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집에서 편안히 지내시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죠”
요양과 지속 보호 필요한 노인
소규모로 함께 생활하는 공간
치료 중심 복지 한계에서 탈피
가족이 돌보는 듯한 환경 조성
‘노인 그룹 홈(Group Home)’은 노인 복지의 최전선이다. 기존 대규모 복지시설은 노인 인권과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 속에 그 영향력을 점차 잃고 있다.
단순히 노인 복지 문제를 ‘치료’의 목적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점도 이 같은 추세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노인 그룹 홈은 치료 개념에 머물러 있던 ‘시설복지’를 탈피해 ‘재가복지’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노인 그룹 홈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인 복지 현장에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노인 그룹 홈을 더욱 활성화해야만 사회문제로 대두된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남구 ‘앞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애덕의 집’은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즉 ‘노인 그룹 홈’의 모범적인 사례다. 노인성 질환으로 요양이 필요하거나 지속적인 보호가 필요한 어르신들이 소규모로 함께 모여 생활하는 곳이다.
2008년 처음으로 문을 연 애덕의 집에는 현재 9명의 할머니가 생활하고 있다.
애덕의 집을 거쳐 간 어르신들만 40여 명. 현재 애덕의 집에는 정원이 다 차서 입소할 수 없지만 65세 이상의 장기요양 판정을 받은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입소할 수 있다.
또 65세 미만이라도 노인성 질환(치매, 중풍, 파킨슨병 등)을 앓고 있다면 입소 가능하다.
애덕의 집 박금주(소피아·대구 대덕본당) 원장은 치매를 앓던 시어머니를 모시다 여생을 함께 보낼 친구를 만들어 드리고 싶은 마음에 노인 그룹 홈을 시작했다.
애덕의 집은 노인 그룹 홈이라는 특성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 박 원장은 “어릴 적 할머니를 모시던 어머니 모습을 떠올리며 어르신들을 대한다”며 “특별한 무언가를 대접하고자 힘쓰기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애덕의 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어르신들이 잘 드시고, 잘 주무시고, 청결한 환경에서 지내도록 돕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가족이 직접 어르신들을 돌보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노인 그룹 홈의 최대 장점이다.
노인 그룹 홈에 대해 복지 현장에서는 “숙식비와 난방비도 줄이고 서로 의지하며 외로움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동체 유대감도 키울 수 있다”며 이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노인 그룹 홈이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노인 그룹 홈 실정은 그리 녹록치 않다. 복지 선진국에서 모범적인 복지 시스템으로 안착한 노인 그룹 홈은 우리나라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를 맞은 일본에서도 활성화돼 운영되고 있다.
부족한 시설 수와 입소정원도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노인공동생활가정의 경우 2015년 현재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효천성바오로의 집 등 3개에 그치고 있으며 입소정원도 18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2026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를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독거노인 ‘고독사’ 통계조차 제대로 내지 못할 만큼 우리나라 노인 복지 제도 실태는 열악한 실정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농촌 지역 지자체를 중심으로 노인 그룹 홈 도입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 김제시는 경로당 154개를 노인공동생활가정으로 전환했고 관련 조례를 개정해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애덕의 집 박 원장은 “일부 노인 그룹 홈은 운영자가 수익성만 따져 건물을 임대해서 운영하다 보니, 수익이 많이 나지 않자 폐업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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