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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자비의 성문 닫혀도 자비의 온기는 이어진다

dariaofs 2016. 11. 18. 11:42


자비의 특별 희년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막 내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자비의 특별 희년이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막을 내린다.  한국 교회는 이에 앞서 13일 교구별로 자비의 문을 닫는 예식을 거행하고 지역 교회 차원의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마무리했다.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루카 6,36 참조)라는 주제로 지난해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시작된 자비의 특별 희년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하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이웃에게 자비를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한해로 이어졌다.  


한국 교회는 교황청이 마련한 자비의 특별 희년 일정에 따라 하느님 자비를 되새기고 그 자비를 구체적 행동으로 전하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와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한국 교회 자비의 특별 희년을 되돌아본다.


▲ 염수정 추기경이 13일 명동대성당 자비의 희년 성문을 닫은 후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성문(聖門)을 열어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을 선포한 후 한국 교회 대다수 교구도 12월 13일 주교좌 성당의 성문을 열고 본격적인 희년살이에 들어갔다.



전국 교구는 먼저 상설 고해소를 개설하고 자비의 특별 희년 순례 성당 및 성지를 지정함으로써 희년 기간 신자들이 전대사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희년 기간에 하느님 자비의 의미를 전하고 고해성사를 집전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하려고 교황이 파견하는 자비의 선교사로는 한국 교회에서 총 29명의 사제가 임명됐다.


한국 교회는 또 교황이 발표한 자의교서 「자비로운 재판관이신 주 예수님」에 따라 교회 법원의 혼인 무효 선언 소송을 2심제에서 1심제로 간소화했다.


전국 교구가 교황청 일정에 따라 동시에 거행한 대표적인 행사로는 ‘주님을 위한 24시간’을 꼽을 수 있다.


3월 4∼5일 전국적으로 일제히 열린 ‘주님을 위한 24시간’에서 신자들은 회개를 지향하는 미사와 참회의 성시간, 고해성사,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묵주기도 등 교구별로 다양하게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하느님께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 교구는 이 외에도

△병자와 장애인을 위한 희년(6월 12일)

△자비 활동가들과 자원 봉사자들을 위한 희년(9월 2∼4일)

△교리교사들을 위한 희년(9월 25일)

△감옥에 있는 이들을 위한 희년(11월 6일) 등 교황청이 정한 특정 희년에 맞춰 해당 희년의 의미를 살리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 서울대교구가 지난해 12월 18일 명동대성당 마당에서 시행한 젊은이들을 위한 고해성사에서 젊은이들이 임시 고해소 텐트에서 고해하고 있다.


교구별로 눈에 띄는 희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서울대교구는 지난해 12월 18일 명동대성당 마당에 특별 고해소 30개를 설치하고 젊은이를 대상으로 고해성사를 베풀었다.


 또 별도로 제작한 ‘자비의 희년 기도문’과 함께 본당에서 강론이나 공지사항 시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황 칙서 「자비의 얼굴」 요약본을 배포하고,


병인박해 포고령의 날인 2월 23일에는 병인박해 관련 성지인 서소문ㆍ새남터ㆍ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성문 개방 예식을 거행했다.


서울대교구는 매월 첫 금요일 밤을 ‘자비의 기도의 밤’으로 정하고 관련 예식서를 발송해 신자들이 성경 말씀과 기도로 하느님 자비를 묵상하도록 이끌었다.


교구가 펼친 ‘하자아자’(하느님처럼 자비로이, 아버지처럼 자비로이) 운동은 신자 개개인에게 실천표를 나눠준 후 누구를 위해 어떤 기도를 바쳤고, 누구를 위해 무엇을 나눴는지 적게 함으로써 자비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도록 하는 길잡이가 됐다.

 

대구대교구는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아 셋째 이상 다자녀 가정을 지원하는 ‘생명사랑 장려금’을 신설했다.


출산율이 최저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신자들부터 생명사랑 운동에 적극 나서자는 취지에서 만든 장려금으로,


셋째 자녀를 출산한 가정에 100만 원, 셋째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가정에 100만 원, 셋째가 대학교에 입학한 가정에 200만 원씩 총 5억여 원을 지원했다. 교구는 내년에도 장려금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광주대교구는 18개 공소에서 ‘자비의 희년 공소 순회 피정’을 실시했다. 노인여가활동지도사회와 교구 청년성가봉사단의 율동과 찬양, 레크리에이션 등을 곁들인 피정은 공소 신자들의 신앙을 북돋우는 좋은 기회가 됐다.


 또 지난 5월 광주시 남구 광주공원에 ‘노숙인 샤워장’을 개설하는 한편 출소 청소년 자립을 위한 쉼터 ‘주빌리 하우스’와 교구 첫 발달장애인 주일학교(삼각산본당)를 개교하는 등 희년의 정신을 살리는 활동을 이어갔다.

 

수원교구는 수원대리구 주관으로 모든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비의 학교’를 열었다.


자비의 학교는

△강의와 자비의 기도, 미사로 진행된 ‘자비의 사도’

△매주 금요일 ‘자비와 은총의 성시간’과 ‘자비의 교실’로 나눠 총 110회의 강의와 행사로 진행됐다.


성시간과 자비의 교실은 희년이 끝난 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의정부교구는 올해 5월 성지로 선포된 양주 순교성지를 비롯해 마재성지, 의정부주교좌본당, 행주본당, 참회와 속죄의본당을 교구 지정 전대사 순례지로 지정하고, 교구민들이 자비의 희년에 주어진 전대사 은총을 누리도록 했다.


9월에는 교리교사를 위한 희년의 날을 맞아 경기도 양주 서정대학교에서 교리교사 희년 미사를 봉헌하고 주일학교 교리교사들을 격려했다.

 

대전교구는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과 동시에 교구 시노드(대의원회의)를 열어 쇄신과 변화를 위한 ‘함께하는 여정’에 돌입했다.


교구는 시노드 준비를 위한 기초 단계를 마무리한 데 이어 2017년 상반기까지 준비 단계,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까지 본회의 단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구는 또 ‘2016 청년, 자비의 희년을 말씀과 함께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비의 특별 희년 기도 바치기

△성경 읽기

△자비가 무엇인지 나누기

△침묵 중에 묵상하기

△자비를 실천하기 등 다섯 가지를 실천하도록 권고했다.

 

춘천교구는 교구 성당들과 사적지 소개, 교황이 제안한 자비의 실천 방안과 기도문 등을 담은 ‘본당 순례 수첩’을 펴냈다.


교구 사제단은

△고해소를 사랑하자

△십일조로 자선을 베풀자 △친절과 소통의 삶을 살자 등 세 가지를 실천하는 운동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교구청 소속 사제들은 ‘자비 통장’을 개설해 함께 자선기금을 모으며 자비를 실천하는 데 앞장섰다.

 

전주교구는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 회합 등 각종 모임에서 교황 칙서 「자비의 얼굴」과 관련 성경 구절도 읽고 묵상하고 실천할 것을 권고하고, 신자들이 모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자비의 얼굴 강독 자료」를 펴냈다.


교구는 희년 성음악제와 사진 공모전을 열었으며, 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교구민 특강에 직접 강사로 나서 희년의 불씨를 지폈다.

 

안동교구는 자비로운 삶을 살 것을 다짐하면서 ‘냉담교우 회두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 결과 330여 명의 냉담교우가 다시 교회 공동체로 돌아와 기쁜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부산교구는 하느님 자비가 깃든 혼인성사의 은총과 가정생활의 기쁨을 알리기 위해 전국 최초로 혼인 전문 성당인 ‘초량가정성당’을 5월에 착공했다. 교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신자와 일반 시민에게 성당을 무료로 대여해 줄 계획이다.

 

마산교구는 특별히 청년 사목 활성화를 위해 청소년국 산하 청년부를 청년사목국으로 분리 신설하고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에 힘썼다.

 

남정률 기자 (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