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5년 10월 1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선교의 수호자) 대축일

dariaofs 2015. 10. 1. 04:00

 

프랑스 북서부 바스노르망디(Basse-Normandie)의 알랑송(Alencon)에서 시계 제조업을 하던 루이 마르탱(Louis Martin)과 젤리 게랭(Zelie Guerin)의 아홉 자녀 중 막내딸로 태어난 성녀 테레사(Teresia, 또는 데레사)의 원래 이름은 마리 프랑스와즈 테레즈 마르탱(Marie Francoise Therese Martin)이며, '소화(小花) 테레사'라고도 부른다. 그녀는 4살이 채 못 되어 어머니를 여의었고, 아버지와 함께 오빠가 사는 리지외로 이사를 하였다.

성녀는 어릴 적부터 특히 성모 마리아 신심에 출중했다. 7살 때부터 고해성사를 즐겨 받았고, 10살 때인 1883년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석 달 동안 심하게 알았는데, 때로는 경련과 환각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의식을 잃기도 하였다. 그녀는 ‘미소의 성모상’ 앞에서 기도하던 중 성모님께서 미소 지으면서 이 병이 기적적으로 치유되었다고 한다. 테레사는 1884년에는 첫영성체를 하고 그 얼마 후에는 견진성사를 받았다.

1886년 성탄 전야 미사 직후 ‘완전한 회심’을 체험한 그녀는 자신의 영혼 안에 애덕이 넘쳐 드는 것을 체험하였고, 또한 이웃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잊어야 할 필요를 깨달았다고 한다. 며칠 후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그린 상본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영혼 속에서 불타오르는 열망, 즉 다른 영혼들을 돕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에 머무르며 필요한 영혼에게 그리스도의 구원의 성혈을 전해 주기로 결심하였다. 성탄절에 회심의 은총을 체험한 그녀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삶을 자신의 소명으로 깨달았다.

하느님을 위해 고통당하고 죄인의 회개를 위해 헌신하고 싶은 열망을 지닌 테레사는 14세에 리지외의 맨발의 카르멜 수녀원에 입회하기를 청하였다. 이 카르멜 수녀원에는 이미 테레사의 두 언니, 마리(Marie)와 폴린느(Pauline)가 입회해 있었다. 그러나 그 수녀원에서는 테레사에게 21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통보하였다.

 

테레사와 그녀의 아버지는 교구의 주교에게 입회를 청하기도 하였고, 또 아버지와 언니 셀린느(Celine)와 함께 로마를 순례하면서 교황 레오 13세(Leo XIII)에게 개인적으로 수녀원에 입회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하기도 하였다. 이때 교황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면 입회하겠지” 하고 대답하였는데, 그녀가 1888년 4월 9일 리지외의 카르멜 수녀원에 입회한 것은 나이 15세 때였다.

그 후 24세의 나이로 죽기까지 9년 반 동안 테레사의 수도원 생활은 지극히 평범하였다. 다른 수녀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성격이 까다롭고 질투심 많은 곤자가의 마리아(Marie Gonzague) 원장수녀에 의해서 생긴 공동체의 내부 분열로 고통을 당하였다.

 

테레사는 수도원 내부에서 벌어지는 여러 갈등들을 멀리하고, 자신의 기도생활에 열중하였다. 수도원 규칙에 충실하고 자신에게 부여된 작은 직무들을 충실히 이행하였다. 그녀가 이룬 하느님과의 친밀감과 충실성은 그녀의 자서전이 출판되기 전에는 그 어느 수녀의 눈에도 띄지 않았다.

1893년 테레사는 수련장 서리로 임명되어 4년 간 직무를 수행하였다. 이 시기에 그녀는 ‘작은 길’이라는 자신의 고유한 영성을 갖고 살았다. 그녀의 ‘작은 길’에는 새로운 것은 없다. 오히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의 이상으로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따라 걸어야 하는 길인 것이다. 그것은 어떤 삶의 방법이 아니라 영혼이 하느님 앞에 서서 지니는 가장 순수한 태도를 의미한다.

죽기 18개월 전에 처음으로 결핵의 증세가 나타났지만, 죽기 얼마 전 병상에 눕기까지 테레사는 수녀원의 기본 의무들을 충실히 지켰다.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신앙의 시련을 겪었으며, 1897년 9월 30일 “나의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의 소명, 마침내 저는 그것을 찾았습니다. 제 소명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교회의 품 안에서 제 자리를 찾았습니다. 저의 어머니이신 교회의 심장 안에서 저는 ‘사랑’이 될 것입니다.” 하며 숨을 거두었다.

그녀가 죽은 일 년 후 카르멜 수녀회의 통상 관습대로 그녀의 자서전이 비공식적으로 출판되어 여러 카르멜 수녀원에서 읽혀졌고, 이 자서전을 요구하는 부수가 점차 늘어나자 공식적으로 이를 출판하였다. 그 후 15년 동안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었고, 세계 여러 나라에 수백만 권이 넘게 보급되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일어난 테레사에 대한 반응은 놀라운 것이었다. 교황 비오 11세(Pius XI)는 이 반응을 ‘폭풍과 같은 열광’이라 불렀다. 그래서 시성을 위해서는 적어도 사후 50년을 기다려야 하는 교회 관례를 무릅쓰고, 교황 비오 11세는 테레사가 죽은 지 28년이 지난 1925년 5월 17일 ‘아기 예수의 성녀 테레사’로 선포하였다.

테레사는 로마를 순례한 것 외에는 고향인 알랑송을 떠난 적이 없다. 그러나 일평생 다른 영혼을 위해 보속하는 삶을 살았기에, 교황 비오 12세는 그녀를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우스(Frianciscus Xaverius)와 더불어 ‘선교 사업의 수호자’로 선포하였고, 1944년 5월 3일에는 성녀 잔 다르크에 이어 프랑스의 제2의 수호자로 선포하였다.

 

그리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는 1997년 6월 10일 성녀 테레사를 보편교회의 교회학자로 선포하였다. 그녀가 남긴 저서로는 “성녀 소화 테레사 자서전”, “성녀 소화 테레사의 마지막 남긴 말씀”이 있다.

 

강론   :   (마태 18,1-5)

 

<어린이>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높은) 사람입니까?"
라고 제자들이 예수님께 묻자(마태 18,1),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마태 18,3-4)."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다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하늘나라에는 높고 낮은 서열이 없다.
2) 높아지려고 하지 말고,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여라.
3)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춰야 한다.
4) 어린이처럼 되는 방법은 회개뿐이다.

 

어린이처럼 되어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하느님 앞에서'(또는 '하느님의')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어린이'는 하느님만 믿고 의지하는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지금 강조되고 있는 것은 '믿음'과 '겸손'입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안 믿는 사람을 하느님께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 쪽에서 안 믿음으로써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못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안 들어가는 것입니다.

 

자기 힘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만한 사람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기의 업적과 능력과 힘을 믿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하느님만 믿어야 합니다.
자기가 쌓은 업적이나 자기의 능력을 내세운다는 것은
하느님과 예수님의 은총이 없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는 뜻인데,
그것은 하느님과 예수님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고,
그렇다면 그런 사람이 갈 곳은 하느님과 예수님이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 나라가 하느님 나라일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어린이가 되는 방법은 '회개'뿐입니다.
회개가 아닌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죄를 뉘우치고 보속하는 것만 '회개'인 것이 아니라,
믿음이 없거나 부족한 사람이 제대로 믿게 되는 것도 '회개'이고,
겸손하지 않던 사람이 겸손하게 되는 것도 '회개'입니다.

 

회개는 한 번 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라, 날마다 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면
그 자격을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노력도 회개입니다.
자기는 죄가 없으니 회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교만이고,
이미 회개했으니 더 이상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교만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회개해서 어린이처럼 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으니,
그 나라에는 자신을 낮추는 사람 밖에 없을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자신을 낮춘다면,
그 나라에는 남들보다 더 높은 사람도 없고, 남들보다 더 낮은 사람도 없게 됩니다.

 

따라서 하느님 나라는 서열 자체가 없는 나라이고,
누구든지 그 나라에 들어가기만 한다면 모두가 다 '가장 큰(높은) 사람'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라는 제자들의 질문은
그 자체로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남들보다 더 높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하느님 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가 다 똑같은 사람일 뿐입니다.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입니다.
물론 다른 직책보다 더 높은 직책이 있기는 하지만,
그 직책을 맡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또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마태 18,5)." 라는 말씀은,
앞의 '하늘나라와 어린이'에 관한 말씀과는 다른 가르침입니다.
이 말씀에 나오는 '어린이'는
사회적으로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
소외 계층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누구든지' 라는 말은,
지금 이 가르침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실천해야 할 가르침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하나를'이라는 말은 '하나라도' 라는 뜻이지만,
한 명만 섬겨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하나하나를 모두 다" 라는 뜻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습니다.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이라는 말은 "나를 섬기듯이 섬기면"이라는 뜻입니다.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는 "나를 섬기는 것이다."입니다.
따라서 '어린이'가(보잘것없는 사람들이) 곧 예수님입니다.

 

이 말씀은 '최후의 심판'에 관한 가르침에 다시 나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어린이를 섬겨야 한다는 말씀을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누구든지 하늘나라에 들어가려면
어린이가 되어서 어린이를 섬겨야 한다."가 됩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간 성인 성녀들은 모두 다 어린이가 된 분들이고,
동시에 어린이를 섬긴 분들입니다.

 

지금 예수님의 말씀은, 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낮추어 어린이처럼 되어서 어린이 같은 사람들을 섬기라는 명령이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서로 섬기면서 사랑을 실천하라는 명령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