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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혜원(왼쪽) 센터장과 이정미 수녀가 하트를 그려보이고 있다. 이정훈 기자 |
주변에는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신앙에 대한 믿음이 확고히 서지 않는 이도 많다. 장애와 질병으로 힘들어하는 이들도 있다.
19일 서울 장충동에서 만난 수녀가 이 모든 이들을 향해 춤을 췄다. 그냥 춤이 아니라 내면 치료를 위한 춤사위다.
춤을 선보인 이는 동작 치료사 이정미(루갈다, 메리놀수녀회) 수녀다. 그의 곁에는 영성 심리상담가 김혜원(요셉피나, 50)씨가 있었다.
이들은 두 살 터울의 둘도 없는 친구. 20년 전 필리핀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만난 이후 지금까지 각자 자리에서 상담가로서 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1월 대전 유성구 도룡동 397-29에 협동조합 ‘마음정원영성센터’<사진 로고>를 설립했다. ‘영성’으로 밝은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심리상담 단체로, ‘발달장애인’, ‘다문화 가정’, ‘상처받은 이’ 모두에게 열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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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시기와 함께 12월 8일 시작하는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이웃에게 자비의 영성을 베풀고, 마음을 깨끗하게 치유해주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정원영성센터
마음정원영성센터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을 구현하고, 영성적으로 풍요롭고 건강한 사회 문화를 이루고자 설립된 단체다. 김혜원씨가 센터장이자 조합장이며, 이정미 수녀는 조합원이다. 발기인 8명이 공동 조합원이다.
센터는 공식 출범 전인 올해 상반기부터 ‘몸-마음-영성의 통합적 치유 훈련’과 ‘걷기 피정’, ‘내면아이 돌보는 마음여행’ 등 다양한 상담과 피정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칠갑산 자연휴양림을 걷고, 생필품과 물을 나눠쓰는 체험을 하며 심신을 정화했다.
△생태ㆍ심리 교육
△영성 심리 상담
△동작 치료 워크숍 등이 센터 프로그램이다.
김 센터장은 “더불어 살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자 협동조합 형태로 센터를 설립하게 됐다”며 “센터는 치유와 위로, 영성에 초점을 맞춘 공동체로, 누구나 동참하고 치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선교사로 활동 중인 이 수녀는 센터 설립에 맞춰 최근 입국했다.
현재 서울과 대전 지역에서 동작 치료 워크숍을 진행 중인 이 수녀는 12월 10~11일 지적장애인과 가족 20명을 대상으로 ‘장애우와 가족을 위한 동작 치료 워크숍’을 연다.
장애인 부모와 자녀의 소통을 동작으로 이해하고, 서로 표현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새로운 형태의 치유 강좌다.
이어 12월 14~15일에는 ‘몸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 12명을 초대해 무의식에 있는 동작으로 내면을 치유하는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 관심 있는 이들을 모집 중이다. 이 수녀는 입국 때마다 이 같은 워크숍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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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정원영성센터 걷기 피정 참가자들이 자연휴양림을 걷고 있다. 마음정원영성센터 제공 |
수녀와 평신도 친구의 만남
이정미 수녀와 김혜원 센터장은 1994년 필리핀에서 처음 만났다. 입회를 준비 중이던 이 수녀는 현지에서 종교 교육학을 공부 중인 김씨를 만났다.
거리의 노숙인과 아이들을 위해 약품을 전달하고, 상담해주는 봉사활동을 하며 친구가 됐다.
이들에겐 각자 공통된 체험이 있다. 일반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이 수녀는 대학 졸업 후 한 공부방에서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다 ‘나눔’의 의미를 깨달았다.
“꿈과 희망이 뭔지도 모르던 아이가 성탄절 부채춤을 가르쳤더니 어느 날 제게 ‘저도 선생님처럼 멋진 사람이 될래요’하는 거예요. 그때 나누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죠.”
김 센터장은 여동생이 마흔을 훌쩍 넘은 지적장애인이다. 지금은 아흔이 다된 노모가 평생 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다.
그러다 세상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고민했고, 필리핀에 가기 전 영등포 사창가 출신 빈민가들이 사는 공동체에서 5년간 함께 먹고 자며 약자들에 대한 역할을 고민하게 됐다.
김 센터장은 “마음정원영성센터를 설립하게 된 것도 이러한 경험과 더불어 평생 동생을 지켜보며 느낀 공동체적 삶에 대한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며 “모두 서로를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따뜻하게 나누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동작 치료사와 영성 심리상담가의 길
이 수녀는 1996년 메리놀수녀회에 입회했다. 어려운 형편에 대학 나온 딸이 느닷없이 “수녀가 되겠다”고 했는데, 부모님은 오히려 두 팔 들고 “알렐루야”를 외쳤다.
1999년부터 짐바브웨 선교사로 지금껏 살고 있다. 하루 15시간씩 전기가 끊기고,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이다. 이 수녀는 가난한 사람, 장애인, 에이즈 환자들과 춤으로 소통하며 산다.
“수녀가 되면 춤 못 추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짐바브웨에서 사람들과 실컷 춤추고 놀고 있어요. 그들은 제가 수녀인지도 몰라요. 선교보다 함께하고 나누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이 수녀는 현지 병원에서 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상담에 전념하고 있다. 여성들이 찾아와 “손잡아주세요”, “한 번 안아달라”고 하면 다 해준다. 짐바브웨 사람들은 그녀를 현지어로 ‘치포’라 부른다. ‘신이 내린 선물’이란 뜻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각기 동작 치료와 영성 심리상담을 전공했다. 김 센터장은 사목 상담가로서 국내에서 많은 이들의 아픔을 치유해주고 있다.
김 센터장은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세상을 위해 어떤 초대를 받았는지 알고, 마음을 회복해가는 것이 영성 심리상담의 핵심”이라며 “저는 우리 삶이 하느님 여정에 있으며, 성령이 함께하고 계심을 곁에서 계속 일러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마음정원영성센터는 모든 이웃이 하느님 안에 하나 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몸
△사람
△일
△영성이 유기적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로 쉼터 등을 마련해 함께 지낼 공간도 구상 중이다.
몸, 마음, 정신, 영성을 하나로
대림시기와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이 수녀와 김 센터장은 ‘영성’과 ‘복음’에 관한 메시지를 전했다.
“저는 ‘함께 논다’는 말을 가장 좋아해요. 제가 지금껏 짐바브웨에서 해온 것도 그들과 놀고, 함께한 것뿐이에요.
15시간 뒤에 전깃불이 들어오면 얼마나 기쁜지 아세요? 작은 것에 무척 감사하게 돼요. 무엇보다 몸과 마음, 정신, 영성의 네 요소가 몸 안에 조화롭게 형성돼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저는 늘 ‘숨 좀 쉬고 삽시다’하고 권해요. 몸과 마음에 영성과 숨을 불어넣는 작업을 합시다!”(이정미 수녀)
“보통 가난한 사람이나 장애인을 사회적 기여도가 낮은 사람으로 여기죠. 그러나 그 사람을 존재 자체로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초대가 바로 ‘복음’입니다.
상처를 주고받으면서 나도 모르게 깨진 관계를 회복하고 영성의 경험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김혜원 센터장) 문의 : 070-5035-6353, 마음정원영성센터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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