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성 마르티노 주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9ㄴ-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9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10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한 사람은 큰일에도 성실하고, 아주 작은 일에 불의한 사람은 큰일에도 불의하다.
11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12 또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
13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14 돈을 좋아하는 바리사이들이 이 모든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비웃었다.
15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자들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 마음을 아신다. 사실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는 혐오스러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어렸을 때, 친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바로 옆집에 사는 친구인데, 주로 그 친구의 집에서 매일 만나 놀았습니다.
왜냐하면 장난감이 가득했고, 책도 정말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세계 문학 전집, 각종 위인전 등의 그림책이 방 하나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는 하나도 없는 것이었기에 ‘부럽다’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우리 집은 몇 년 뒤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갔습니다. 이사 갔던 곳에는 함께 놀 친구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함께 놀다가도 어느 정도 시간이 되면 친구들이 하나둘씩 어디를 가는 것입니다.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 주산 학원, 태권도 학원 등등….
학원으로 친구들이 떠나고 결국 혼자 남은 저는 집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풍요롭지 못한 것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갖습니다.
혼자서도 잘 노는 어른이 되었고, 그래서 신부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 많은 친구에 대한 부러움이 누구보다 책을 많이 읽고 책을 사랑하는 어른이 될 수 있었습니다.
형제가 많았기에,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한글도 뗄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재능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부족해서 불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보면 부족해서 감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불평불만도 감사의 이유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감사할 일이 참 많습니다.
그 안에서 주님을 발견하면서 더 큰 기쁨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세상의 재물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세속의 재물을 보고 불의하다고 하는 것은,
재물 그 자체가 나쁘다기보다 사람의 마음을 흩트려 놓아 하느님 앞에 있는 참된 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물이 있는지 없는지에 집중하는 삶이 아닌, 하느님을 섬기는 데 집중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지금 부족한 것이 많지 않습니까? 특히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대한 부족함을 가지고서, 많은 불평과 불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런데 더 부족한 것이 있지 않을까요? 바로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이 훨씬 더 부족했습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지금의 삶을 뛰어넘어 먼 미래의 나를 위해서도 반드시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를 소홀히 하면서도 전혀 부족하다는 것도 깨닫지 못합니다.
그만큼 하느님과의 간격을 띄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부족함을 채워야 할까요?
오늘의 명언: 성공하기 전에는 항상 그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넬슨 만델라).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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