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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 성월] 예수님 자비와 연민으로 자살자 유족 아픔 보듬어야

dariaofs 2015. 10. 27. 19:41


자살자 유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교회의 사목적 돌봄 현황


▲ 지난해 9월 서울대교구 노원성당에서 전개된 자살 예방 캠페인 중에 엄마에게 보내는 피켓을 든 아이를 보며 부모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제공


죽음은 늘 갑작스럽다. 특히나 자살은 가족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기지만, 자살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유족에 큰 고통이다. 상처를 극복하기도 벅찬 터에 ‘사실대로’ 털어놓기도 어려워 슬픔을 나눌 기회는커녕 위로를 받기조차 어렵다.


교회에서조차도 금기시하는 단어다. 위령 성월을 맞아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고통을 겪는 자살자 유족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나 실태, 교회의 사목적 돌봄 현황을 살핀다.

“남편은 과중한 업무, 힘든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어요. 주위에서도 좋은 평판을 받았고, 집에서도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었지만, 정작 자신을 지켜내지는 못했지요….”

맞벌이하던 40대 이 프란치스카씨는 남편의 죽음을 퇴근길 집에서 맞닥뜨려야 했다. 상실감과 죄책감,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책임감도 힘겨웠다. 남편을 따라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지인의 도움으로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를 찾고 나서야 그는 슬픔을 털어놓고 정신적 외상에서 벗어나 상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30대 조 베로니카씨도 우울증을 앓던 어머니를 자살로 잃었다. 그 후유증으로 삶의 무기력과 혼란, 절망을 겪었다.


그러던 중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의 유족 모임 ‘해바라기 슬픔 돌봄 모임’에 참여하면서 같은 처지의 유족들과 서로 아픔과 슬픔을 토닥여주는 시간을 갖게 됐다.

상담심리사 이인희(막시마,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씨는 “자기 안에 꾹꾹 눌러놓았던 분노나 슬픔, 미안함, 죄책감을 이겨내고 떠나보내는 훈련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상실을 받아들이고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2014년 한 해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1만 3836명에 이른다. 중ㆍ장년이 8887명으로 가장 많고, 노인이 3497명, 청년이 1174명, 청소년이 276명 순이다. 그나마 2013년 자살자 1만 4427명에 비해 4.09%가량 줄었다.


그런데도 최근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는 변함이 없다.


이에 정부에선 2009∼2013년 자살 예방 5개년 종합대책을 시행한 데 이어 2012년 3월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을 제정 시행해왔으나 자살률 추이는 변함이 없다시피 하다.

가톨릭 교회에선 어떨까? 자살 소식을 접한 유족을 맨 먼저 당혹스럽게 하는 말은 “자살자를 위해선 미사를 드려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1917년 옛 교회법전에 있던 자살자에 대한 장례 금지 조항은 1983년 반포된 개정 교회법전에서 삭제했다.


이는 자살을 우울증이나 정신적 질환에 따른 병리적 현상으로 봤기 때문이다. 또한, 예수님의 자비와 연민 안에서 자살자의 유족을 위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유다.

그래서 2010년 3월엔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가 설립돼 자살을 예방하고 유족들을 사목적으로 돌볼 수 있게 됐다.


 비록 서울대교구에만 설립돼 있지만 타 교구 본당에서도 자살예방 교육과 캠페인, 상담활동을 전개, 한국교회 전반에 자살 예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생명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이들 유족들을 돌보고자 지난해 ‘해바라기 슬픔 돌봄 모임’을 설립해 상ㆍ하반기에 한 차례씩을 모임을 갖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서울의 한 수도원에서 유족 2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첫 피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해바라기 슬픔 돌봄 피정’은 특히 유족들이 자살에 따른 사별의 아픔을 서로 나누고 풀어내며 눈물바다를 이뤘고, 성찰과 성사 시간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시간이 됐다.

한마음한몸 자살예방센터장 손애경(마리잔느, 예수 성심 전교 수녀회) 수녀는 “자살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자비의 하느님을 전해주는 자체만으로도 치유가 된다”며


 “오는 12월 하느님 자비의 특별 희년이 시작되는 만큼 자살 예방과 유족에 대한 사목적 돌봄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오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