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쁜 영 상 시

낙엽 편지

dariaofs 2013. 11. 8. 21:09



 
붉게 저물어 가는구나
걸어온 길엔 붉은 잎새들이
아득한 하늘을 메우고
가도 가도 끝없는 나의 노래는
낙엽되어 내리네
저 흩날리는 깊은 가을 속으로
나는 또 긴 강을 드리우네
돌아보면 자욱한 풀씨만 날고
무덤처럼 조용한 산장에
작은 오두막 하나 짓네
쓸쓸함도 광채가 나는 밤
호롱불처럼 따스히 창을 밝히며
낙엽처럼 채곡히 편지를 쓰네
가을,  황홀히 저무는 숲과
불타다 겸허히 낮은데로 향하는
저 빛나는 잎새들을,
낙엽 편지 - 현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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