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 돕는 것이 성인 사명 잇는 길
천사가 전한 주님의 말 믿고 조건 없이 마리아 받아들여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구원 역사 안에서 큰 역할
교황청 도서관에 있는 십자가와 성 요셉 상.CNS
3월은 성 요셉 성월이다. 복자 비오 9세 교황은 1870년 성 요셉을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고 3월을 성 요셉 성월로 정해 성인의 덕과 신심을 본받도록 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2월 8일 교황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Patris Corde)를 발표하고 오는 12월 8일까지 ‘성 요셉의 해’를 선포해 올해 성 요셉 성월을 지내는 의미는 더욱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우리 삶은 다른 평범한 이들, 우리가 종종 잊고 지내는 이들과 함께 엮여 있고 그들에게 도움받는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고백한다. 교황은 “주목받지 않고 날마다 신중하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살아가는 요셉 안에서, 우리 저마다는 곤경에 처해 있을 때의 중재자, 지원자, 안내자를 발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 요셉은 숨겨져 있거나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이 구원 역사에서 비할 데가 없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는 것이다.
성 요셉은 구원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인에게 언제나 사랑받는 아버지였다. 가톨릭 신자들은 매주 수요일과, 전통적으로 3월에 특별히 성 요셉에게 전구한다. 무수히 많은 성인과 성녀들이 성 요셉에 대한 깊은 신심을 갖고 있었으며, 특히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성 요셉을 변호인이자 중재자로 선택했고 다른 이들에게도 성 요셉에 대한 신심을 굳건히 하라고 권유했다.
특히 교황은 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에서 성 요셉을 ▲사랑받는 아버지 ▲온유하고 다정한 아버지 ▲순종하는 아버지 ▲수용하는 아버지 ▲창의적 용기를 지닌 아버지 ▲노동하는 아버지 ▲그림자 속에 있는 아버지로 묘사했다.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요셉에게서 하느님의 온유한 사랑을 보았다”고 확신한다. 이는 요셉이 하느님께서 그에게 준 사명을 수행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 요셉은 자신의 약함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으며, 교황은 이러한 성 요셉이 성가정의 토대를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교황은 “성 요셉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그분께서 우리의 두려움, 약점, 나약함 안에서도 일하신다는 것을 믿도록 한다고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고 역설했다. 이어 “요셉은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 주님께 우리의 길을 이끄시도록 맡겨 드리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쳐 준다”면서 “때때로 우리는 완전한 통제를 원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더 큰 그림을 보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성 요셉은 천사가 전해주는 말을 믿고 조건 없이 마리아를 받아들여 우리 신앙인의 훌륭한 모범이 됐다. 성 요셉의 이러한 수용하는 태도를 통해 우리는 “다른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환대하며, 약한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특히 교황은 “오늘날 이 세상은 아버지가 필요하며 교회도 아버지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연약한 아이로 이 세상에 오셨고, 성 요셉의 돌봄으로 성장했다. 성장한 예수는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하며 고통받고 소외되며 갇힌 이들을’ 도우라고 명하셨다. 그리스도의 이러한 명령에 응답하는 것은 바로 성 요셉의 사명을 이어가는 것이다.
최용택 기자(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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