕는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대건고는 이 같은 활동으로 2015~2018년 4년 연속 교육부 선정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대건중은 지난해 ‘메이커교육 우수학교’로 선정돼 대구시교육감 표창을 받았다.
■ 더불어 함께
대건중·고가 이처럼 학생들을 우수한 역량을 갖춘 인재로 육성할 수 있는 것은 가톨릭적 가치를 내면화하는 교육활동을 지향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건중·고는 학생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디딤돌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실천을 하고 있다.
인성교육을 통해 상대를 밟고 일어서는 경쟁이 아닌, 서로 도우면서 정정당당하고 공정하게 발전을 도모하는 협동정신을 기르고 있다.
대건고 박규장 교장은 “학생들과 ‘우분투’(Ubuntu)라는 구호를 자주 외친다”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반투어인 ‘우분투’는 ‘더불어 함께’라는 뜻이다.
박 교장은 “학생들이 늘 친구와 함께 성장하고, 친구를 통해 내가 배우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분투’ 내면화는 실제로 학생들과의 대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3학년이 되는 대건고 김태한군은 “대건의 장점은 뛰어난 학생들이 많이 모여있다는 것”이라면서, 여기서 말하는 ‘뛰어난 학생’을 “성적을 떠나, 과제 해결을 위해 친구들과 협력해서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도전정신이 뛰어난 친구”라고 설명했다.
역시 3학년이 되는 문준엽군도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친구들이 함께 모여 탐구하거나, 선생님과 함께하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다”는 부분을 대건고의 장점으로 꼽았다.
박 교장은 “대구대교구 장기사목 주제이기도 한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우리 대건 공동체의 궁극적인 교육목표”라며
“좌절했다가도 다시 일어나 배우고, 친구와 함께 서로 돕고 사는 것을 배우고, 학교가 그렇게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는 공동체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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