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5년 3월 8일 나해 사순 제3주일

dariaofs 2015. 3. 8. 00:30

                                                                     (요한 2.13-25)

 

예루살렘에 올라가신 예수님께서는 성전의 경내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쫓아내십니다.

 

 이 에피소드는 모든 복음서에 나오지만, 공관 복음서에서는 예수님의 마지막 때의 일로 되어 있는 반면 요한 복음서에서는 2장의 일로 되어 있습니다.

 

매우 대담한 행위이기에 성전의 책임자들의 빈축을 산 것은 당연하였습니다. 공관 복음서에서는 수석 사제들이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라고 씀으로써 노여움을 격화 시켰다고 강조하지만 요한은 그것보다도 예수님의 신비를 드러나게 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줄 수 있소?’라고 묻는 유다인들에게, 성전을 허물면 사흘 안에 다시 세우신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마흔 여석 해라는 세월에 걸쳐서 세워진 성전을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유다인들에게는 이해될 리가 없었습니다. 요한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성전이 당신의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성전이란 하느님께만 바쳐진 공간입니다. 그 공간에 머무시는 분은 하느님뿐입니다. 그 공간에 발을 들여놓을 때, 사람들은 이 세상살이의 일을 잊고 하느님에게만 집중하여 영원불변의 하느님과의 관계에 빠지게 됩니다.

 

거기는 항상 변화하는 이 세상살이에 파묻혀 지치고 배신당하고 상처입고 엉망이 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치유의 장소가 됩니다.

 

또한 거기에서 사람들은 하루하루의 생활 중에서는 처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가까운 벗에게도 보이지 않는 마음속의 진실을 하느님께 털어놓게 됩니다.

 

거기는 자녀의 탄생을 기뻐하는 부모의 마음이 하느님께 향한 감사가 되어 나타나는 장소도 되고, 친한 자를 잃은 사람들의 슬픔의 눈물이 흐르는 장소도 됩니다.

 

또한 젊은 한 쌍이 사라의 서약의 축복을 바라며 기도를 드리는 장소도 되고, 인생에 좌절해서 고민 속에서 필사적으로 빛과 도움을 바라는 사람이 기도하는 장소도 됩니다.

 

죄를 지은 인간이 목숨을 다하여 회개의 기도를 바치는 장소도 되고, 믿는 사람들이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는 곳이 됩니다. 그것은 구약의 세계에서는 커다란 돌로 쌓은 건물이었지만, 신약에 와서는 사람이 되신 예수님 자신이 된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원한 말씀이신 예수님 안에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생명과 사랑과 은총 모두가 충만하였습니다.

 

또한 한편으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의 노고와 무거운 짐을 떠맡으셨는데, 그것은 예수님을 통해서 하늘의 아버지께 전달되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지으신 영원불멸의 성전이십니다.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들은 하느님과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영원한 세계로 이르는 것입니다.

 

유영근 야고보 신부(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