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계 교 회

[한국교회] 당신 안의 ‘빈자리’ 무엇으로 채우고 있나요

dariaofs 2014. 3. 5. 04:00

2014년 첫 가톨릭 청년토크, 최시영 신부 강의
“하느님 만나는 일은 재능 아닌 인격의 문제”

 

예수회 가톨릭 청년토크 네 번째 시즌이 시작됐다.

지난 1일 오후 2시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 이냐시오카페에서 열린 2014년 첫 청년토크에서는 최시영 신부(예수회, 말씀의 집 원장)가 ‘일상 안에서 하느님 찾기’를 주제로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최 신부는 이날 강의를 통해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찾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예수님은 우리를 당신을 위한 섬김과 봉사 안에서 만나기를 원하신다”고 전했다.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우리 일상 안에서 그 사람을 계속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세상 모든 것이 그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 안에서 보입니다.”

 

   

▲ ‘일상에서 하느님 찾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최시영 신부. 최 신부는 “하느님을 찾고 만나는 것은 ‘인격의 문제’이며, 전 인격적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진 기자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찾는다는 것은?


하느님은 우리를 어떻게 만나기를 원하실까

최시영 신부는 우리가 하느님을 찾고자 하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빈자리’ 때문이며, 하느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채울 수 없는 이 빈자리 때문에 우리는 그분이 누군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하느님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하느님을 만날 것인가에 대해, 예수의 삶 모습에 비추어 설명했다.

 

최시영 신부는 “예수는 섬김을 다하는 종의 모습,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목숨을 바치러 온 분, 원수를 사랑하고, 자신을 저주하는 이를 위해 기도해주는 분”이라면서, “이런 모습은 자신을 위한 방어기제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 목자와 돌봄이 필요한 무력한 양의 모습이지만, 우리가 따라야 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느님을 찾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내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원수를 사랑하라는 초대에 응할 수 있습니다.

 

내가 그분에게 아무것도 해드리지 않아도 한결같이 사랑해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 사랑으로 우리를 채우지 않으면,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세상의 것으로 우리의 안전을 확보하려고 할 것입니다.”

 

최 신부는 세상의 인정과 이해, 존중이 아닌 하느님의 사랑으로 삶을 채우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자캐오의 변화’를 예로 들며, 모든 이의 비난을 받던 자캐오가 일순간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이해와 존중, 사랑을 받는다는 인식 때문이었다고 설명하면서, “그 순간 자캐오는 이웃이 배척의 대상이 아니라 나눔의 대상이며, 돈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눔의 도구임을 깨달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신부는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기적과 같은 것”이라고 하면서도, “우리는 누군가의 이해, 관심, 희망을 먹고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의 것이 아닌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이해, 존중, 배려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삶은 껍데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다리, ‘십자가’
십자가는 우리를 아름답고 거룩하고 흠 없기 위한 길

 

“바오로 사도는 십자가가 ‘유대인들에게는 걸림돌이고 희랍인들에게는 어리석음이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느님의 능력이고 지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최시영 신부는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십자가’를 통해야 하며, 십자가 위에서만 하느님과 인간이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최 신부는 “십자가는 두려움과 공포, 회피의 대상이지만 그것에 놀라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우리는 이미 십자가가 끝이 아니며,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를 아름답고, 거룩하고, 흠 없이 하기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신부는 하느님을 찾고 만나는 것은 우리의 재능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의 문제’라고 정리했다.

 

그는 세속적 성공은 재능과 기술, 노력으로 이룰 수 있지만, 그것이 곧 훌륭한 인격과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세상의 가치들과 달리 하느님을 찾는 것과 같은 종교적 가치들은 우리의 ‘전 인격’을 요청한다. 그래서 하느님을 찾고 만나기 위해서는 훌륭한 인격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신부는 “섬김을 받거나 보상을 받기 위한 선행이 아니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과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한 선행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인격을 증명한다”면서, “이들은 이미 일상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만난 것이며, 우리 시대는 이런 인격자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가톨릭 청년토크는 2014년에도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 예수회센터 이냐시오카페에서 진행된다. 대학생을 비롯한 모든 39세 이하 미혼 남녀에게 열려 있으며, 참가비는 5천 원이다. (문의 / 02-3276-7706, 010-8969-3107, www.facebook.com/magistalk)

 

   
ⓒ정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