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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미얀마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한국교회 활동상

dariaofs 2023. 2. 14. 00:38

삶을 위협받는 이들을 위한 연대, 국경 넘은 사랑 더욱 뜨겁게

군부 쿠데타와 전쟁으로 고통
양국 위한 한국교회 노력 지속
난민 지원과 재건·복구 사업
기도와 현지 긴급구호 등
형제애 실천에 꾸준히 나서

 

‘미얀마 8888 공동행동’ 인천지역연대가 지난해 8월 8일 인천 송도 포스코 인터내셔널 앞에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있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 유경촌 주교가 지난해 8월 15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2021년 2월 1일 미얀마에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났고,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이제 곧 1년이 된다.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교회는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하루 빨리 찾아오기를 기원하며 기도와 물질적 후원으로 도와 왔다.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을 알아보고, 앞으로도 이어질 두 나라를 위한 한국교회 활동을 살펴본다.

■ 지금 미얀마와 우크라이나는
「간추린 사회교리」 505항은 “모든 사람과 민족의 양심에 새겨진 박애의 원칙에는 민간인을 전쟁의 영향에서 보호할 의무가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교회는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에서 고통을 겪는 이들이 인간 존엄을 회복하기를 바라며 박애의 원칙으로 연대를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지만, 교회만은 연대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가톨릭 사회교리에서 발견할 수 있다.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의 현재 상황은 사태 발생 초기와 비교해 전혀 나아진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꼭 2년이 된 지난 1일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인 양곤 시가지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미얀마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저항의 표시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거리에 나가지 않는 방식으로 침묵시위를 펼쳤다.

겉으로 보이는 미얀마의 텅 빈 거리와 시민들의 침묵이 오히려 미얀마가 계속 감내해야 하는 어두움의 시간을 대변하는 모습이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는 미얀마 쿠데타 발발 이후 2월 2일까지 1만7604명이 체포, 구금됐고 사망자는 2948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미얀마에서 교육사업을 진행해 왔던 예수회센터장 이근상(시몬) 신부는 “미얀마는 본래 자급자족이 가능한 국가였지만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시장 기능과 유통이 정지되고 국경도 닫혀 국민들이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도 정상적으로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쟁 발발 1년을 앞둔 우크라이나에는 지금도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상은 전 국토와 전 국민에게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처참하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2022년 12월 마지막 주 현재 파악한 통계로는 전체 인구 4350만 명 가운데 폴란드를 비롯한 인접 국가의 국경을 넘어 피난한 난민은 155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민 3명 중 1명이 난민인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은 사상 최악의 난민 사태로 일컬어지던 시리아 내전 10년 동안 발생한 난민 550만 명보다 무려 3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국경을 넘지 않았을 뿐 우크라이나 안에서 고향을 떠난 실향민도 650만 명이나 된다.

 

러시아가 군사시설은 물론이고 상하수도, 주택, 병원, 학교 등 민간시설에까지 무차별 폭격을 가하면서 우크라이나 전 국민의 절반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규모는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1월 17일 기준으로 어린이 사망자 431명을 포함해 민간인 사망자는 6952명, 부상자는 1만1144명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군 사망자는 1만5000명 안팎이라거나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해 10만 명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는 1월 29일 해외 원조 주일 담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겪습니다’(1코린 12,26)라는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세상이 직면한 심각한 도전들을 함께 겪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열린 형제애는 물리적 근접성을 뛰어넘어 출생지나 거주지의 구애 없이 모든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사랑하는 것”(「모든 형제들」 1항)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말씀처럼 우크라이나를 향한 형제애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 미얀마와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는 계속된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초기에 비해 줄어든 듯하지만, 한국교회는 두 나라를 위해 기도와 물질적 연대를 2023년에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교회 공식 해외 원조 기구인 한국카리타스는 올해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사업으로 전쟁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학생 및 교사 교육개발 사업과 우크라이나 피난민 의약품 및 생활용품 지원사업을 펼친다.

 

한국카리타스는 미화 5만5000달러(한화 7395만7000여 원)를 지원해 피난민 중 만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하고 기초적인 생활용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개발협력 사업으로는 취약계층 아동 보호사업과 인신매매 방지사업에 각각 미화 14만900달러(한화 1억9144만7000여 원)과 14만 달러(한화 1억8299만여 원)를 지원하고 있다.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CN) 한국지부(이사장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 역시 ACN 후원자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본당, 신학교, 사목센터, 어르신 요양시설 등 교회기관에서 실향민들을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ACN은 전쟁으로 인해 치솟는 물가로 생계 유지가 어렵고 병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원로 성직자와 수도자들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 외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에 도착한 난민들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그들을 지원한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사장 유경촌 주교)는 지난해 1차와 2차 모금캠페인을 통해 총 8억9000여만 원을 모금해 우선적 지원이 필요한 긴급구호에 사용했고 잔여 액수를 올해에도 우크라이나에 지원 중에 있다.

미얀마에 대한 도움의 손길도 다각도로 펼쳐진다. (사)한국희망재단(이사장 최기식 베네딕토 신부)은 쿠데타 발생 직후부터

 

총 10차에 걸쳐 약 3억 원을 미얀마에 지원한 것에 이어 올해에는 의료인력 양성, 생계를 위한 기술훈련 실시, 농업 및 가축 사육 훈련 등 재건 및 복구사업을 중점적으로 준비 중에 있다.

(재)바보의나눔(이사장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은 (사)아시아여성네트워크가 진행하는 미얀마 바모 소재 난민캠프 내 국내실향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 및 취약계층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 프로젝트를 2021년부터 3년간 계속 지원한다.

 

태국 NGO인 (사)수와니밋재단에서 진행하는 메솟 지역(태국-미얀마 국경지역) 난민 아동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대체 교육과 아동 보호 서비스 사업도 2021년부터 3년째 지원하고 있다.

예수회센터는 미얀마에 학교를 짓기 위해 모아둔 자금을 미얀마 쿠데타 피해자들을 위한 긴급구호에 우선 지원한 뒤 다시 현지 교육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수회센터장 이근상 신부는 이와 관련 “미얀마 내 소수 가톨릭 신자들은 군부의 탄압 대상이지만 신앙적 정체성이 강하다”며 “미얀마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으로 가톨릭 신자 어린이들을 모아 교육시킬 수 있는 시설과 교사 양성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가톨릭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