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편에 서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오늘날 ‘예수님 제자’ 의미는
집단에서 자기 소리 내는 사람
휩쓸리지 않고 집단화 막는 것
■ 모든 신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라고 들었습니다. 오늘날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복음의 이 부분에서 열두제자의 이름이 처음으로 공개됩니다. 가톨릭교회의 첫 사도들인 열두제자.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열두제자를 따라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삶을 살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어떤 사람들이어야 하는가? 여러 가지 답들이 있지만 영성심리에서는 집단 안에서 휩쓸리지 않고 자기 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왜 이런 점을 강조하는가? 1960년대 초 MIT대학원생인 제임스 스토너는 위험감수라는 문제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에 의하면 집단이 내린 결정은 개인이 내린 결정보다 위험수위가 높다는 것입니다. 집단은 사람들의 의견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어서 혼자서 결정할 때보다 더 극단적인 결정을 조장합니다.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성향이 비슷할 때 최종결정을 극단적으로 할 위험이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인종편견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놓으면 인종문제가 얽힌 문제에 대해 더 극단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종교적·정치적으로 과격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 자신도 갈수록 과격해지고 폭력적인 견해를 가지게 됩니다.
자신과 같은 의견이나 태도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기존의 생각이 더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렴풋하게 생각하던 것들을 공공연하게 표현하게 됩니다.
집단은 개인에 비해 독단적·비합리적 행동을 정당화하고 자신들의 행동을 도덕적인 것으로 여기며 의견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틀에 박힌 견해를 형성하는 경향을 가집니다.
게다가 의지가 강한 사람, 소리가 큰 사람이 집단의 토론을 이끌면 다른 사람들에게 압력을 가해 동조하게 만들고 만장일치라는 환상을 조작해냅니다.
이런 병적인 집단화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 그리스도 제자로서의 삶입니다. 주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이 당대 사람들을 집단화해서 정신적 고문을 하는 것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막으려고 애쓰신 분이셨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집단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로 양편으로 나뉘어서 ‘빨갱이’, ‘친일파’라고 서로를 매도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집단화 현상은 내전 내지는 대량학살의 조짐으로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는 이 땅이 피로 얼룩지지 않게 최선을 다해 집단주의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 하신 것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시길 바랍니다.
■ 마태 10,1-4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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