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톨 릭 이 야 기

[나의 미사이야기] (7) 미사를 봉헌하는 마음가짐

dariaofs 2017. 7. 12. 04:30

사제로 서품되기까지(어쩌면 미사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미사 중에 제 역할과 자리는 늘 변해 왔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 아주 어린 아기 때에는 어머니 혹은 외할머니 또는 이모들 등에 업혀 미사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는 역할을 강제로(?) 했을 것입니다.

 

조금 자라서 미사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는 한 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녔을 것입니다.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내 입을 막느라고 함께 미사에 참여한 어른들을 애먹이는 역할을 했으리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주일학교에 다니고 첫영성체를 하고 복사를 서면서 제 역할은 조금씩 제대와 신부님 가까이 옮겨갔고, 미사에 참여하는 자리도 고정돼 갔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해선 제대에서 가장 먼 자리부터 시작했습니다.

 

한 해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제대와 저와의 자리도 가까워졌습니다. 미사 중에 해야 하는 역할도 독서부터 복사, 그리고 강론까지 중요한 책임과 함께 커졌습니다.

 

사제품을 받고 미사를 봉헌하면서는 누가 봐도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서게 됐습니다. 또 미사 중엔 사제만이 할 수 있는-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말해야 하는-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같은 미사 안에서 이렇게 변해 온 역할을 보면서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자리에 서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본당 보좌 신부로 있던 시절,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인 한 복사가 “신부님은 왜 미사 때 목소리가 변하세요?”라고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미사 때 목소리가 변한다고?” 그때까지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 한결같은 목소리 톤으로 미사를 집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제 목소리를 신경 써서 들으니 정말로 미사 때 몇몇 특정한 곳에서 목소리를 다르게 내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미사 경문을 읽을 때는 정확하게 발음하기 위해서 딱딱하면서도 리듬을 주고, 미사 지향을 읽을 때는 조금 빠르게 그러면서도 이름과 세례명을 나누어 또박또박 읽었습니다.

 

복음을 선포할 때는 예수님과 그 외 인물들의 말이나 행동 등을 구분해서 말하고, 강론할 때는 천천히 그리고 문장을 끊어가며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찬 전례 중 성변화가 일어나는 곳에서는 ‘예수님 말씀’ 부분을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톤으로 사람들이 집중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함께 기도하거나 노래하는 곳(대영광송, 알렐루야, 신앙 고백, 주님의 기도) 등에서는 마이크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었습니다.

 

신자들이 제 목소리로 분심이 들거나 전체적인 속도가 어긋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습니다.

변하는 건 목소리만이 아니었습니다. 복사를 했던 시절에는 언제 어디서든지 ‘기도손’을 하며 합장을 잘했는데 사제가 된 후부터는 기도손을 덜 하게 됐습니다. 미사 때 팔을 벌리는 넓이도 때때마다 달라졌습니다.

 

미사를 주례하거나 공동 집전을 할 때 목소리와 모습에 대해선 평소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미사 중에 목소리와 행동이 변할 순 있어도 미사를 봉헌하는 마음만은 변해선 안 될 것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소홀함 없이 올곧은 마음과 행동으로 미사를 봉헌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와 함께.”

 

                                     황현 신부(서울대교구)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 영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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