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고 인간을 사랑한 문학계의 프란치스코, 박경리 지병이 있었지만 글쓰는 것은 소풍 박경리(데레사, 朴景利, 1926~2008)는 병에 대해 무감각했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체하면 바늘로 손톱 밑을 찔러 피를 냈고, 감기 들면 뜰 안을 왔다 갔다 했다. 상처 나면 소독하고 밴드를 붙였다. 병원에 가기가 싫어 약도 안 먹었다. 박경리는 목숨에 연연하지 않았다. 원래 먹어야 하는 약이 많은데 모두 거부하고 오직 혈압약만 먹었다. 한 인터뷰에서 “살아보겠다고 날마다 약 먹고 병원 가고 하는 거, 내 생명을 저울질하며 사는 거 같아서 싫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토지」를 쓰기 시작하자 유방암에 걸렸다. 3시간에 걸쳐 수술했다. 그러고는 보름 만에 퇴원했다. 퇴원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