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당신이 뽑으신 사도들에게 성령을 통하여 분부를 내리시고 나서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다 다루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첫 번째 책은 루카 복음서입니다. 일반적으로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은 한 저자의 작품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 책의 시작인 사도행전에서 루카 복음서에서 다룬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다루게 될 내용이 무엇인지 잘 표현해 줍니다.
사도행전이 다루는 내용은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 그리고 땅 끝에 이르기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이처럼 사도행전은 성령강림부터 온 세상에 복음이 선포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목표는 오늘 복음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남아 있는 열한 제자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하신 말씀은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성령을 통해 이 세상에서 당신의 구원을 계속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승천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바오로의 에페소서는 예수님의 승천 이후 상황을 잘 정리해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 아래 굴복시키시고, 만물 위에 계신 그분을 교회에 머리로 주셨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모든 면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그리스도로 충만해 있습니다.” 흔히 성령의 시대를 교회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성령을 통해 하느님은 계속해서 당신의 구원 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구약성경이 전하는 것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과 함께 한 것이고, 신약성경이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한 이야기라면, 이제 성령은 교회를 통해 구원을 위한 여정을 이끌어 갑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승천은 예수님께서 이제 이 세상을 떠나 하늘로 오르셨다는 것을, 곧 이 세상에서 떠나셨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낙담할 일만은 아닙니다.
천사들은 예수님의 승천을 바라보며 그것을 아쉬워하던 이들에게 말합니다. “왜 하늘을 쳐다보며 서 있느냐?”
하늘로 오르신 예수님의 승천은 이제 하늘과 땅이, 하느님과 인간이 새로운 방식으로 통교할 수 있도록 한 사건입니다. 마냥 눈을 들어 하늘만을 쳐다볼 것이 아니라, 이제 우리 안에 계신 주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더 이상 제자들처럼 예수님의 곁에 머물지는 못하지만, 주님은 성령을 통해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아니 우리 안에 계십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님을 체험하고 우리 안에 계신 그분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더 이상 우리가 감각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계시지는 않지만, 언제 어디서나 체험할 수 있는 분으로 남아 계십니다. 그렇기에 바오로 사도 이렇게 권고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느님, 영광의 아버지께서 여러분에게 지혜와 계시의 영을 주시어 여러분이 그분을 알게 되고,
여러분의 눈을 밝혀 주시어, 그분의 부르심으로 여러분이 지니게 된 희망이 어떠한 것인지, 성도들 사이에서 받게 될 그분 상속의 영광이 얼마나 풍성한지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빕니다.”
허규 신부는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1999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이태리 로마 성서대학(Pontificio Istituto Biblico) 성서학 석사학위를, 독일 뮌헨 대학(Ludwig-Maximilians-University Munich) 성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성서신학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