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포용하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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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교구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 희망나래학교를 다니는 중도 입국 학생들이 수업을 받으며 환하게 웃는 모습. 평화신문 자료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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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7세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다니는 베들레헴 어린이집 원장 김정희 수녀가 한 아이에게 한복을 입혀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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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들레헴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선생님과 미술 놀이를 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고유의 문화에 따라 하느님 은총을 경험한 다양한 민족들 안에서, 교회는 참다운 보편성을 표현하고 ‘다양한 모습을 한 교회의 아름다움’을 보여 줍니다”(116항)라고 했다.
다양성이 교회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는 뜻은 보편 교회의 그리스도 사랑이 문화를 초월함을 일러준다.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 사회는 이 같은 ‘다양성’과 마주하면 어떠한가. 이 땅에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새 삶을 시작한 수많은 다문화 가정들이 산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을 일군 당사자인 부모들뿐 아니라 2세인 자녀들의 상당수가 꿈을 펼치기도 전에 언어, 문화, 정서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현실의 벽’, ‘차별’에 부딪히며 살고 있다.
사순 시기 기획 두 번째로 다 같은 대한민국의 꿈나무로 받아들여야 할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현실을 돌아보고, 연령별로 필요한 사목에 대해 알아봤다.
다문화 가정 자녀 현황
다문화 가정은 서로 다른 국적과 인종, 문화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된 가족을 일컫는다.
2015년 국내 정주(定住)하는 결혼 이주자는 31만여 명. 결혼 이민자, 혼인 귀화자, 북한 이탈 주민을 비롯해 다양한 사유로 국적을 취득한 이 등 다양한 유형이 포함돼 있다. 2007년 이후 8년 새 2배 이상 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자녀 수는 현재 19만여 명에 이르며, 만 6세 이하가 11만여 명으로 60%를 차지한다. 유아기뿐만 아니라 초ㆍ중ㆍ고교 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령기 자녀 수도 매년 7000~1만 명가량 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수만큼 이들이 정착하고 자립하도록 지원하고 뒷받침할 사회적 바탕은 여전히 미비한 상황이다.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은 △경제 △언어 △정체성 △차별 문제 등으로 꼽을 수 있다. 이 문제들은 고스란히 자녀들에게 미친다. 부모의 언어 문제가 자녀 교육과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끼치며, 곧 이들에 대한 관심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부위원장 김평안 신부는 “부모는 일하느라 교육에 신경 쓰지 못하는 가운데 자녀가 학령기에 접어들면 부모와 학교 사이에서 학업과 문화 적응에 더욱 힘든 상황에 놓인다”며
“해체 가정, 방황하는 자녀들을 위해선 특히 연령별 맞춤형 교육과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아기,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기
“수녀님, 큰 하트예요!”
“어머, 하트 큰 걸 수녀님한테 주는 거야? 기특해라.”
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베들레헴 어린이집. 한 아이가 간식을 먹다 말고 손으로 큰 하트를 그리며 김정희(체칠리아, 살레시오수녀회) 원장 수녀에게 애교를 보이자, 수녀도 기쁜 마음에 손으로 하트를 그려 화답했다.
수녀를 본 다른 아이들도 “수녀님~!” 하며 안기기 바쁘다. 생김새와 피부가 조금씩 다르지만, 아이들은 미소가 가득하다. 아이들은 한복을 입어보며 장난도 치고, 미술 치료 등 정서 안정을 위한 수업에도 참여하며 또래와 즐거움에 푹 빠져 지낸다.
교구 이주사목위 산하 시설인 이곳에선 3~7세 유아기 다문화 가정 자녀 30여 명에게 심리 치료부터 기도와 묵상 시간까지 제공한다.
김정희 수녀는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부모의 정서와 마음을 고스란히 받고 자란다”며 “기초 인성이 형성되는 아동들의 정서 안정을 위해 ‘사랑 주기’ 작업에 2배, 3배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학령기, 학교와 선생님 이해가 중요
이주사목위원회가 운영하는 청소년 공부방 ‘마고네’는 방학 때에도 다문화 가정 자녀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이 북적이는 곳이다. 교사 2명이 자녀 학업과 더불어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부모를 위해 조언도 해 준다.
이곳 교사들은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자녀들에게 필요한 건 꾸준한 ‘대화’와 ‘관심’이라고 말했다. 학업에 치이고, 알게 모르게 당하는 차별을 긍정의 힘으로 물리치도록 돕는 건 ‘소통’뿐이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자녀들은 특히 한 학년만 올라가도 자신의 상황을 주변에 잘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곁에서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수경(스텔라) 교사는 “청소년기 아이들은 특히 ‘밀착형 지도’가 필요하다.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 시기 아이들에겐 ‘제2의 부모 역할’을 해줄 이가 있어야 한다”며 “학교 선생님들의 이들에 대한 이해해도 청소년기 다문화 학생들의 생활을 결정 짓는다”고 말했다 .
중도 입국 자녀들
수원교구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는 2012년부터 중도 입국 자녀들을 위한 대안 학교 ‘희망나래학교’를 운영 중이다.
학기제로 운영되는 희망나래학교는 중국ㆍ필리핀ㆍ몽골ㆍ베트남 등 각국에서 중도 입국한 자녀들이 함께 공부도 하고, 한국 문화를 익히는 곳이다.
최근 ‘위탁형 대안학교’로 거듭난 ‘희망나래학교’는 한국어, 문화체험 같은 프로그램을 비롯해 중·고교 통합 교과과정도 개설하고, 정식 학위도 제공하게 됐다.
교회는 이처럼 각지에서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18세 이상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학업 중단 사례가 50%가 넘는 등 현실에서 이에 따른 제도적 뒷받침은 미비하다.
가정 해체도 걸림돌이다. 전체 결혼 이민자 31만여 명 가운데 1만 3000여 쌍이 이혼하는 등 다문화 가정 해체와 한부모 다문화 가정에 대한 관심도 모색돼야 한다.
결국 사랑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 학교인 ‘해밀’을 운영하고 있는 가수 인순이(체칠리아)씨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모두 대한민국의 아이들이다.
틀림과 다름의 차이를 이젠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대한민국 사회 일원으로 여기는 인식 전환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어려움에 대한 윤리신학적 고찰과 사목적 제언」 논문을 쓴 정희채(인천교구 동춘동본당 보좌) 신부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고민 상대는 가족이 44%, 친구와 동료가 36%지만 종교인은 1%에 그치고 있다”며
“보편 교회는 ‘대화’, ‘친교’, ‘일치’의 사목을 이루고, 지역 교회는 전문 인력을 개발해 신앙 교육 등 지속적인 사목을 제공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평안 신부는 “똑똑하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많은데, 우리 사회가 바탕을 제대로 못 만들어주는 것 같다”며 “교회는 ‘가정 해체’와 ‘왕따’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부모가 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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