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삶으로 ‘하느님과의 일치’ 보여준 스승
가르멜 영성에 심취해
하느님 사랑 깊이 체험
강론·시·수필·논설 등
여러 작품 통해 영성 심화
1956년 최민순 신부 강의 모습.출처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855-2005」
■ 구원을 향한 여정
최민순 신부는 어린 시절부터 선조들이 쌓아둔 신앙적, 문화적 토양에서 성장했다. 신학교에서는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교육적 영향을 받았고, 특히 스페인에서 신비신학을 연구한 체험을 바탕으로 하느님을 향한 인생 여정을 보다 풍성하게 이어나갔다.
그의 영성적 삶에 보다 구체적으로 영향을 끼친 성인은 성 아우구스티노와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십자가의 성 요한 등이었다.
최 신부에게 있어서 성 아우구스티노에 대한 관심은 「고백록」을 중심으로 한다.
최 신부는 이 책을 번역함으로써, 자신의 존재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인간 및 하느님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해를 풀어 가는 데 중요한 영향을 받게 된다.
또한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가 쓴 「완덕의 길」과 「영혼의 성」을 중심으로 성녀의 영성에 대한 이해에 도달한다. 한 예로, 최 신부가 쓴 「천국으로 띄우는 글월–찬미 예수 마리아 요셉」은 성녀에 대한 이해와 애정, 존경을 잘 드러낸다.
최 신부는 이미 1953년에, 십자가의 성 요한 「가르멜의 산길」의 일본어 번역본을 우리말로 해석해 강의함으로써 가르멜 영성을 접하고 심취했다.
그는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에 관해 “다른 어느 사람의 영성보다도 피부로 느낄 수 있고, 또한 어떤 의미에서 현대를 건질 수 있는 구원의 원리를 지닌 영성”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최 신부의 영성에도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사료된다.
최민순 작사 이문근 작곡의 ‘복자찬가’ 악보.출처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855-2005」
최 신부의 인생 역정과 그가 깊이 영향을 받은 요소들 및 인물들의 영성을 살펴보면, 그의 신앙 여정은 스페인에서의 신비신학 연구 기간을 중심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로는 주로 트렌토공의회 및 제1차 바티칸공의회, 얀세니즘 등이 혼합되어 있던 당시 프랑스교회의 신학과 영성,
최 신부의 작품들 및 강론, 사목활동 등의 경향성을 보면, 대략 전반부에서는 그 방향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후반부에는 최 신부의 관심사와 활동이 어떤 하나로 모아져 가며, 횡적인 방향에서 종적인 방향으로 집중되고 통합되고 단순해져 가는 것이 완연히 드러난다.
사목 활동으로는 수도회 지도와 학교, 특히 대부분의 기간 동안 신학교 교수로서 사제 양성에 헌신했다.
최 신부 삶의 전반과 후반 두 기간의 분기점은 바로 가르멜 영성, 무엇보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성에 따라, 전혀 새로운 듯이 보일 정도로 심화됐다. 따라서 그 분기점은 최 신부 삶의 후반부를 수놓은 ‘하느님 체험’이라는 주제로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
■ 평생을 임만 바라본 구도자, 임을 노래한 시인
최 신부는 평생을 ‘임’이신 하느님과의 일치를 향한 추구 하나만으로 살아간 구도자였다. 그는 일생을 통해 점차적으로 완전히 자신을 비워나갔고, 더욱더 온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제헌했다.
그는 평생을 “하로 하로 살얼음 밟으며/ 祭物(제물)로” 살았으며, “가시 아래 피 번지신/ 당신의 ‘거룩한 얼굴’을/ 밝으신 태양 삼아” 우러렀고, “燔祭(번제)의 흰 재로 남을수록/ 님 사랑 안에 삶이라 함을” 배웠고, “聖三位(성삼위)의 품 속에서” 살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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