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 속 인 물

하느님이 준비한 지도자

dariaofs 2012. 8. 28. 02:28

 

  

하느님이 준비한 지도자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 모세의 이야기는 출애굽기에 기록되어 있다.

이집트로 내려간 야곱 일가는 평화로운 생활을 했다.

 

그러나 훗날 요셉을 모르는 새 파라오가 등장하자 상황은 달라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집트로 내려온 이스라엘 사람들의 숫자가 불어나자 새 파라오는 위협을 느꼈다.

 

“아니, 저 이스라엘 놈들이 점점 더 늘어나네. 또, 웬 자식들은 저렇게 많이 낳고 있어.

저러다가 점점 숫자가 많아지면 혹시 반란이라도 일으키는 것 아니야?”


이주민들의 인구가 불어나면서 이집트인들은 분명히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탄압정책을 쓰기 시작했다.(출애 1장)

 

“저 이스라엘놈들과 외국인들을 데려다 강제노동을 시켜라.

그리고 모든 권력을 동원하여 사내아이들이 태어나면 즉시 죽여버려라.”

 

무시무시한 공포가 이집트 전체를 뒤덮었다.

모세는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최악의 상태로 박해를 받고 있을 때 태어났다.


모세의 부모는 학살을 피해 모세를 바구니에 실어 강물에 띄워보냈다.

 

다행히 파라오의 딸이 모세를 발견해 자신의 양자로 삼았다.

죽을 운명이 바뀌어 모세는 이집트 궁 안에서 사는 귀한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파라오의 딸은 모세가 히브리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자신의 양자로 삼았다.

모세는 약 35년간 이집트 궁정에서 왕손으로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모세는 어디까지나 이스라엘 사람이었다.

어떤 경로인지는 모르지만 모세는 자신이 이집트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젊은 모세는 성장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점차 갈등을 느꼈을 것이다.

 

외국에 오래 살고 그곳 풍습에 동화된다고 해도 여전히 변화되지 않는 요소가 있다.

요즘 외국에 이민간 세대에서 잘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던 중 모세가 40세쯤 되었을 때

노예들을 감시하던 이집트 경비병과 시비가 붙어 그를 쳐죽이는 사건이 우발적으로 일어났다.


다혈질적인 모세는 자신의 형제라 여기는 이스라엘 사람을 괴롭히는 이집트 사람을 살해했던 것이다.

 

이 사건 후 모세는 광야로 도망쳤다. 이 우연한 사건은 모세의 일생을 뒤바꾸어 버렸다.

또 자신이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게 하였다.

 

모세는 힘으로 이집트 사람을 때려죽일 정도의 완력을 지니고 있었던 것 같다.

싸우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이스라엘 사람들도 모세를 무서워했을 정도였으니, 그는 분명 힘과 용기를 가진 사람이었다.

 

모세가 파라오의 딸의 양자가 되었어도 그는 여전히 이방인이었다.


그는 분명히 궁 안에 살면서도 많은 갈등을 느꼈을 것이다.

또 힘과 총명한 지혜를 겸비한 모세는 분명히 경계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가 이집트 사람을 살해하자 즉시 파라오는 모세를 죽이려고 했다.

“잘 되었다. 저 이방인 모세가 눈에 거슬렸는데…


저놈을 그냥 두었다간 무슨 일을 꾸밀지 모르니 이번 기회에 아예 없애버리자.”

모세는 분명히 궁 안에서 당시의 전통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모세는 지혜와 통솔력이 출중했다는 증거는 그 뒤에 입증된다. 이 모든 준비는 이미 젊은 시절 이루어졌던 것이다.

 

모세는 당대의 엘리트임에 분명했지만 그에게는 이스라엘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쩌면 모세는 이집트와 이스라엘 사이에서 방황했을지 모른다.

모세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집트에서 성공하여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모세가 성장하면서 그런 갈등은 더 깊어졌을 것이다.

이방인으로서 귀한 존재로 높은 직책에 있었지만 그는 영원히 이집트 사람이 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결국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나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인식했을 것이다.

 

그의 인생은 우연한 기회와 사건으로 편안하게 안주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그 고통의 길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역사를 뒤바꾸는 엄청난 사건의 시작이 된다.

모세의 인생여정과 드라마틱한 사건들은 그에게 있어서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로의 수업과정이 되었다.

이처럼 하느님이 당신의 일꾼을 부르시고 쓰실 때는 인간의 생각과는 전혀 다를 때가 많다.

 

모세는 분명 하느님이 준비하고 가르친 지도자였다. 본인이 그것을 알고 있었는지는 궁금하지만….

 

 

                              ~ 서울대교구 허영엽 마티아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