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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조 주일 특집] 한국카리타스, 어떤 활동 펼치나

dariaofs 2023. 1. 28. 00:16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나누면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 공식 해외 원조 기구
작년 한 해 45억여 원 지원
우크라이나 긴급구호에 동참
팔레스타인 지원사업 17년째

 

지난해 2월 5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 에티오피아 주민들에게 코로나19 긴급식량을 제공하고 있다.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제공


전쟁과 역사·지리적 환경 등으로 혼자 힘으로는 일어설 수 없는 이들을 돕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중요한 사명이다.


한국교회도 1980년대 중반까지 외국 교회의 원조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주교회의 1992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해외의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나눔을 실천하도록 매년 1월 마지막 주일 2차 헌금을 해외 원조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결정한 이래 한국교회는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변모했다.

한국교회 공식 해외 원조 기구인 재단법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정신철 요한 세례자 주교, 이하 한국카리타스)은 2022년 한 해 동안 총 62개 해외 원조사업에 45억7972원7399원을 지원했다.


2022년 한국카리타스 역점사업인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 긴급구호와 팔레스타인 지역 개발협력을 중심으로 ‘나누는 교회’로 자리 잡은 한국교회 모습을 살펴본다.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 긴급구호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고 국내에도 전쟁 발발 소식이 긴급뉴스로 전해지자 많은 신자들과 후원자들로부터 우크라이나 긴급구호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한국카리타스에 빗발쳤다.

 

한국카리타스가 해외 긴급구호 사업에서 쌓아 온 오랜 경륜과 역량이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끈 것이었다.

당시 국제 카리타스와 우크라이나 현지 카리타스는 전쟁 발발 전부터 미리 긴급구호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기에 전쟁이 시작된 바로 다음 날인 2월 25일 긴급구호 공식 요청서를 회원 기구들에게 보낼 수 있었다.

 

한국카리타스는 전쟁 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면서 지난해 3월 1일부터 우크라이나 특별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한국카리타스는 3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한 우크라이나 특별 모금캠페인을 통해 총 7억1129만5864원을 모금했다.

 

지속적으로 전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 피난민들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보고 많은 개인 후원자들이 모금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또한 재단법인 바보의나눔(1억 원), cpbc가톨릭평화방송(미화 10만 달러), 대구대교구(1억 원), 춘천교구(3000만 원),

 

주교회의(3000만 원),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1500만 원)를 비롯한 다양한 한국교회 단체에서도 후원에 동참했다.

한국카리타스는 특별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과 동시에 우크라이나 현지 카리타스와 협력해 가장 시급하게 지원이 필요한 2개 긴급구호 사업에 4억9523만338원(미화 40만 달러)을 우선 지원했다.

 

지난 1년간 모두 7개의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사업에 지원한 액수는 8억8977만 원에 달한다.


한국카리타스 사무국장 추성훈(바오로) 신부는 지난해 6월 13~15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긴급구호를 논의하기 위해 국제 카리타스 주최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파트너 회의에 참석했다.

국제 카리타스를 비롯해 총 17개 회원기구가 한자리에 모인 파트너 회의에 추성훈 신부가 등장하자 다른 나라 참석자들은 “과거에 도움을 받던 동양 국가가 이제는 도움을 주고 있다”고 놀라워하며 환대했다.

 

한국카리타스는 국제 카리타스 회원기구 가운데 파트너 회의에 참석한 아시아 지역 유일한 기구였던 만큼 나누는 교회로서의 한국교회 위상을 새롭게 환기시켰다.

이 회의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3달간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긴급구호 사업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고, 추후 진행되는 긴급구호 사업 계획이 공유되면서 한국카리타스의 우크라이나 지원 방향을 분명히 잡을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한국카리타스는 우크라이나 현지 카리타스를 직접 만나 향후 지원 계획에 대해 논의했고, 우크라이나 카리타스와 단독으로 4개의 긴급구호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한국카리타스는 우크라이나 피난민 긴급구호를 위해 가장 지원이 시급하지만 다른 단체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청소년 교육 ▲주거 수리 ▲의약품 ▲생활용품 지원사업에 3억2271만8224원(미화 24만 달러)을 지원했다.

파트너 회의 참석에 이어 우크라이나 피난민들을 다각도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6월 17일 폴란드 루블린대교구 카리타스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난민 긴급구호 사업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지원 계획을 함께 논의한 것도 큰 성과였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가장 많이 수용한 국가다.

정신철 주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고통을 분담하는 사업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해외 원조 주일을 지내면서 마음이 가난한 이들이 행복하다는 주님의 말씀처럼 나의 것을 나눔으로 진정한 행복과 세상에 작은 기적들을 만드는 우리가 되자”고 당부했다.


지난해 11월 22일 우크라이나 피난민 센터에서 물품 배부 준비를 하는 봉사자들 모습.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제공


팔레스타인 지역 개발협력 사업

한국카리타스는 지난 1년 동안, 자체적으로 해외를 방문해 도움이 필요한 곳을 직접 지원하는 개발협력에도 변함없이 노력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팔레스타인 지역 개발협력이다.


한국카리타스는 예루살렘 카리타스와 협력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긴급구호 사업을 통해 식량, 식수, 의료 지원을 제공했고, 평상시에는 아동,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보건의료 사업을 지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추성훈 신부는 팔레스타인 지역을 방문해 가자지구 및 서안지구에서 지난 17년간 한국카리타스가 예루살렘 카리타스와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의 성과를 직접 확인했고, 시급하게 지원이 필요한 사업 분야를 검토하고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서안지구 내 유일한 그리스도인 공동체인 타이베 마을에서 한국카리타스는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추 신부는 이번 현장방문에서 가자지구의 심각한 인도적 위기 상황을 생생하게 확인했고, 예루살렘 카리타스와 협업해 취약계층 모자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신규 사업 계획도 마련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높은 인구밀도로 악명 높은 가자지구는 길이 45㎞, 폭 12㎞밖에 되지 않는 좁은 지역에 20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가자지구는 외부와 철저히 고립돼 있으며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만 한다.

 

이뿐 아니라 가자지구 아동들은 무력분쟁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고, 고립된 생활환경으로 인해 대다수 아동들이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곳 가자지구에서 아동 심리 치료센터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카리타스는 이번 방문에서 만난 많은 아이들이 심리 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불안을 떨치고 웃음을 되찾아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국카리타스는 가자지구 내에서 병원이 없어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외각 지역의 빈민들을 위해 이동 진료소 사업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추 신부는 “현장 방문을 통해 예루살렘에서 지금도 도움을 기다리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며 “그분들에게 한국교회의 사랑과 정성이 더 많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한국카리타스는 예루살렘 카리타스와 협력해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후원: 우리은행 064-182742-01-101 (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문의: 02-2279-9204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사무국장 추성훈 신부(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지난해 10월 27일 예루살렘 카리타스를 방문해 의료센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제공
 

박지순 기자(가톨릭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