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았다.
19 그들이 배를 스물다섯이나 서른 스타디온쯤 저어 갔을 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쉼 없이 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늘 정신없이 바쁩니다.
조금 쉬면서 일하라고 하면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삶을 즐기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십시오. 삶의 여유가 생겼을 때 즐겼던 것보다, 삶이 고단할 때 마주한 아름다움이 더 소중하고 아름답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 시간이 더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멈췄지만, 그전에는 일 년에 한두 번 꼭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출발 전까지 불안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았고, 제가 없으면 큰일 날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지순례를 다녀와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성지순례를 통해 얻은 힘으로 더 열심히 그리고 힘차게 살 수 있었습니다.
삶이 고단할 때 오히려 더 소중하고 아름답게 나의 삶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만드는 시간임을 깨달을 때 지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여유’가 지치지 않는 삶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이 열정적인 삶을 만듭니다.
우리의 삶을 주신 하느님의 뜻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분께서는 ‘보시니 참 좋았다’라고 하신 하느님이셨습니다.
따라서 어떻게 해야 ‘보시니 참 좋은’ 참이 될 수 있을까요?
“힘들어, 어려워”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고단하게 만드는 삶이 아닙니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만드는 삶이어야 좋은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유보다 아름답고 소중한 삶을 지금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주님과 함께하는 삶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이라는 점을 기억하면서, 지금의 자리에서 주님을 찾고 그 주님과 함께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내 가족이 나의 주님이며, 이웃이 나의 주님이며, 지금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의 주님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소중하고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주님의 사랑 안에서 그 어디서도 누리지 못했던 진정한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어둠 속에서 작은 배에 탄 채 거센 바람과 높은 물결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물 위를 걸어오는 것이 보입니다.
이 모습에 제자들은 주님이 아닌 유령인 줄 알고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이 상황이 지금의 우리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센 바람과 높은 물결과 같은 고통과 시련으로 시달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주님과 함께하기 위해 다가와도 알아채지 못합니다.
아무런 힘도 없는 유령인 줄 알고 두려움 속에 빠질 뿐입니다.
제자들이 주님을 알아 뵙고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자,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습니다.
맞습니다. 주님을 알아 뵙고 함께 하려는 마음만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주님과 함께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을까요?
아무런 힘도 없는 것에만 집착하며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요?
희망은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콜레트).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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