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dariaofs 2023. 12. 19. 01:35

사진설명: 가브리엘 천사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알리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25


5 유다 임금 헤로데 시대에 아비야 조에 속한 사제로서 즈카르야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론의 자손으로서 이름은 엘리사벳이었다.


6 이 둘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7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엘리사벳이 아이를 못낳는 여자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둘 다 나이가 많았다.


8 즈카르야가 자기 조 차례가 되어 하느님 앞에서 사제 직무를 수행할 때의 일이다.


9 사제직의 관례에 따라 제비를 뽑았는데, 그가 주님의 성소에 들어가 분향하기로 결정되었다.


10 그가 분향하는 동안에 밖에서는 온 백성의 무리가 기도하고 있었다.


11 그때에 주님의 천사가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분향 제단 오른쪽에 섰다.


12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13 천사가 그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14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15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16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17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18 즈카르야가 천사에게,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말하자,


19 천사가 그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20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


21 한편 즈카르야를 기다리던 백성은 그가 성소 안에서 너무 지체하므로 이상하게 여겼다.


22 그런데 그가 밖으로 나와서 말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소 안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몸짓만 할 뿐 줄곧 벙어리로 지냈다.


23 그러다가 봉직 기간이 차자 집으로 돌아갔다.


24 그 뒤에 그의 아내 엘리사벳이 잉태하였다.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 지내며 이렇게 말하였다.


25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종종 여행을 갔습니다. 이렇게 과거행을 쓰는 이유는 이제 여행을 잘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좋은 여행을 위해 많이 알아야 합니다.

 

그 여행지에 어떤 것이 있는지, 즐길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풍요로운 여행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렇게 여행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 힘듭니다.

 

그래서 공부할 필요 없이 아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쉼에만 집중하면서 한적한 곳을 찾아갑니다.

 

성지순례를 갈 때도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한 만큼 많은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과의 연관성, 그곳 성지의 역사와 유래 등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그 성지에 다녀왔어도 어디 다녀왔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알려고 노력할수록 많은 것이 보이는 법입니다. 그런데 주님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어떤 신부가 제게 “너희 동네의 그 집 가봤어?”라면서 맛집을 물어봅니다. 처음 들어보는 집이었습니다.

 

“우리 동네에 그런 곳이 있었어?”라고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알려고 하지 않았고, 또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갑자기 주님께서 나타나셔도 주님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어쩌면 늘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말은 하면서도, 주님을 보는 순간에 두려움에 벌벌 떨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하느님의 천사가 사제인 즈카르야에게 세례자 요한의 탄생에 대해 말해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당시 성전은 예루살렘에만 있었기에, 사제들을 조로 나누어서 차례로 한 주일 동안 제사를 드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속한 조의 차례가 되면 복음에서 보듯이 제비뽑기하여 분향할 사제를 정했습니다.

 

바로 즈카르야가 주님의 성소에서 분향하던 중에 주님의 천사를 만났던 것이지요. 이 상황에 대해 복음은 이렇게 전합니다.

 

“즈카르야는 그 모습을 보고 놀라 두려움에 사로잡혔다.”(루카 1,12)

 

천사는 즈카르야에게 “두려워하지 마라.”(루카 1,13)라고 말합니다. 천사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보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온 존재, 결국 주님을 만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려워해야 할까요? 아니면 기뻐해야 할까요?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에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면서도, 정작 주님 알기를 소홀히 하는 사람은 주님 앞에서 기쁨의 감정보다 두려움의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주님을 아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큰 기쁨 안에서 주님과 함께 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의 명언: 행복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아리스토텔레스).

 

조명연 마태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