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구령’과 ‘위주치명’이 매일 삶의 슬로건
‘칠울’이라 불리는 교우촌에서
신앙 안에서 호흡하며 성장해
온 가족 함께 기도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어린 시절
국민(초등)학교 6학년이던 해 여름, 개울가에서 학습한 후 찍은 사진. 가운데 동그라미 속 얼굴이 소년 최창무.광주대교구 제공
신자 여러분들의 영육 간 건강을 빕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서로가 항상 영육간 건강을 기원해주길 바랍니다. 또한 그것은 우리의 노력만 가지곤 안 되고 은총 안에 있어야만 유지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선 웰빙이란 단어가 좀 편협하게 쓰이는 것 같은데요. 신앙인으로서 ‘훌륭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웰빙(well-being)의 삶 살아가길 바랍니다.
‘안드레아’. 제 본래의 이름 ‘본명’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삶은 ‘생성완숙’, 여물어 가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지금도 완숙되어 가는 시간이지요. 기도를 언제부터 했는지 기억하진 못합니다.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기도소리를 듣고 함께 기도했으니까요. 태중교우죠.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온 가족이 무릎 꿇고 기도하는 모습이긴 합니다.
제가 태어난 곳은 교우촌입니다. 서울 근교(현 파주시 법원읍 갈곡리) 칡이 우겨졌다고 해서 ‘칠울’(칡울), 지금은 갈곡리라 불리는 곳에 자리했는데요.
제 외조부이신 박반보(베드로)를 중심으로 한 저희 가정과 다른 두 가정, 총 세 가정이 한뜻으로 황무지와 같은 곳에 세우고 터를 다진 교우촌입니다.
교우촌은 숨어 살되 신앙의 자유를 누리면서 사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그 신앙 안에서 자유롭게 호흡하며 자랐기 때문에 행운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안 신앙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최경환 성인께 닿으니 7~8대 신앙이 이어져 온 거죠.

“우리 아기가 벌써 ‘성부와~’해요!”
교우촌에선 말 배우면서 동시에 성호경을 배우는 게 자랑거리인 분위기입니다. 아기들이 ‘엄마’, ‘아빠’하며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부모들은 아기 손을 끌어다가 ‘성부와 성자와 성신(성령)의 이름으로 아멘’하고 자연스럽게 반복해주거든요.
일 년에 두 번 판공성사를 위해 신부님께서 교우촌에 오시는 때는 정말 축제예요. 그런데 동시에 긴장되는 비상 기간이기도 합니다.
저는 기억도 안 나는데요, 누님 말씀으론 찰고 때 제가 대답을 아주 잘했다고 해요. 그래서 아직 첫영성체 반에 들어갈 나이가 되지 않았는데도 신부님께서 ‘첫영성체 해도 되겠다’라고 하셔서, 제가 월반을 했어요.
제가 참 곤혹스러운 것은요, ‘왜 신부가 됐느냐’, ‘언제부터 신부가 되고 싶었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랍니다.
정리 주정아 기자(가톨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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