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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학교를 찾아서] (12)순심여자중·고등학교

dariaofs 2023. 4. 3. 00:15

언제나 복음 정신 되새기며 학생 하나하나 세심하게 돌보는 학교

친구와 함께 발전하는 교육
입시에도 긍정적으로 연결
학업에 지친 학생들 다독이고
미사와 상담 등으로 마음 살펴

 

지난해 5월 25일 순심여자중·고등학교 교내 세인트메리가든에서 열린 ‘음악으로 마음을 잇다’ 작은 음악회.순심교육재단 제공


경북 칠곡군 왜관읍 순심여자고등학교와 순심여자중학교(교장 송미혜 베아트리체)는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이 운영하는 학교법인 순심교육재단(이사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에 속해 있다.

 

재단의 학교들은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진리를 탐구하며 심신과 기능을 연마하여 지, 덕, 체를 겸비한 미래 지향적인 봉사하는 민주 시민을 육성 배양한다’는 건학이념에 따라 운영된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순심여자고등학교 건물 전경.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위치한 순심여자중학교 건물 전경.


■ 가톨릭 교육 철학 실현

순심교육재단은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지난 2월 6일 순심여고 강당에서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과 종교 교육학자 토마스 그룸이 쓴 「생명을 위한 교육」을 주제로 재단 내 모든 교육자들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코로나로 멈추었던 순심교육재단 신임교사연수 또한 2월 23~25일 같은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워크숍을 준비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재단 관리자 운영 회의에서는 일 년 동안 「생명을 위한 교육」을 공부했다.

순심교육재단 관계자들이 이를 공부한 이유는 재단 건학이념과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에 나타난 정신을 교육 현장에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가톨릭학교는 경쟁 위주의 입시구조와 급변하는 사회의 다양한 요구라는 새로운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번 워크숍과 연수는 새로운 교육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을 토대로 정체성을 확고히 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순심교육재단의 모습을 반영한다.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가톨릭학교 교육의 정체성과 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주요 원칙이 담겨 있다. 「생명을 위한 교육」을 교육 책자로 정한 것 역시 이 책의 내용이 가톨릭교회 공동체에 의해 수행되고 있는 모든 교육 활동들과 관련되는 가톨릭 교육 철학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6일 순심교육재단이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마련한 워크숍에서 참가 교직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순심교육재단 제공



‘말씀과 함께 살아가는 해’라는 교목 지침에 따라 성경 읽기반에 참여하고 있는 순심여중 학생들.순심교육재단 제공
 
 
■ 교목 지침

순심여중·고 교목 최정규 신부(요엘·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는 학교 현장에서 대구대교구 사목 지침을 바탕으로 매년 교목 지침을 세워 살아가면서 건학이념과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에 나타난 정신을 교육현장에 반영하기 위한 순심교육재단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2022년은 ‘말씀과 함께 살아가는 해’로 보내면서 교직원 미사에서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에 대해 강론했다. 신자 교사들과 순심여중·고 학생들은 ‘성경 읽기반’에 참여했다.
 
올해는 새학년 봉헌미사에서 ‘말씀과 친교로 하나 되는 해’라는 교목 지침을 발표하면서 교사들과 학생들을 가톨릭 정신으로 초대했다.

최 신부는 “한국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과 성경 읽기 활동을 통해 선생님들과 학생들 사이에 가톨릭 정신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순심여중 전문상담교사 안재순 수녀(아녜스·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또한 “교사들과 학생들과 함께 읽는 성경 읽기를 통해 우리 학교 안에 좋은 영적 기운이 퍼져 나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순심여고 이광 교감은 ‘스며든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면서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인성·종교 활동을 통해 가톨릭학교 교육 헌장의 정신이 학교 안에 서서히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순심여중 김경민(마태오) 교감도 “오늘날 학교 모습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라며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이 가톨릭 정신에 부합되도록 형성된 모습을 보며 ‘참 조화롭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순심여자중·고등학교 ‘세인트메리가든’에 세워진 치유의 성모상.
 
 
■ 인성과 학력의 조화

‘인성과 학력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를 지향하는 순심여중·고는 현행 입시제도에도 강점을 나타낸다.

현 대학 입시제도에는 학생부 종합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순심여중·고 교사들은 학생부 종합전형이야말로 가톨릭학교에 유리한 전형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령, 학생들이 평가를 위한 활동의 모둠을 정할 때도 이기적인 선택보다는 친구들끼리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 훨씬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친구들과 함께 발전하는 학생’들에 주목하며, 이는 성적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인성과 더불어 학생들을 교육하는 가톨릭학교 학생들에게 훨씬 잘 맞는 제도라는 것이다.
 
순심여중·고 교사들의 주장은 명문대와 의예과 진학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는 순심여고의 입시 결과로 힘이 실린다.

좋은 입시 성과는 한편으로는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얼마나 잘 극복했는지도 설명해준다. 순심여중·고 최 신부와 안 수녀는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심적 변화를 자주 겪는 청소년기 학생들의 마음을 살피고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7교시마다 봉헌되는 학생 미사도 학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미사에 참례한 후 행복해하는 친구들을 보며 세례를 받겠다고 신부나 수녀를 찾아오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순심여중 학생회장인 3학년 최효영(율리아)양은 “올해 3년째 성경 읽기반을 하고 있는데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성경을 읽는다는 것이 뿌듯하고, 친구들과 하느님을 만나러 매주 학교 성당을 찾아가는 시간들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고 말했다.

순심여중·고 송미혜(베아트리체) 교장은 “우리 학교의 정신과 그에 따른 좋은 결실은 신부님, 수녀님, 교감선생님들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이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노력의 결과”라고 소개하면서 “늘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가톨릭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