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톨 릭 상 식 1083

[교회 상식 팩트 체크] (4) 3년 동안 매일 미사를 드리면 성경 대부분을 읽을 수 있을까?

‘대부분’은 아니지만 중요 내용 다 읽는 셈 주일·축일 ‘가·나·다’해 3년 주기 연중 평일 ‘짝수·홀수’해 2년 주기 다른 평일엔 매년 같은 독서 배정 ‘주제의 조화’ ‘준연속 독서’가 원칙 「미사 전례 독서와 묵상」 총 다섯 권. 미사 독서는 ‘주제의 조화’와 ‘준연속 독서’라는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신·구약 성경의 중요한 부분들을 배정한다.주교회의 미디어부 제공 ‘어? 어제 읽었던 부분 다음 내용이네?’ 며칠간 연달아 미사에 참례해 보셨다면 이런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독서가 매일 이렇게 이어진다면 매일 미사를 드리면 성경을 거의 다 읽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조금 더 예리한 관찰력이 있으신 분이라면 「매일미사」나 교회 달력이 가·나·다해로 반복된다는 것을 발견하..

가 톨 릭 상 식 2024.01.26

[교회 상식 팩트 체크] (3)성공회나 정교회에서 성체를 모셔도 될까?

공식적인 성사 교류는 허용되지 않아 가톨릭신자는 가톨릭 성직자에게서만 적법하게 성사를 받을 수 있기에, 성공회와 정교회에서 성체를 모실 수는 없다. 사진은 대한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 내부.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성공회와 정교회는 우리 미사처럼, 예배 때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모시는 성체성사를 집전합니다. 그렇다면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들이 성공회나 정교회에서도 성체를 모실 수 있을까요? 이를테면 성공회 같은 경우에는 어쩐지 성체를 모셔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배도 미사와 비슷하고 제병도 가톨릭교회처럼 누룩 없는 면병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리적으로 볼 때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빵과 포도주의 축성으로 빵의 온 실체가 그리스도의 몸의 실체로, 포도주의 온 실체가 그분의 피..

가 톨 릭 상 식 2024.01.19

[교회 상식 팩트 체크] (2) 세례 때 사용하는 물은 성수가 아니다?

세례수와 성수, 각각의 쓰임새 달라 세례성사 때 사용하는 물은 ‘성수’가 아닌 ‘세례수’로, 전례서의 규정에 따라 ‘성령 청원 기도’로 축복한다. 사진은 2023년 1월 8일 주님 세례 축일을 맞아 로마 시스티나 경당에서 한 아기에게 세례를 주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CNS 자료사진 교회 안에서는 물이 참 많이 쓰입니다. 일단 성당에 들어갈 때 물을 손에 찍어 성호를 긋고, 건물을 비롯해 여러 가지 축복할 때도 물을 뿌리곤 합니다. 무엇보다 신자가 되는 세례성사 때 물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렇듯 교회 안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우리가 세례성사를 통해 물로 죄를 씻고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새로 태어납니다. 그리고 또 우리..

가 톨 릭 상 식 2024.01.13

[교회 상식 팩트 체크] (1) 성직자의 복장 ‘수단’ 단추는 모두 몇 개일까?

수단 단추 개수, ‘이것’ 따라 다르답니다 수단의 단추가 예수님의 생애를 상징하는 33개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 수단의 단추는 입는 사람의 키에 따라 개수가 다르다. 해마다 새해가 밝으면 많은 분들이 새로운 일을 다짐합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역시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겠죠? 모든 일의 시작도 그렇지만, 우리는 실제로도 종종 첫 단추를 잘못 끼워서 처음부터 다시 단추를 끼우는 곤란한 경우를 겪곤 합니다. 모든 옷이 그렇겠지만, 특별히 더 곤란한 옷이 있습니다. 바로 수단입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옷자락이 특징인 수단은 목에서부터 발목에 이르기까지 단추로 연결돼있습니다. 수단에 있는 이 수많은 단추를 보면 몇 개나 되는지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수단은 ‘신부님’하면 가장 먼저 떠..

가 톨 릭 상 식 2024.01.04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247(끝). 주님의 기도⑧(「가톨릭교회 교리서」 2846~2865항)

성령 따르는 기도로 악의 유혹 벗어나야 제임스 티소 ‘주님의 기도’. 기도를 통해 오시는 성령께서는 우리를 악의 유혹으로부터 구하신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 안에 악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모든 인간은 좋은 것을 하기를 바라지만, 자신 안에 있는 “죄의 법”(로마 7,23)에 사로잡혀 결국엔 선한 일, 곧 이웃을 사랑하는 일을 하지 못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부르짖습니다.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로마 7,24) 교회는 자신 안에 있는 죄의 법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기도뿐이라고 가르칩니다.(2849 참조) 예수님께서도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마르 14,38)하고 이르십니다. 오직 기도로만 유혹에 빠지지 않게 깨..

가 톨 릭 상 식 2024.01.02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46. 주님의 기도⑦(「가톨릭교회 교리서」 2838~2845항)

용서는 하느님 자녀 되기 위한 기본 자격 얀 반 헤메센 ‘매정한 종의 비유’. 용서하지 않으면 하느님 선물, 곧 성령이신 하느님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일이 된다. 중국 쓰촨성의 한룽그룹 류한 회장은 재산 7조 원으로 전 세계 부자 순위 148위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2014년 경쟁자 여덟 명을 살해하는 등 열한 개의 죄목으로 조직원 네 명과 함께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그는 사형을 기다리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다시 한번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노점이나 작은 가게를 차리고 가족을 돌보면서 살고 싶다. … 말 한마디 참고 물 한 모금 먼저 건네주며 잘난 것만 재지 말고 못난 것도 보듬으면서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듯이 서로 불쌍히 여기며 원망하고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며 살 걸 그랬어. 세월의 ..

가 톨 릭 상 식 2023.12.23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45. 주님의 기도⑥(「가톨릭교회 교리서」 2828~2837항)

하느님 자녀라면 매일 말씀과 성체 영해야 휘베르트 & 얀 반에이크 형제 ‘어린 양에 대한 경배’ 중 일부. 매일 말씀과 성체를 먹으려는 노력이 없다면 하느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없다. 이런 그림이 있습니다. 아기 돼지와 엄마 돼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엄마 돼지의 코가 이상합니다. 알고 보니 코끼리가 아기 돼지의 엄마가 되기 위해 자기 코를 자른 것입니다. 아기 돼지는 비록 피가 뚝뚝 떨어지기는 하지만, 자기처럼 짧은 코를 가진 코끼리를 자기 엄마라 믿을 수 있습니다. 엄마 코끼리는 아기 돼지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이렇게 알려줍니다. 어느 공동체에 속하려면 그 공동체에서 요구하는 사랑의 수준에 도달해야 합니다. 사회에서 살려면 타인을 폭행해서는 안 되고, 한 가정의 일원으로 남으려면 폭언도 안 됩..

가 톨 릭 상 식 2023.12.17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44. 주님의 기도⑤(「가톨릭교회 교리서」 2822~2827항)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 지킬 때 하느님을 만난다 페르디난트 호들러 ‘착한 사마리아 사람’.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따르면서 하느님의 심장을 품고 살아간다면 그분의 빛 속에서 살게 된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한국에 선교하러 와서 귀화한 ‘안나의 집’ 김하종 신부가 「사랑이 밥 먹여 준다」라는 책을 썼습니다. 여기에 그분이 어떻게 예수님을 만났는지 사연이 나옵니다. 1992년 맑고 화창한 계절의 어느 날, 생활이 어려운 장애인 한 분이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종이에 적힌 주소로 찾아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너무 어둡고 덥고 냄새가 나서 몇 초 동안 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바라보니 방바닥에 누워있는 50대 아저씨가 보였습니다. 아저씨는 20대 시절에 사고로 크게 다쳐 하반..

가 톨 릭 상 식 2023.12.1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43. 주님의 기도④(「가톨릭교회 교리서」 2816~2821항)

하느님 사랑 깨달으면 하늘나라를 살게 된다 페데리코 데 마드라소 이 쿤츠 ‘빈 무덤 앞의 거룩한 여인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자기 욕망을 버리고 하늘나라의 새 빛을 볼 수 있기를 청해야 한다. 류시화 작가의 ‘어두울 때 비로소 눈은 보기 시작한다’라는 글에 코기족 원주민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메리카 코기족 인디오들은 안데스산맥 북쪽 끝 해발 5900m의 높은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코기족 원시종교의 사제 ‘마마’는 신점을 쳐서 장차 사제가 될 운명을 지닌 아이를 선택합니다. 선택된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산 위쪽의 동굴로 옮겨집니다. 아이는 일절 동굴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해와 달조차 볼 수 없습니다. 사제들은 세상을 창조한 위대한 어머니인 알루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신화와 종교의식을 ..

가 톨 릭 상 식 2023.12.02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42. 주님의 기도③(「가톨릭교회 교리서」 2803~2815항)

내가 거룩해질 때 아버지 이름도 빛난다 칼 하인리히 블로흐 ‘거룩한 변모’. 예수님은 우리 또한 진리로 거룩하게 되기를 원하시며, 내가 거룩해짐으로써 아버지의 이름도 거룩히 빛나게 된다. 하느님의 이름은 그 자체로 이미 거룩히 빛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스스로 거룩하신데, 누가 그분을 거룩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2813) 천사들이 아무리 밤낮없이 주님께 “거룩하시다”(이사 6,3; 묵시 4,8)를 외쳐도 그분의 거룩하심에는 더하거나 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자녀들은 그분의 ‘이름’을 이 세상에 거룩히 빛나게 해 드릴 수 있습니다. 실화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에서 좀도둑 제리는 런던 폭탄 테러에 휘말리게 됩니다. 결국 자신 때문에 아버지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힙니..

가 톨 릭 상 식 2023.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