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획 특 집 1669

{선교지에서 온 편지] 칠레에서 이용규 신부

주소는 달랐고, 성사는 어수선, 면담자마저 불참… 아주 완벽(?)한 하루 문화가 다르다는 걸 받아들여야 함을 알고 있지만 쉽게 극복하기 어려워… 가장 힘들었던 건 약속 시간 어느 날 문득 ‘약속이라는 틀에 나를 가두고 있구나’ 생각 하느님의 사랑을 삶의 첫 자리에 모시고자 노력하며 그 사랑 안에서 더욱 작아지고자 한다면 교우들의 삶의 방식 받아들이고 그들 삶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 만나 뵐 수 있을 것 사그라나 코라존(Sagrado Corazon) 공소에서 세례성사를 베푸는 모습. 이용규 신부 제공 며칠 전 일입니다. 강론을 쓰던 중 갑자기 책상이 흔들려 ‘또 지진이네’라고 생각했는데, 문자 메시지가 왔다는 휴대폰 진동이었습니다. 본당 사무실에서 온 문자인데, 병자성사 요청이었습니다. 사무실을 통해 성사를..

기 획 특 집 2024.01.22

한창현 신부의 모두의 시노드 (24) 시노드 정신 살아가기 ⑨

힘들었지만 함께 걸었던 첫 총회의 기억 시노드 정신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서 이루어진 교회론적 쇄신의 토대 위에서 교회가 지향해야 할 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노드 정신은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생활 방식과 활동 방식의 고유한 특성을 가리킵니다. 시노드 정신을 실행하는 데에서, 하느님과 결합되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들과 일치하는 가운데, 진실하게 자신을 내어 줌으로써 실현되는 친교를 이루며 살아가도록 부름받은 인간의 소명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사목헌장」 24항,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 43항 참조). 이러한 시노드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현재 제2회기 여정을 걸어가고 있는 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제1회기 여정 동안 하느님 백성에게 자문을 구하였습니다. ..

기 획 특 집 2024.01.20

하느님의 말씀 주일 맞아 다시 보는 예로니모 성인

‘사자 같은 용기로 교회 위해 한몸 바치다’ 불꽃같았던 신앙 열정 라틴어 성경 ‘불가타’ 번역 정확한 번역·대중성 인정 받아 성경이 지니는 중요성 설파하며 이단에 맞서 혼신의 힘 다해 2019년 9월 30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의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Aperuit illis)를 통해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공표했다. 교서가 발표된 날은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선종 1600주기였다. 평생 말씀을 연구하고 번역한 예로니모 성인은 신구약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해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불가타(Vulgata) 성경」(대중 라틴말 성경)을 남겼고, ‘늘 성경을 읽고 사랑하라’며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성경이 지니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느님의 말씀 주일이 예로니모 성인 기념일에 반포된 ..

기 획 특 집 2024.01.18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 (2) 인천청년성서모임 엘피스

성경 말씀 생활화로 삶의 복음화 실현 그룹모임으로 성경 묵상·나눔 월 1회 ‘엘피스학교’로 특강도 말씀 통한 하느님 체험 도와 인천교구 청년성서모임 엘피스 회원들이 인천 논현동성당에서 열린 ‘엘피스학교’ 중 박형순 신부의 말씀 새기기 강의를 듣고 있다.인천교구 청년성서모임 엘피스 제공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1베드 3,15) 1997년 시작된 인천교구 청년성서모임 엘피스(대표 봉사자 이은정 가타리나·지도 정희채 안셀모 신부, 이하 엘피스)는 2015년부터 이 말씀을 주제 성구로 ‘엘피스’(희망)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경을 통해 청년들이 살아계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해 성경이 그리스도인 삶의 근거가 되길 ‘희망’하는 마음에서다...

기 획 특 집 2024.01.17

[선교지에서 온 편지] 남수단에서 손명준 신부

우물이 희망인 이 곳, 남수단에서 희망을 퍼올리다 우물 주위엔 늘 펌프질 하는 아이들… 오지 사람들 깨끗한 물 못 얻어 전염병 시달려 우물은 아프지 않고 살아갈 희망이자 기쁨 2008년부터 수원교구 선교사 신부님들 우물 58개 만들어 아치리우 공소 미사 후 신자들과 친구처럼 한 컷. 손명준 신부 제공 찬미 예수님! 남수단에서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사제로 파견되어 룸벡교구에서 선교하며 살고 있는 수원교구 소속 손명준 마르코 신부입니다. 저는 아강그리알과 쉐벳 공동체의 주임을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수단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인어뿌알! 매일 아침 7시에 봉헌되는 미사를 위해 사제관에서 나섭니다. 경당 옆에 있는 작은 수돗가에 아이들이 줄을 서서 물을 ..

기 획 특 집 2024.01.16

한창현 신부의모두의 시노드 (23) 시노드 정신 살아가기⑧

열려 있고 움직이며 발전하는 교회 사과드립니다. 지난 칼럼에서 제가 ‘두 교황’이라는 영화의 일부 대사를 인용하였는데, 실제로 베네딕도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 사이에 있었던 대화가 아닌 영화적으로 각색된 허구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다큐멘터리 방식의 영화라 사실을 바탕으로 묘사된 대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가 보여준 두 교황님의 친교가 시노드의 교회론적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 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사실관계의 확인은 저의 몫이었습니다. 늘 쇄신할 수 있는 역동성 페테 제발트는 2016년 5월 23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인터뷰하고, 교황의 사임 직전과 이후의 이력을 정리하는 형태의 대담집을 출판하였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출판을 허락한 대담집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마지막..

기 획 특 집 2024.01.14

그리스도교 수도생활의 시조, 성 안토니오 아빠스

철저한 고독과 침묵… 말씀과 기도 중심의 수도생활 표본 만들다 은수자로 더 충실하게 살고자 이집트 콜짐 정착해 수덕생활 말씀에 힘입어 유혹 이겨내고 기도로서 참된 금욕생활 수행 “항상 그리스도를 호흡하라.” ‘모든 수도승의 원조’, ‘사막의 성인’, ‘수도생활 역사의 시조’로 불리는 성 안토니오 아빠스(251~356)는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 제자들에게 이 유언을 남긴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항상 그리스도를 호흡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님을 강조한 이 말은 ‘세상’의 가치를 거슬러 사막 한가운데에서 오로지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치열하게 복음을 살았던 성인의 가르침을 대변한다. 금욕 생활과 철저한 고독 속에서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신앙으로 무장했던 성인은 수도생활을 방해하는 온갖 유혹과 싸우며 평생 주님만을..

기 획 특 집 2024.01.12

[한창현 신부의모두의 시노드] (22) 시노드 정신 살아가기⑦

두 교황의 솔직한 고백 시노드를 통해 교회는 친교를 실천하고 참여를 실현하며 선교 사명에 자신을 여는 데에 어떤 과정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하느님 백성이 복음화 사명(선교)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친교를 통해 교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2회기를 준비하고 있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는 시노드 정신에 따라 교회의 함께 걷기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를 함께 자문하고, 자문 과정 안에서 경청과 대화를 통해 시노드 정신에 따른 교회의 친교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1회기 동안 자문과 대화의 과정을 통해 ‘복음을 선포하면서 함께 걷는 교회’에 대해서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보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차이..

기 획 특 집 2024.01.10

[강우일 주교의 생명과 평화] (2) 생명의 못자리(하)

반생태적 탐욕 벗어나야 후손들에게 보금자리 물려줄 수 있어 가로수는 자동차 매연 마셔가며 생물에게 살아갈 보금자리 제공 출퇴근길 몇 분 더 아끼기 위해 생태계 파괴하는 건 야만적 행위 신제주와 구제주를 잇는 편도 1차로의 구실잣밤나무 가로수 풍경.강우일 주교 제공 처음에는 지역 언론에 노송이 말라 죽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그리고 그만이었다. 아무런 추적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누가 봐도 분명히 도로공사 관계자들과 연관이 있는 사건이었다. 제주에서도 소나무 벌채는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했고, 이를 어길 시에는 형사 입건되어 엄한 벌을 받았다. 당시 도지사와 만날 기회가 있어 대화를 나누던 중 이 노송이 사라진 사건을 거론하며 당국에서 반드시 범인을 찾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

기 획 특 집 2024.01.09

제주 항일운동 골롬반 선교사, 올해 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한국에 파견된 첫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들이 1933년 대구 도착 직후 초대 대구교구장 드망즈 주교(앞줄 가운데)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 첫 번째가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나 토마스 신부, 드망즈 주교 오른쪽이 손 파트리치오 신부다. 서 아우구스티노 신부는 1935년 한국에 입국했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항일운동을 주도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들이 2024년 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국가보훈부는 제주지역 신자들에게 일본의 실태를 폭로하고 항일의식을 고취 시킨 고(故) 손 파트리치오 신부(Patrick Dawson·1905~1989), 나 토마스 신부(Thomas Daniel Ryan·1907~1971), 서 아우구스티노 신부(Augusti..

기 획 특 집 2024.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