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톨 릭 상 식 1083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32. 기도의 길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663~2672항)

예수님 ‘이름으로’ 아버지께 바치는 기도 엘 그레코 ‘기도하는 성 도미니코’. 우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기도한다면 그분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며 아버지를 만나야 한다. 성부, 성자, 성령 세 분은 한 하느님이시지만, 구별되는 각기 다른 분들이십니다. 그래서 어떤 분에게 기도하는지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전통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는 기도가 되어야만, 성부께 다다르게 된다”(2664)라는 순서를 가르칩니다. 파견된 자를 거치지 않고 파견한 자에게 가면 파견된 자를 무시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교회를 파견하시며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마태 10,40)라고 하십니다. 교회의 기..

가 톨 릭 상 식 2023.09.10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31. 기도의 원천(「가톨릭교회 교리서」 2650~2662항)

하느님 자녀 되려는 노력이 기도의 원천 니콜라스 마스 ‘기도하는 노파’. 모든 정성을 다해 깊은 감사의 마음으로 기도드리는 노파처럼, 희망과 믿음을 통해 완전한 사랑으로 간절히 기도하는 이는 하느님 자녀가 될 수 있다. 하느님 자녀로 새로 태어나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기도의 원천’입니다. 신앙의 목적은 “물과 성령으로 다시 태어나, 성자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하는 자녀가 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로마 6,4)”(537)입니다. 그러니까 기도는 그리스도라는 샘에서 흘러내리는 성령의 물을 마시는 시간입니다. 그리스도는 포도나무의 가지처럼 당신께 붙어 있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통하여 당신 ‘진리와 은총’을 베풀어주십니다.(771 참조) 기도하는 이는 이 진리와 은총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가 톨 릭 상 식 2023.09.02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30. 교회 시대의 기도②(「가톨릭교회 교리서」 2626~2649항)

제대로 기도하려면 하느님을 진정 아버지로 여겨야 고트리히프 벨테 ‘다윗 왕’. 찬양은 내가 기도하는 분께 대한 감사가 깊어지면 드리는 것으로, 하느님께서 진정 하느님이심을 한결 더 직접적으로 인정하는 기도의 형태다. 교회는 기도의 형태로 찬미와 흠숭, 청원, 전구, 감사, 찬양 기도를 제시합니다. 대화에도 다양한 내용이 있듯이 기도에도 다양한 내용이 존재합니다. 기도할 때 이러한 기도의 형태들을 우리가 미리 정하고 한다기보다는 기도를 하다 보면 그러한 내용들이 나온다고 여겨야 합니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체성이 더 중요합니다. 내가 누구이고 상대가 누구인지 명확히 인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주어도 버릇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대화의 내용은 잘 정립된 관계..

가 톨 릭 상 식 2023.08.23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9. 교회 시대의 기도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623~2625항)

기도를 통해 얻게 되는 천상 은총과 진리 장 마리 멜키오르 도즈 ‘나병 환자를 고치시는 예수님’. 기도하는 이는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천상 지혜와 힘을 받아 십자가와 부활의 삶을 살게 된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고향 나자렛에 가셔서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보아온 예수가 그렇게 변할 수 있음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예수님께서 표징을 보이지 않으신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마태 13,54)라고 말합니다. 사람이 확 바뀔 수 있음을 믿지 못하는 그들에게 예수님은 “예언자는 어디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태 13,57)라며 한탄하십니다. 사실 그들이 지혜와 ..

가 톨 릭 상 식 2023.08.12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8. 때가 찼을 때의 기도③(「가톨릭교회 교리서」 2617~2622항)

‘순종의 기도’로 전적인 응답 보여주신 성모님 프라 필리포 리피 ‘성모자와 두 천사’. 그리스도의 뜻에 한없이 응답하고 순종하는 길만이 영원한 생명에 동참하는 길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의 줄거리입니다. 어느 늦가을 날,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던 제비가 잠깐 쉬기 위해 행복한 왕자라 불리는 동상 발등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놀란 제비가 하늘을 쳐다보니 그것은 비가 아니라 왕자의 눈물이었습니다. 왕자는 세상의 고통받는 백성들을 보며 슬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왕자는 제비에게 “미안하지만, 칼자루에 박혀 있는 루비를 뽑아다가 병든 아이를 간호하는 엄마에게 갖다줄 수 있겠니?”라고 부탁합니다. 제비는 더 추워지기 전에 떠나야 했지만, 울고 있는 왕자의 모습..

가 톨 릭 상 식 2023.08.04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7. 때가 찼을 때의 기도②(「가톨릭교회 교리서」 2607~2616항)

믿음 안에서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신 예수님 사카리아스 곤살레스 벨라스케스 ‘산다미아노 성당 십자가 앞에서 기도하는 성 프란치스코’. 하느님 자녀로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실 것을 믿으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옛날에 한 수사가 올리브기름이 필요하여 올리브 묘목을 심었습니다. 그리고 “주여, 이 연약한 뿌리가 자랄 수 있는 비가 필요하니, 단비를 내려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주께서는 단비를 내려주셨습니다. 그 수도자는 이어서 “주여, 이제 태양이 필요합니다. 주께 기도드리오니 해를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검은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오! 주님, 이 나무를 단단히 하기 위해서는 서리가 필요하겠습니다”라고 외쳤습니다. 그랬더니 그 작은 나무에는 서리가 앉아..

가 톨 릭 상 식 2023.07.31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6. 때가 찼을 때의 기도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598~2606항)

내 뜻을 품고 주님 뜻 안으로 뛰어드는 것이 기도 구에르치노 ‘기도 중인 성 가롤로 보로메오’. 나 자신을 봉헌함으로써 내가 품은 청원을 그분 뜻 안에서 거룩하게 하는 것이 기도의 핵심이다. 기도는 방향이 있습니다. “모세가 불타는 떨기에 다가가듯 거룩하신 주 예수님께 가까이 가는 것”(2598)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하듯이 하느님은 하늘에 계십니다. 그러니 기도는 하늘로 오르는 것입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땅만 돌아다니면 기도하지 않느니만 못합니다. 예수님은 이 지상 생활 안에서 기도의 올바른 방향도 알려주셨습니다. 살레시오회의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는 수도회에 들어와서 종신서원을 앞두고 공황장애까지 올 정도로 몸이 심하게 안 좋아졌습니다. 수도회 장상은 집에 돌아가서 건강이 좋아지면..

가 톨 릭 상 식 2023.07.26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5. 구약성경에 나타난 기도④(「가톨릭교회 교리서」 2581~2597항)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만이 기도의 열매를 맺는다 프라 안젤리코 ‘수태고지’.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시고 그리스도의 현존을 믿은 성모 마리아의 믿음이 기도의 방향이다. ‘솔로이스트’(2009)는 실화 기반의 영화입니다. ‘솔로이스트’는 음악 분야에서 솔로 공연을 할 줄 아는 능력의 가수나 연주자를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도움을 거부하고 혼자 힘만으로 살려는 노숙자 나타니엘을 상징적으로 비유합니다. 스티브 로페즈는 길거리에서 우연히 노숙자 나타니엘 에이어스의 2현 바이올린 연주를 듣습니다. 사실 나타니엘은 뉴욕 줄리어드 음대의 전도유망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완벽하게 연주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환청을 듣게 되고 결국 두려움을 피하려고 노숙자가 되었습니다. 로페즈는 나타니엘을 돕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가 톨 릭 상 식 2023.07.18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4. 구약성경에 나타난 기도③(「가톨릭교회 교리서」 2578~2580항)

기도할수록 교회 공동체의 자녀가 된다 존 싱글톤 코플리 ‘사무엘과 엘리’. 기도는 개인적인 하느님과의 만남이지만, 또한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기도이기도 하다. 우리는 교회의 기도를 배우고 교회의 유익을 위해 기도한다. 기도하는 목적은 아브라함처럼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이 되고 모세처럼 개인의 소명을 깨닫고 완수하기 위함입니다. 이번에는 사무엘과 다윗, 솔로몬 임금의 기도를 통해 기도의 공동체성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사무엘 상권에 보면 하느님께서 어린 사무엘을 어떤 소명을 위해 부르십니다. 사무엘은 세 번째 부르심에서야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1사무 3,10)라고 응답합니다. 그런데 이 응답은 사무엘의 스승인 엘리가 알려준 것입니다.(1사무 3,9) 사무엘이 주님께 개별적으..

가 톨 릭 상 식 2023.07.12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23. 구약성경에 나타난 기도②(「가톨릭교회 교리서」 2574-2577항)

존재의 목적을 깨닫게 해주는 기도 엘 그레코 ‘소경을 치유하는 그리스도’. 존재의 목적을 잃은 삶은 방향을 잃고 망망대해에서 힘겹게 노를 젓기만 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소명을 깨닫고 살아가야 한다. ‘닉 부이치치’는 여덟 살 때부터 자살 시도를 세 번이나 할 정도로 삶에 비관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태어날 때부터 양팔과 다리가 없는 장애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두렵고 화가 나고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열다섯 살 때 그는 요한복음 9장을 읽다가 삶이 완전히 바뀝니다. 예수님께서 태생 소경을 보며 “저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느님의 일이 저 사람에게서 드러나려고 그리된 것이다”(요한 9,3)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

가 톨 릭 상 식 2023.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