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이사악의 제사’. 아브라함을 묵상할 때 늘 떠나는 것에 초점을 두었는데 조금 다른 관점에서 묵상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김미소진(마리아) 작가의 「그래도 앞으로 가보지, 뭐!」를 읽으면서 마음에 두려움을 간직한 채 하느님을 믿고 삶을 한발자국씩 내딛는 작가와 아브라함이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편안한 안주에 대한 미련, 미지에 대한 두려움, 갈까 말까하는 망설임, 그런데 그때 내딛는 그 한발자국이 인생의 지도를 바꿔버린다. 아브라함은 유다인들이 공경하는 성조(聖祖)이며 하느님에게 전적으로 순종하는 인물이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아브라함의 일생 최고의 시련, 아들 이사악 봉헌을 결정했을 때 그는 절대적인 복종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신앙인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신앙은 때로는 이론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