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교단 평신도 지도자, 청년 한국 교회 영성과 문화 체험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를 기념해 10일부터 15일까지 5박 6일간 열린 한국 순례 주간 행사가 막을 내렸다.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는 아시아 교회 13개국 주교와 사제, 평신도 지도자 32명과 9개국 청소년 대표 28명을 초청, 함께 성지순례를 하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면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의 교황청 국제 순례지 승인을 축하했다.
|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피지겔라 대주교, 아시아 13개국 교회 지도자들이 11일 광희문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 ▲ 천주교 서울 순례길 선포식에 초청된 아시아 13개국 교회 지도자들이 13일 저녁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
| ▲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골룸바)여사가 13일 저녁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아시아 청년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고 있다. |
○…아시아 교회 지도자들과 청소년들은 11일부터 13일까지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비롯해 대전교구 솔뫼와 해미성지를 순례했다.
이들은 성지마다 지니고 있는 순교 역사와 순교자 개개인의 사연을 진지하게 귀담아듣고, 순교자들의 유품과 형구들을 꼼꼼하게 보고 사진에 담았다. 또 순교자들의 유해 앞에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침묵 속에 기도했다.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겸 다보아대교구장인 로물로 발레스(Romulo Valles, 66) 대주교는 “순례를 통해 한국 교회 순교 역사를 자세히 알게 돼 감동이 컸다”면서
“한국 순교자들을 성지에서 만나면서 예수님을 좇아 작은 길을 가는 것이 결국 큰길로 향하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네팔대목구장 폴 시믹(Paul Simick, 54) 주교는 “순례길 안에서 순교자들의 희생을 보면서 믿음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며 “나의 신앙과 영혼이 다시 한 번 정화되는 매우 좋은 시간이었다”고 감격해 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대교구 안토니 소테르 페르난데스(Anthony Soter Fernandez, 86) 추기경은 “한국 교회와 순교자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고, 경험을 나눴다”며
“앞으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통해 아시아 신자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고 신앙을 성장시켜 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아시아의 문화 전통과 그리스도 신앙’을 주제로 13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제 학술심포지엄은 아시아 교회의 순교 전통 안에서 새 복음화를 위한 토착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우리가 사는 문화에 근거를 두고 신앙을 가르치고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삶의 자리에서 세속주의와 신앙을 약하게 하는 현상들에 맞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하는 새로운 방법을 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을 주관한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서울 순례길은 한국 교회를 넘어, 아시아와 세계 복음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개인을 넘어 교회 공동체가, 서울을 넘어 아시아와 세계로, 모든 벽과 담을 넘어 하나의 길 곧 세계의 복음화와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기를 기도한다”고 인사했다.
| ▲ 천주교 서울 순례길 조성에 아낌없이 지원해온 박원순 서울 시장이 14일 주한 교황대사 슈에레브 대주교로부터 교황 강복장을 받고 있다. |
| ▲ 아시아 13개국 교회 지도자들이 11일 서울 당고개순교성지를 방문, 이성례 마리아 복녀의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
○…13일 저녁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는 아시아 주교단ㆍ청소년 순례단 초청 미사가 봉헌됐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주례한 이날 미사에는 한국과 아시아 교회 주교단, 신자 700여 명이 참여했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피지겔라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진실한 사랑은 교회와 세상을 성장시킨다”면서
“이 사랑은 순교자들이 증언했던 사랑으로 오늘날 믿음을 알아듣고 증거하도록 우리를 자극하는 그 사랑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피지겔라 대주교는 이어 “예수님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한국의 순교자를 공경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가난한 이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한반도의 치유와 상호 이해가 증진될 수 있도록 순교자들이 증거한 복된 삶을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미사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골룸바) 여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는 미사 전 한국과 아시아 주교들에게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남북 평화의 기회는 하느님께서 만들어 주신 선물이 아닌가 늘 생각하고 있다”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 또 “순교자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거룩한 순례길 앞에서 평화롭게 기도할 수 있는 일상이 기적처럼 느껴진다”면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신자뿐 아니라 경쟁과 속도의 시대를 살면서 지친 사람들에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여정을 선물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숙 여사는 “10월 중에 바티칸 교황청 방문을 계획 중”이라면서 “한국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시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해 주신 교황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리길재 (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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