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로널도 루얼 톨킨.출처 moviecritic92
뉴질랜드의 영화감독 피터 잭슨은 2001년부터 2003년에 걸쳐 ‘반지원정대’, ‘두개의 탑’, ‘왕의 귀환’으로 구성된 삼부작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원작과 마찬가지 순서로 매년 겨울 뉴라인 시네마를 통해 영화화해서 선보였습니다.
적어도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대중적인 관점에서 볼 때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꼽히고 있습니다.
소설 「반지의 제왕」은 영화 성공으로 비로소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판타지 소설이라는 장르 문학의 경계를 넘어 여러 면에서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영화화 이전에도 영어권 나라에서는 위대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었습니다.
■ 소설 「반지의 제왕」과 저자 톨킨
옥스포드 대학의 널리 인정받는 영문학 교수이자 북유럽 신화의 권위 있는 연구가, 번역가였던 톨킨이 1954년과 1955년에 걸쳐 세 권으로 발표한 이 소설이 영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 문단에서는 주로 대중 문학의 한 부류인 판타지 소설로서의 가치만 인정받았습니다.
사실 유명한 작가나 지식인 중에서는 일찌감치 작품이 지닌 높은 정신적 차원을 직감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수의 진지한 문학 평론가들이나 어문학 교수들은
이 소설이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점차 독자들 사이에서 ‘고전’의 지위를 얻어갈 때도 작품의 문학성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을 보였습니다.
저자가 「반지의 제왕」 직전에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쓴 「요정 이야기」이자 청소년 문학으로 분류할 수 있는 소설 「호빗」(Hobbit, 1937년 출판)을 미리 썼고,
「호빗」의 성공으로 「반지의 제왕」에 착수하고 마침내 출판할 수 있었으며, 이야기 전개로 보아 「호빗」의 속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과소평가의 한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톨킨 역시 처음에는 실제로 「반지의 제왕」을 「호빗」에 이어지는 아이들을 위한 책으로 쓰려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곧 자신의 「요정 이야기」가 어린이들이 아니라, 더 없이 진지하고 처절하며, 인간과 세계의 빛과 그림자를 아우르는 어른들의 책이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심혈을 다하여 인내로이 이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하고 다듬어 갔습니다.
「반지의 제왕」이 완성되기까지는 십여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고 각고의 노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신화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언어학적 천재성,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과 철학적, 종교적 통찰을 발전시키고, 종합하는 한편,
주요 인물들에 살아있는 개성을 불어넣고 이에 다듬어지고 격조 높은 문체를 더하여 오늘날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위대한 수준으로 작품을 완성하게 된 것은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을 공유하는 옥스포드 교수들 중심의 ‘잉클리즈 모임’의 도움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톨킨과 깊은 우정을 나눴던 C.S. 루이스 역시 이 그룹에 속해 있었지요. 무려 16년을 지속한, 매주 화요일의 카페 ‘독수리와 아이’ 에서 각자 자신의 창작물을 낭독하는 이 모임은
톨킨에게는 원대한 문학적 구상이 잉태되고 열매 맺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잉클리즈 모임’과 톨킨의 루이즈와의 우정에 대해서는 콜린 듀리에즈의 「루이스와 톨킨」(홍성사, 2005)이 잘 설명해줍니다.)
이러한 사실은 톨킨이 처음부터 이 작품에 대한 원대한 구상을 지니고 있었음을 말해줍니다.
톨킨은 자신의 계획을 이루었고, 작품의 위대함 역시 시간의 시험을 이겨냈습니다. 소설의 문체는 유장하면서도 기품있으며,
이야기의 흐름은 어린 아이도 이해할 수 있고 열광하게 하면서도, 높은 교양을 갖춘 사람도 감탄을 자아내는 깊이와 폭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신화적 상상력은 웅장하며, 이에 담긴 철학은 난해하지 않으나 절실함과 깊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이라는 작품에서 영성적 지혜를 찾는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작품에 가톨릭 신자인 톨킨의 통합적인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이 잘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톨킨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보며 이 흥미진진한 작품에 나타난 그리스도교적 세계관을 살펴보며 삶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영성에 대해 음미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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