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화,과학,군복음화 860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50) 유치진 돈 보스코(하)

연극계의 다빈치… 극작부터 연출·이론·경영·교육까지 다재다능 서울연극학교에서 유치진. 「자서전」에서 유치진은 세계 연극 기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통해 무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드라마센터를 짓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미국 록펠러재단에 편지를 보냈다. 고맙게도 재단에서 지원금을 보내왔다. 그 지원금은 센터를 짓는데 일부분밖에 되지 못했다. 집에 있는 재산을 모두 건축비로 사용했다. 그런데도 돈이 많이 부족했다. 은행에서 융자를 받았다. 그런데 융자받은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수십 년 동안 살던 집과 처남의 집, 남은 부동산까지 모두 처분했다. 이제 유치진의 가족이 살 수 있는 곳은 드라마센터 뒤쪽에 임시로 마련한 거처뿐이었다. 드라마센터 설계는 건축가 김중업이 맡았다. 천신만고 끝에 드라마센터가 완공되었다..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49) 유치진 돈 보스코(상)

한국 연극의 아버지… 피압박 민족의 설움 무대로 달래다 일 유학 중 간도 대지진 겪고 인생관 변화 로맹 롤랑 「민중예술론」 읽고 연극의 길 귀국 후 극예술연구회 만들어 신극 운동 ‘소’ 사회주의 선동극 몰려 혹독한 고문 해방 후 3·1운동 이야기 ‘조국’ 무대에 초대 국립극장장…연출작 ‘뇌우’ 대성공 집필중인 유치진. 「자서전」에서 1970년대 초, 서울 남산에 있는 드라마센터에서 연극 ‘금관의 예수’가 공연되었다. 무대에는 머리에 금관을 얹은 예수 입상 하나, 그리고 나병 환자, 걸인, 매춘부, 순경, 사장, 수녀, 신부 등 갖가지 인간상이 등장해 황금만능주의에 대한 사회 정의의 타락과 위선을 이야기한다. 또한 썩어빠진 사회 현실 앞에 무기력한 종교의 모습도 드러난다. 이 작품은 가톨릭 단체인 ‘한국 ..

[성미술 작가 다이어리] (1)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

“70년 동안 미술을 했음에도, 여전히 작업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조각에 담아내는 ‘한국의 미술’ 새로운 조형 보여준 대표 조각가 한국교회 조각의 현대화에 앞장 최종태 작가 제공 올해 본지는 연중기획으로 매주 한국교회 성미술 작가와 작품세계, 신자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듣는 ‘성미술 작가의 일기’를 진행합니다. 그 첫 순서로 한국 교회미술의 토착화에 앞장선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요셉·91)의 일기를 전합니다. 미술에 눈뜨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등학교격인 대전사범학교에 들어갔는데, 2학년 때 한 미술 선생님이 왔어요. 이동훈 선생님이라고. 봄에 바깥에 나가서 풍경을 그리는 수업을 했는데, 내가 미루나무 두 그루를 그렸어요. 근데, 다음 날 학교에 가니까 내가 그린 그림이 교실 뒤에 붙어 있지 뭐예요. 그..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김진규 마르티노 (하)

고뇌와 사색 표현할 줄 아는 배우…1960년대는 ‘김진규의 시대’였다 한국 영화사 최고 걸작 ‘오발탄’서 명연기 김진규. 출처 =「한국영화100년100경」 신상옥 감독과 찍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베니스 영화제·아카데미상 첫 출품 ‘벙어리 삼룡’ 배역 몰입하려 귀 막고 생활 亞 영화제 남우주연상 등 연이어 수상 주연 영화 작품성·흥행 모두 성공 결혼 이듬해에 김진규(金振奎 1923~1998 마르티노)가 촬영한 작품은 무려 22편이나 되었다. 그중에서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그리고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은 한국 영화사에서 길이 빛나는 명작이다. 특히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베니스 영화제와 아카데미 영화제에 출품되었고, 아시아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9·끝)AI로 인해 교회가 받을 도전과 교회의 대응 방안

물질을 연구하는 과학이 인간의 ‘영혼’ 설명할 수 있을까 시대 변하면서 계속될 인간의 의문 교회가 적절하게 대답하지 못하면 인간은 무신론적 과학주의에 빠져 신앙적 감각 점점 잃어갈 수 있어 우리가 알파고 리와 이세돌의 대국을 통해서 이미 충분히 경험한 바와 같이, AI는 사람들의 마음을 (나쁜 의미로) 현혹하기에 충분히 강렬한 매력과 장점이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발전해 가는 AI는 여러 과학 기술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두각을 드러낼 것이고, 고유의 이해력과 이성적 판단 능력을 통해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AI는 인간이 창조해 낸 최고의 창조물로서 모든 이들에게 앞으로도 오랫동안 추앙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이 AI가 본격적으로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하면서 특유의 능력을 발휘하..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47) 김진규 마르티노(상)

김진규만큼 대중의 심금을 울리고 사랑받은 배우가 또 있을까 영화 ‘벙어리 삼룡’에서 김진규와 최은희. 출처=「내 운명의 별 김진규」 1970년 서울대생 선호 배우 1위 영화 300편 이상 출연 호소력 있는 연기 독보적 신영균·신성일 인기 압도 연극으로 연기 입문 집안 어려워져 일본 입양 양부모 밑에서 고아처럼 생활 죽기 살기로 연극 몰두 ‘피아골’ 상영 무산 위기 첫 영화서 주연 맡은 빨치산 휴머니스트로 나온 게 문제 대사 자르고 상영 허가 대흥행 한 평론가는 김진규(金振奎 1923~1998 마르티노)를 이렇게 평했다. “한국 영화사를 통틀어서 김진규만큼 대중의 심금을 울리고 대중의 사랑을 받은 인기스타가 또 있을까? 그리고 김진규만큼 많은 화제작에 출연한, 작품 운이 좋은 배우가 또 있을까?” 또 어떤..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46) 길옥윤 요셉 (하)

직접 지은 노래 ‘이별’ 처럼 아내와 헤어지고 성가 작곡에 혼신 행복했던 시절 길옥윤 부부. 출처=「이제는 색소폰을 불 수가 없다」 패티 김과의 약속대로 동경 국제가요제 출전 ‘사랑은 영원히’ 동상 수상 일본인 팬과 가톨릭 인연 세례받고 천주교 신자돼 갑자기 쓰러져 악성 암 진단·투병 병상에 누워 하느님 나라 비유 묵상 ‘한 알의 겨자씨’ 만들고 성가 앨범까지 제작 길옥윤(요셉, 1927-1995, 吉屋潤)과 패티 김은 안정적인 결혼생활 덕에 많은 작품을 쓸 수 있었다. 만드는 노래마다 히트했다. 두 사람은 1년 예정의 세계 여행을 떠났다. 6개월 후에 패티 김은 서울로 돌아왔고, 길옥윤은 재즈를 더 공부하려고 미국 뉴욕으로 갔다. 그곳 맨해튼음악학교에서 재즈를 공부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계 여행은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8)AI의 한계들③

비판 능력 부재… 자유 의지 없어 선·악 분별도 불가능 선악 분별은 인간의 고유 감각 자체적 도덕·윤리 판단 어려워 법학 분야 적용하게 되더라도 윤리적 판단 적용 기대할수 없어 AI와 인간의 가장 큰 차이로 ‘감정’(Emotion)을 들 수 있습니다. 인간과 동물은 감정이 있어서 희로애락을 느끼고 웃거나 우는 등의 행위를 합니다. 하지만 AI는 특정한 학습 알고리즘에 입각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감정이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감정이 어느 정도 프로그램화되어 눈물을 흘리거나 웃는 등 상황에 따라 인간의 감정과 유사하게 ‘감정 모사’하는 것은 일정 부분 가능할 수 있고, 실제로 여러 공학 분야에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AI가 인간 감정을 유사하게 흉내 내는 것은 인간의 감정 표현과 엄연히 ..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45) 길옥윤 요셉(상)

신혼여행 중 아내 패티 김과 총탄 쏟아지는 월남서 위문공연 파월 장병 위문공연 중인 패티 김과 길옥윤. 문화관광부 한국정책방송원 자료 오직 재즈, 재즈, 재즈 대학시절 재즈에 매혹 색소폰 연주 1950년 일본으로 건너가 음악 공부 밴드 만들어 일본 전역에 이름 알려 절망서 만난 ‘구원의 빛’ 일본서 벌인 사업 망해 급히 서울로 패티 김 다시 만나 미친 듯이 곡 작업 전화로 ‘4월이 가면’ 들려주고 결혼 60·70년대 히트곡 제조기 “빛과 그림자, 서울의 찬가, 이별, 하와이 연정, 사랑하는 당신이, 당신은 모르실 거야, 제3한강교, 감수광, 사랑이란 두 글자, 그대 없이는 못 살아, 당신만을 사랑해, 진짜 진짜 좋아해, 사랑은 영원히, 사랑의 세레나데, 서울이여 언제까지나, 새벽비, 옛사랑의 돌담길” 이..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44) 천경자 데레사 (하)

그림 그릴 때 가장 행복했던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화실에서. 「출처=미완의 환상여행」 맺힌 한 풀듯 쓰다 수필집·기행문 등 12권 출간 글 진솔하고 개성 강해 책 나왔다하면 베스트셀러 자식 같은 그림 흩어지지 않게 서울시립미술관 93점 기증 영원히 시민 품으로 시인들과 깊은 친분 집에 쌀 떨어지면 김현승이 가져다주고 좌절감에 빠졌을 땐 서정주 시집 보내주고 위로 하느님을 부르다 어머니 장례미사에 감동 신자 되기로 마음 먹어 시인 홍윤숙 입교 도와 천경자(데레사, 千鏡子, 1924~2015)는 그림 못지않게 글을 많이 썼다. 12권의 수필집과 기행문 그리고 화집을 냈다. 수필집으로 「여인소묘」, 「유성이 가는 길」, 「캔 맥주 한잔의 유희」, 「사랑이 깊으면 외로움도 깊어라」,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