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죄없는 아기 순교자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3-18
13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14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15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16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17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18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무엇인가를 적절한 대가나 노력 없이 거저 얻으려는 사람을 향해 우리는 ‘도둑놈 심보’를 가졌다고 말합니다.
시험공부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우수한 성적 맞기를 바라는 것은 어떨까요? 근면 절약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벼락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또 어떨까요?
그렇다면 100의 노력을 했는데, 결과는 20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당연히 불평불만을 가져야 할까요?
이곳저곳에서 강의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 있는 본당에서는 매주 금요일마다 성경 특강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준비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까요? 아닙니다. 한 번의 강의를 위해 10시간 이상의 시간을 소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마치고 나면 그렇게 만족스럽지 않으면서, 더 좋은 강의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매번 깨닫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결과만 나오길 바라는 모든 것이 ‘도둑놈 심보’입니다. 주님께 최선을 다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무한한 존재 앞에서 우리의 모든 말과 행동이 완벽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도둑놈 심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노력만으로는 그 어떤 결과도 얻을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도와주시고 또 함께하시기에 그래도 이만큼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도둑놈 심보에서 벗어나 겸손함을 가지고 주님과 함께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을 지내는 오늘입니다.
헤로데는 동방박사의 방문을 받은 뒤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께서 장차 유다의 왕이 되시리라는 예언을 듣고는 없애려고 하지요.
그런데 예수님을 찾지 못하자 급기야 갓 태어난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이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자기 왕위를 지키기 위해 이런 엄청난 짓을 한 것입니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남의 아픔은 상관없다는 생각이 역사에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왕으로 기록되게 했습니다.
특히 자기는 중요하고 어린아이의 생명은 별것 없다고 생각하는 헤로데 왕의 모습이 ‘도둑놈 심보’를 가진 못된 사람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왕으로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려야 하는 의무는 잊어버리고, 자기가 누릴 것만 찾고 있음은 그가 진짜 ‘도둑놈 심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요?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남의 아픔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저 자기만 편하고 많은 것을 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헤로데의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 혼자 잘 살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살라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창조하신 것이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며, 사랑을 서로 나누며 사는 세상이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이제 시간이 정말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느끼고 나서야 사람들은 뒤늦게 시간을 아끼려고 하지(에라스무스).
조명연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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