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사랑에 감화되면 이웃 사랑 멈출 수 없어”
복수·폭력에 하느님 이름 결부시키는 위기상황 우려
종교·종파 간 갈등 해결 유일한 방법, ‘사랑 체험’ 강조
제목이 다소 평이했나보다. 처음에는 필자의 눈길이 본 회칙에 선뜻 가지 않았다.
하지만 문헌을 접해보면, 복잡하고 긴급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가장 단순한 진리 즉 ‘사랑이신 하느님’으로 명쾌하게 풀어주셨음을 즉시 깨닫게 된다.
가르침 1. 회칙의 취지: 종교·종파 간 갈등의 유일한 극복 방법은 사랑 체험
교황님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할 인간의 새 힘을 불러일으키고자》(1항 §3) 이 회칙을 발표하신다고 밝히는데, 왜 하필 취임 첫 해, “새 힘”의 필요성을 느끼셨을까?
사실 ‘하나님의 이름으로’ 혹은 ‘알라의 이름으로’ 혹은 ‘여호아의 이름으로’ 서로 대립해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수시로 바꿔가면서 증오, 폭력, 복수를 행하고 있다.
이렇게 단언하신다:
《사랑을 체험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의 빛이 세상에 들어올 수 있게 하십시오. 이것이 제가 이 회칙을 통하여 여러분께 드리고자 하는 권고입니다.》(39항)
그리고 당시 기자회견의 형식으로 회칙을 반포(2005.12.25)하신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배석한 ‘Cor Unum’(한마음) 교황청 평의회 의장 폴 요제프 코르데스(Paul Josef Cordes) 대주교의 인터뷰에서도 이런 취지는 확인되었다:
《…구체적인 예: 최근 쓰나미 참극에서, 가톨릭 신자들 편에서 발휘된 합법적인 행위와 함께 우리는 폭넓게 대응했습니다.
가르침 2.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그리스도와의 만남
“그리스도인 됨”은 “윤리적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라”, “너무나 세상을 사랑하신 나머지 내어주신 하느님의 외아들(요한 3,16)과의 만남”이라고 단언하신다.
그러한 하느님의 사랑은 이제 “계명”으로서가 아니라 “사랑의 은총에 대한 응답”으로서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도록 재촉하는데,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 때문”이다.(참조: 1항, §2)
가르침 3. 에로스와 아가페 그리고 가장 철저한 사랑: 예수 그리스도
교회가 전통적으로 극히 꺼리던 단어 “에로스”는 “절제되고 정화되어야 할 상승의 힘”인데도 “남녀 간의 성적인 사랑”으로 축소되어 사용되었고
반면 그리스인들조차도 잘 사용하지 않던 단어 “아가페”를 구약 성서가 선택한 본뜻은 “자아도취가 아니라 다른 이를 참되게 발견하는 사랑”이고 “이타적이며 신적인 하강의 힘”이었다.
그러기에 두 단어는 “서로 다른 차원을 가진 하나의 실재”라는 것이다.(참조: 1-8항)
그러므로 하느님의 사랑은 “에로스이면서 동시에 아가페”인데(참조: 9-11항), 그 하느님의 “가장 철저한 형태의 사랑”은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주신 나자렛 예수님이시다.
그분이 세운 성체성사를 통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이제 참으로 하나”가 될 수 있기에 ‘계명’으로서의 사랑도 가능해지며 그 계명을 잘 지키기 위해 ‘지금 여기서’ 《교회는 신자들의 일상생활에서 가까운 것과 먼 것의 관계를 언제나 새롭게 해석해줄 의무가 발생》(15항)하기도 한다고 지적하신다.
가르침 4.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불가분 관계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거짓말쟁이”(1요한 4,20)라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사랑은 그 속성상, 상대방이 싫어하는 것은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은 좋아하도록 의지적으로 일치함으로써 ‘우리’가 되려고 한다고 가르치신다.
계속되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화되어 이웃 사랑을 멈출 수 없기에, 사랑의 이중 계명 즉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가 된다고 강조하신다.(참조: 16-18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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