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ㆍ형제ㆍ부자 등 가족과 103위 성인 친ㆍ인척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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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제작 방영된 평화방송TV 사극 '동정부부-이순이 루갈다와 유중철 요한'(2부작, 각 50분). 이번에 시복의 영예를 안게 된 이순이(이윤지 분)ㆍ유중철(김무열 분) 부부 순교자가 하느님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굳건한 믿음으로 평생 동정을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혼인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
8일 시복이 결정된 124위 순교자 가운데는 신유박해(1801) 순교자가 53위(42.7%)로 가장 많다.
신유박해 이전 순교자로는 △신해박해(1791) 3위 △을묘박해(1795) 3위 △정사박해(1797) 8위가 있고,
신유박해 이후 순교자로는 △1814년 박해 1위 △을해박해(1815) 12위 △1819년 2위 △정해박해(1827) 4위가 있다. 이들을 다 합하면 86위(69.35%)에 이른다. 반면 기해박해(1839)
이후 순교자는 38위(30.65%)로, 전체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기해박해 이후 순교자 가운데는 이미 103위가 30년 전인 1984년 여의도에서 성인 반열에 올랐다.
시복이 결정된 124위 가운데 주요 인물로는 우선 1790년 중국 베이징교구 구베아 주교가 조선교회에 제사 금지령을 내리자 신주를 불태우고 유교식 예절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아 이듬해 12월 참수된 진산사건의 당사자 윤지충(바오로)과 그의 이종 사촌 권상연(야고보)을 꼽을 수 있다.
또 형제 순교자로 김이우(바르나바)ㆍ현우(마태오), 윤지충ㆍ지헌(프란치스코), 윤유일(바오로)ㆍ유오(야고보), 최인길(마티아)ㆍ인철(이냐시오) 형제와 윤점혜(아가타)ㆍ운혜(루치아) 자매가 있다.
124위 가운데 유일한 외국인이자 조선에 들어온 첫 사제 주문모(야고보) 신부를 빼놓을 수 없다. 1752년 중국 강남 소주부 출신으로, 1794년 12월 입국해 7년간 사목하고 1801년 새남터에서 참수를 당해 순교의 화관을 쓰기까지 삶과 피의 증거가 복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셈이다.
124위 중 103위 성인과 가족이거나 친ㆍ인척인 경우도 있다. 한국교회 첫 한글 교리서 「주교요지」 2권을 집필한 초대 명도회장 정약종(바오로)은 성 유조이(체칠리아)의 남편이며 성 정하상(바오로)과 성 정정혜(엘리사벳) 아버지로, 장남 정철상(가롤로)과 함께 시복의 영예를 안게 됐다.
정철상의 장인 홍교만(프란치스코 하비에르)과 처남 홍인(레오), 홍교만의 사촌동생 홍익만(안토니오)과 사위 홍필주(필립보), 홍필주의 어머니인 한국교회 첫 여성회장 강완숙(골룸바)도 시복이 결정됐다.
성 현석문(가롤로)과 성 현경련(베네딕타)의 아버지 현계흠(바오로), 김대건 신부의 증조부인 김준후(비오)와 작은 할아버지인 김종한(안드레아)도 124위에 들어 있다.
'호남의 사도' 유항검(아우구스티노) 일가족도 시복의 기쁨을 안게 됐다. 유항검과 그의 아들 유중철(요한)ㆍ문석(요한),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조카 유중성(마태오) 등이다.
이순이의 오빠 이경도(가롤로)와 동생 이경언(바오로), 지난해 2차 시복대상자로 선정된 홍봉주(토마스)의 조부, 아버지인 홍낙민(루카)ㆍ재영(프로타시오) 부자, 최창주(마르첼리노)ㆍ조이(바르바라) 부녀도 시복된다.
유중철ㆍ이순이 동정부부 외에 교회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조숙(베드로)ㆍ권천례(데레사) 동정부부도 이번 시복 대상자에 포함됐다.
최경환 성인의 부인이자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인 이성례(마리아)도 시복이 결정됐지만, 아들 최양업(토마스) 신부는 순교자가 아닌 증거자여서 시복절차가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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