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주님 만날 그날까지 항상 깨어있으라
바오로 사도가 생각한 그리스도인의 삶은 이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바로 여러분이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1테살 4,3)
하느님께 맞는 거룩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부르심’과 ‘선택’이라는 주제와 항상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주제입니다. 그렇기에 하느님과 믿는 이들과의 관계를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테살로니카 1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또 이렇게 권고합니다. “조용히 살도록 힘쓰며 자기 일에 전념하고 자기 손으로 제 일을 하십시오.”(1테살 4,11) 이런 삶을 통해 품위 있게 처신하고 아무에게도 신세 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 특징 ‘대조사회’
바오로의 편지에서 볼 수 있는 초대 교회를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는 대조사회(對照社會)로서의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삶은 세상에 속해 있지만, 세상의 삶과는 다른, 세상을 신앙의 힘으로 바꾸어 갈 수 있는 사명을 지닌 공동체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권고 역시 다른 이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살라는 의미이기보다 이런 대조사회의 역할을 하도록 신앙인들을 초대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테살로니카 1서에서 바오로 사도의 이런 권고들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이야기됩니다.
테살로니카 1서에서 찾을 수 있는 특징 중의 하나는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언급입니다. 종말의 다른 표현인 그리스도의 재림은 초기 바오로 사도의 글에서 강조되는 내용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의 재림이 머지않은 때에 올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신앙인들에게 재림을 준비하며 하느님의 뜻에 맞게 처신하고 살아가도록 권고합니다.
테살로니카 1서 4장 13절에서 5장 11절은 재림과 종말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부분입니다.
“명령의 외침과 대천사의 목소리와 하느님의 나팔 소리가 울리면, 주님께서 친히 하늘에서 내려오실 것입니다.
그러면 먼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고, 그다음으로 그때까지 남아 있게 될 우리 산 이들이 그들과 함께 구름 속으로 들려 올라가 공중에서 주님을 맞이할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재림과 종말 때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이 구절은 한때 ‘휴거’라는 말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이 표현에서 어떤 이들은 종말 때에 믿는 이들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거나 하늘과 땅의 중간쯤으로 들어 올려지는 것을 상상하기도 하지만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것은 구약성경을 배경으로 합니다.
무엇보다 구름은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는 상징이었고 바오로 사도 역시 이런 의미로 사용합니다.(다니 7,13; 마르 13,26)
또한, 당시의 세계관에 의하면 하늘과 땅은 구분되어 있었고 부활 이후의 우리는 땅에 속하지 않는 이들이라는 의미에서 ‘공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재림과 종말에 관한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 죽은 이들이 부활하고 살아 있는 이들과 함께 주님을 만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늘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는 표현이 그것을 잘 말해 줍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그리스도 재림
언제 올지 모르는 주님의 재림. 바오로 역시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아무도 알지 못한 때에 마치 “도둑처럼” 온다고 표현합니다.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르지만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도록” 준비하라는 것이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입니다.
현재에 집중하며 주님 맞을 준비를
그에게 재림의 준비는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이처럼 믿음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재림은 곧 희망입니다. 그때에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주님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재림과 종말의 가르침은 바오로 사도뿐 아니라 지금도 마찬가지로 현재의 삶을 돌아보도록 초대합니다. 그날이 언제이고 그때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더 관심을 둡니다.
<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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