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성직중심주의 벗어나 평신도 협력 강화해야
오늘날 가톨릭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을 올바로 수용하고 열매 맺고 있을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권고 「복음의 기쁨」을 통해 전한 그리스도인 의무는 무엇일까.
서강대 신학연구소(소장 이규성 신부)가 18~19일 서울 서강대학교에서 개최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 기억과 희망’에서 세계 신학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회의 과거와 오늘, 미래를 돌아봤다.
클라우스 샤츠(독일 상트 게오르겐 신학대 교수, 예수회) 신부는 18일 1부 ‘기억’ 세션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역사적 의미를 전한 발제를 통해 “‘교회의 현대화’로 쇄신을 불러일으킨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보수적이고,
정적인 쇄신을 다룬 이전 공의회들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을 지녔고, 시대의 소명에 대해 하느님 말씀으로부터 신학적이고 영성적인 응답을 해낸 작업이었다”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그보다 반 세기가량 미리 시작된 성서운동, 전례운동 등 장기적인 교회론적 발전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전통과 단절’이 결코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 전통은 정적이거나 항상 균일한 실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동적인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공의회의 쇄신 정신 받아들이기
2부 ‘기억의 현존’ 세션에서는 오늘날 교회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 쇄신 정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한민택(수원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오늘날 한국 교회는 대대적인 쇄신 없이는 신자들의 이탈과 신앙 정체 현상이 심화하고, 장기화할 것”이라며 “모든 구조, 운영 방식,
복음 선포 과정에서 기존 권위주의적 방식을 제거하고, 진정한 권위인 하느님을 찾고 사랑을 실천하도록 교회가 쇄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정헌(부산교구 엄궁본당 주임) 신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의 경험하지 못한 한국 교회가 오늘날 공의회 이론을 ‘수용’하는 과정에는 여러 문제점이 따른다”며
“외국 신학자들의 해석 자료 등 많은 2차 자료들은 공의회 의미와 교회론을 이해하는 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성직중심주의의 한국 교회에 ‘우리가 교회’라는 평등성을 일깨우고 평신도의 사목 협력 강화 등으로 신자들이 하느님 백성으로서 모습을 드러내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둘째 날 19일 열린 ‘희망’ 세션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쇄신 작업을 연결 지어 바라보는 발제가 이어졌다.
도미니크 베믈(프랑스 파리 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수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시대 징표를 식별한 교부들이 선교사로서 쇄신을 향한 희망을 전한 작업이었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가톨릭 교회가 직면하는 도전에 응답하기 위해 ‘역동성’을 택했다”며 “교황이 강조한 ‘보기, 판단하기, 행동하기’는 모든 지역 교회에 영감을 줘야 할 방식”이라고 말했다.
연대와 성령을 통하여
최현순(데레사, 서강대 신학연구소 연구원) 박사는 ‘연대’의 개념에 착안해 한국 교회 미래를 진단했다.
최 박사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헌장 9항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발표한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드러나는 ‘연대’는 이데올로기적 단어가 아니라
가장 그리스도교적인 단어”라며 “‘함께 있음’, ‘함께 느낌’, ‘함께 투신함’, ‘자유 보호’라는 예수 그리스도가 보여준 연대가 이뤄질 때 인간 공동체에 희망이 드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양(가톨릭대 신학대 교수) 신부는 “교회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은 바로 성령의 작용, 즉 ‘교회의 영혼’”이라며 “‘안을 향한 교회’뿐 아니라 ‘밖을 향한 교회’ 움직임 역시 성령을 통해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신부는 “세상에 뿌려진 ‘말씀의 씨앗’을 발견해 성취와 완성을 이루도록 ‘증언’을 통한 선교로 이어져야 한다”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드러난 성령론적 전망을 계승, 발전해 오늘날 아시아의 새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영적 탐구와 성찰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학술대회에서는 미츠노부 이치로(일본 상지대 교수, 예수회) 신부, 놀란 줄리아(필리핀 성 요한 비안네 신학대 교수, 예수회) 신부, 판디카투 쿠루빌라(인도 퓨네대학 교수, 예수회) 신부 등 각국 신학자들의 다양한 발제도 이어졌다.
이정훈 기자 (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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