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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나의 목자 되시니’의 선율을 만든 스코틀랜드 음악가 얼바인.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던 그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시편 운율 자체를 중시하며 선율을 썼다. |
51번 성가 ‘주 나의 목자 되시니’ 가사의 기원은 ‘시편의 대중화 운동’과 관계돼 있다. 이 운동은 본래 히브리어로 돼 있던 시편을 운율이 있는 영시의 형태로 번역하던 움직임이다.
이 운동의 결과물로 1650년 스코틀랜드 개신교에서 출판되었던 「스코틀랜드 운율 시편집(Scots Metrical Psalter)」에 수록된 시편 23편이 51번 성가 가사의 기원이 된다.
이 성가의 선율을 만든 이는 우리 성가집에 수록된 대로 스코틀랜드의 음악가였던 얼바인(Jessie Seymour Irvine, 1836~1887)이다. 아버지가 장로교회 목사였던 그녀는 오르간을 즐겨 연주하며 성가 선율을 종종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1997년 영국의 신학자 브래들리(Ian Campbell Bradley)는 자신의 책에서 이 여성을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던 아마추어 음악가로서 스코틀랜드의 전통을 지니고 있었던 이,
영국에서 점증되고 있던 특정 가사를 두고 선율을 만들던 당시의 경향과 달리 정형화된 시편의 운율 그 자체를 중시하며 (운율이 맞는 어떠한 가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선율을 썼던 이”라고 밝히고 있다.
얼바인은 「스코틀랜드 시편집」에 수록된 시편 23편의 영어식 운율을 충실히 따라가며 이 선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선율은 그녀의 아버지가 목회 활동을 했던 스코틀랜드의 마을 이름을 따서 ‘크리몬드’(Crimond)라고 불린다.
이 선율은 세계적으로도 시편 23편에 붙인 선율 가운데 가장 유명한 선율로 손꼽히고 있다. 이 선율을 작곡할 당시 그녀는 오르간을 한창 배우고 있던 10대였으며, 이 선율은 그녀가 오르간을 연습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이 선율은 1872년에 스코틀랜드에서 출판된 「북부 시편집」(The Northern Psalter)에 처음으로 실려 출판되었는데, 이때에는 가사가 시편 23편이 아닌,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요한 복음 14장 6절의 말씀이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이 선율의 작곡자가 그란트(David Grant)로 표기됐었는데, 이에 본래 작곡자인 얼바인의 자매가 수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즉 그녀는 얼바인이 작곡하고 화성을 붙이도록 요청하기 위해 악보를 그란트에게 보낸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1929년에 나온 「북부 시편집」 새 판에는 작곡가를 얼바인으로 명시한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성가는 오늘날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1947년 거행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의 결혼식에서도 이 성가가 불렸다고 한다.
우리말 가사도 운율이 있는 시로 번역되었던 영어 시편 가사와 같은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시편 23편에서 노래하고 있는 주님께 대한 의탁과 든든함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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