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화,과학,군복음화 860

[병영일기] 참호 안에는 무신론자가 없다

2학년 생도 시절 하기군사훈련을 받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 저를 포함한 모든 교육생은 이미 저 멀리 보이는 고지를 여러 번 오르고 내려오기를 반복한 탓에 피로와 땀에 젖어 있었습니다. 당일 훈련을 분석해서 검토하는 사후검토(After Action Review, AAR) 시간을 주관하시던 교관님은 생도들이 고쳐야 할 전술적 과오를 짚어 주시고 나서 남은 시간에 군생활 도중 만날 어려움을 설명해 주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생도들은 군생활을 해 나가면서 수많은 난관을 만날 것이다. 그러면 그럴 때마다 주위 선배들의 도움을 구하라.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교관이 말한다. 하느님을 믿어라!” 벌써 20년 전의 일이지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 하느님께 의지하라’는 그..

[군인 주일]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 윤원석 신부(육군 소령)

파병 부대 군인이자 사제로서 현지인·장병 돕기에 자부심 뿜뿜 국기 게양식 때 부대를 위한 기도를 바치는 윤원석 신부 주일 미사를 주례하는 윤원석 신부 10월 8일은 군인 주일이다. 한국 교회는 1968년부터 군인 주일이면 군종 사제와 군인 성당, 국군 장병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마련해오고 있다. 앞서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기도 했다. 우리 국군은 영토를 넘어 해외에도 파병돼 세계 각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현재 레바논에는 동명부대가 파병돼 있으며, 윤원석 신부(육군 소령)가 군종장교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인 주일을 맞아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와 동명부대의 도움을 받아 윤원석 신부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세례식 후 기념 사진 최근 세례성사 거행 “주일 미사만이 아니라 평일..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36) 최희준 티모테오 (하)

‘가수’ 탈렌트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마음으로 노래 최희준과 냇킹 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함께 가수 출신 정치인 1호 최희준(티모테오, 崔喜準, 1936-2018)은 정치인 김대중(토마스 모어)의 신당 ‘새정치국민회의’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는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각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한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그리하여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갑선거구에 출마했다. 상대는 신한국당 심재철이었다. 심재철은 MBC 보도국 기자와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한 사람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지도가 꽤 높았다. 투표자 조사에서 심재철이 1위였다. 그런데 실제로 개표해보니 당선자는 새정치국민회의의 최희준이었다. 그리하여 최희준은 15대 국회의원이 되었다..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3)AI의 발전

인간 넘어서는 학습 능력 보여주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 2016년, 이세돌과 바둑 대국에서 4:1로 승리하며 전 세계에 큰 충격 이후 인간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하는 수준으로 발전 2016년 알파고 리와 이세돌의 바둑 대국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알파고’의 한 장면. 다섯 차례 대국에서 알파고 리가 4:1로 이기면서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 줬다.영상 갈무리 AI는 발전의 역사 안에서 몇 가지 강렬한 사건들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 강렬한 사건들을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1996년 IBM이 만든 AI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는 체스에 특화됐습니다. 당시 세계 체스 챔피언이던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1963~)를 이김으로써 컴퓨터가 ..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35) 최희준 티모테오 (상)

운명 같은 ‘하숙생’으로 대중가요사에 이름을 남긴 최희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이 2007년 12월 10일 명동대성당 소성당에서 마련한 가톨릭 문화예술인 성탄 미사에서 최희준씨가 정진석 추기경의 애창곡 ‘하숙생’을 열창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제공 정진석 추기경의 애창곡 정진석 추기경은 명동대성당에서 ‘인생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하기 전에 ‘하숙생’ 노래를 불렀다. 그전에도 가톨릭문화예술인과 미사를 봉헌한 후에 가진 행사에서도 ‘하숙생’을 불렀다. 정 추기경은 좀처럼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그런데 ‘하숙생’만은 여러 곳에서 여러 차례 노래했다. ‘하숙생’은 정 추기경의 애창곡이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34)김수근 바오로(하)

인간과 신이 만나는 공간, 불광동·양덕동성당과 경동교회를 짓다 김수근이 설계한 3대 종교 건축물로 서울 불광동성당과 마산 양덕동성당, 경동교회가 있다. 출처=김수근문화재단 홈페이지 활발한 건축 활동 김수근(바오로, 金壽根, 1931-1986)이 아끼던 것 중에 하나가 공간 사옥 담장에 있는 덩굴이었다. 어느 날 김수근은 담쟁이덩굴이 죽어가는 것을 보았다. 김수근은 관리자를 불러 크게 야단쳤다. 마침 그곳에서 근무하던 젊은 건축가가 그 모습을 보았다. 담쟁이 하나 때문에 사람이 저렇게 야단맞고 무시당하는 것을 보고 분노가 끓어올랐다. 며칠 후, 그 건축가는 술에 취해 사옥 입구에 있는 담쟁이덩굴을 꽤 많이 뜯어냈다. 다음 날 ‘공간’ 사람들은 흉한 모습을 한 사옥 입구 풍경을 보고 김수근이 그 건축가에게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2)AI의 탄생

인간의 ‘학습’과 ‘이해력’ 모사하는 기계 만들고자 연구 시작 최초 컴퓨터 개발한 민스키 중심 1956년 열린 ‘다트머스 학회’에서 AI 용어와 개념 등 연구 토대 마련 1956년 미국 다트머스 학회에 참석했던 AI 분야 창시자들.출처 Academy of Achievement 지난번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AI는 인간의 ‘학습 능력’ 및 이로부터 파생되는 추론 능력, 지각 능력, 판단 능력 등의 여러 ‘이성적 능력’(intelligence·이해력)을 인공적으로(artificially) 구현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또는 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하드웨어를 결합한 컴퓨터 시스템 전체를 의미합니다. AI의 탄생은 인간의 두뇌를 구성하는 뉴런(neuron·신경 세포) 및 시냅스(synapse·한 뉴런에서 ..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33) 김수근 바오로 (상)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을 넓힌 김수근 한국의 로렌조 서울 불광동성당, 마산 양덕성당, 서울 경동교회, 자유센터, 타워 호텔, 세운상가, 잠실 올림픽 경기장(주경기장, 자전거 경기장, 체조 경기장, 수영 경기장), 샘터 사옥, 공간 사옥, 동숭동 아르코 예술극장, 아르코 미술관, 서울대 예술대, KIST 본관, 문화방송 사옥, 한국일보 사옥, 인천 상륙작전 기념관,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 한계령 휴게소, 국립부여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주미 대한민국 대사관저, 국립과학관, 경찰청, 서울지방법원 종합청사, 강원 어린이 회관, 구미 문화예술회관, 워커힐 더글라스 호텔, 워커힐 호텔 힐탑바,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벽산 빌딩, 창암장 등. 이렇게 유명한 건축물을 설계한 사람이 김수근(바오로, 金壽..

[백형찬의 가톨릭 예술가 이야기] (32) 박경리 데레사 (하)

백발의 박경리, 하느님을 절절히 바라보다 활짝 웃는 박경리. 박경리 유고시집에서 원주와 음악 박경리(데레사, 朴景利, 1926~2008)가 원주로 간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이 말렸다. 그러면서 한해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 했다. 그런데 원주에서의 삶은 그들의 말대로 되지 않았다. 아주 오랫동안 원주에서 살았다. 박경리가 원주에 내려온 이유 중 하나는 ‘어떠한 것에도 사로잡히지 않는 시간과 공간에서 남은 생애의 불길을 태워보겠다는 문학적 소망’ 때문이었다. 박경리가 고독한 싸움을 할 때 그를 위로해준 것은 음악이었다.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과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을 계속 틀어놓고 살았다. 음악을 들으며 울었고 음악을 들으며 의지를 다졌다. 박경리는 글쓰기를 일과 병행했다. “노동은 심신을 상쾌하게..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1)AI 시대의 도래와 교회의 미래

AI 활용으로 교회는 어떠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인가 앞으로 AI를 학문적으로 설명 신학적·철학적 견해 적극 활용해 인간과 비교할 때의 한계 밝히고 교회의 대응 방향도 제시할 계획 ‘AI 윤리에 관한 로마의 호소’(Rome Call for AI Ethics) 문서에 서명한 교황청 생명학술원 원장 빈첸초 팔리아 대주교(가운데)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월 10일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뒤 문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I 윤리에 관한 로마의 호소’는 지난 2020년 2월 28일 AI에 대한 윤리적 접근을 촉진하고자 교황청 생명학술원, 마이크로소프트, IBM,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이탈리아 혁신부가 로마에서 서명한 문서다. 연재는 앞으로 교회가 AI의 활용으로 인해 어떠한 도전을 받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