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6년 2월 6일 연중 제4주간 토요일(성 베드로 밥티스타, 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

dariaofs 2016. 2. 6. 05:01

 


성 바오로 미키(Paulus Miki)와 함께 일본 나가사키(長崎)에서 십자가형을 받고 순교한 성 베드로 밥티스타(Petrus Baptista)는 에스파냐의 아빌라(Avila) 교외에서 태어났다.

 

그는 1567년에 프란치스코 회원이 되어 멕시코 선교사로 떠났다가 1583년에는 필리핀으로 갔다. 그리고 그는 일본으로 가서 학교와 병원을 짓고 수도원을 설립하였다.

 

그러다가 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박해 중에 체포되어 동료들과 함께 순교하였다. 그는 1627년 교황 우르바누스 8세(Urbanus VIII)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1862년 6월 8일 교황 비오 9세(Pius IX)에 의해 동료 순교자들과 함께 26위의 일본 성인 중의 한 명으로 시성되었다.

 

 


성 바오로 미키(Paulus Miki, 三木)는 지금의 오사카 인근 도쿠시마(德島)에서 무사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와 함께 세례를 받고, 10여 세 되었을 무렵 아즈치야마(安土山)의 예수회 신학교에 제1회 입학생으로 들어가 22세 때인 1585년 졸업과 동시에 수사가 되었다.

 

수사가 된 성 바오로 미키는 타고난 성품과 열정으로 전교 활동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으며, 후에 주교 마르티네즈(Martinez Pedro)를 따라 오사카(大阪)에서 활동하던 중 예수회 신부인 오르간티노(Organtino Gnecchi-Soldi)의 눈에 띄어 게이한(京阪, 교토와 오사카) 지방에서 함께 활동했다.


이후 그는 불교 승려들과 많은 토론을 벌였고, 자신이 저술한 교리서들을 통해 불교 신자들을 깨우치기도 하였다.

당시 일본 교회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1587년에 선교사 추방령을 내린 적이 있었지만, 1590년 순찰사 발리냐노(Valignano Alessandro)가 인도 부왕(副王)의 사절 자격으로 히데요시를 방문한 뒤에는 금교의 제약 속에서 조심스럽게 활동을 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 아래에서 1596년 작은 형제회 회원들이 금교를 무릅쓰고 교토 일대에 성당과 수도원을 건립하는 등 공공연한 전교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히데요시의 반감을 사게 되었고, 그 결과 1597년 초에는 교토와 오사카 일대에서 활동하던 작은 형제회 회원들을 체포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게 되었다.

이 박해로 게이한 지방에서 체포된 사람들은 작은 형제회 수사 6명, 예수회 수사 3명과 일본인 신자 15명 등 24명이었다. 성 바오로 미키는 이때 오사카에 있다가 뜻하지 않게 체포되어 1597년 1월 1일 교토의 옥에 갇히게 되었다.

 

이어 그는 1월 3일 다른 동료들과 함께 오사카를 거쳐 1월 9일에는 나가사키로 출발하였고, 27일 동안 혹한 속을 걸어서 2월 5일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이들 일행은 도중에 일본인 신자 2명이 자진하여 체포됨으로써 모두 26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날 저녁, 성 바오로 미키는 동료들과 함께 나가사키(長崎) 해안 근처에 있던 니시사카(西坂) 언덕으로 끌려가 십자가형을 받고 순교하였으니, 당시 그의 나이는 33세였다.

 

순교 직전에 그는 당당한 얼굴로 모여 있던 사람들에게 천주교 교리를 설명하였으며, 복음이 널리 전파될 것을 기원하였다고 한다.

 

그는 1627년 교황 우르바누스 8세(Urbanus VIII)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1862년 6월 8일 교황 비오 9세(Pius IX)에 의해 동료 순교자들과 함께 26위의 일본 성인 중의 한 명으로 시성되었다.
 


                            강론 : 마르 6,30-34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2)



멈추어 듣고 살피는 인생 피정

하느님 안에서 예수님을 따라가는 신앙인의 인생은 그 자체가 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 친히 공생활을 시작하기 전 성령에 의해 광야로 보내지시어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시며 피정하셨습니다(마르 1,12-14).


그분께서는 세상에서 물러나 오직 하느님과 함께 지내면서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고 공생활을 준비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새벽에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기도하셨고(1,35), 나병환자를 고치신 다음 외딴곳에 머무르기도 하셨습니다(1,45).


오늘 복음에서는 분부대로 파견하였던 제자들이 돌아와 행하고 가르친 바를 보고드리자,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6,30-31).


예수님께서는 쉼을 가짐으로써 사명의식을 새롭게 하도록 제자들에게 피정 시간을 주신 셈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레째 되는 날 창조를 완성하시고 쉬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쉼을 위해 창조하셨으며, 쉼을 통해 이레째 날을 축복하심으로써 모든 피조물을 ‘있음 자체로’ 보기에 좋은 존재가 되게 하시고, 영원의 시간으로 바꿔주셨습니다.


이렇듯 창조의 완성은 쉼이며, 쉼으로써 모든 순간이 창조주 하느님과 함께 있는 축복이 됩니다. 피정은 그런 축복의 여백입니다.

우리는 인생 피정을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멈춰야 하느님이 보이고 참 ‘나’를 알 수 있음을 잘 압니다.


인생은 그렇게 멈춰가는 피정임에도 무엇이 그리 바쁜지 멈출 줄 모르고 바삐 움직입니다. 피정이 필요한 줄은 알면서도 시간이 날 때 행사 치르듯 거치는 과정쯤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인생피정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쉼이요, 멈추어 주님의 영을 호흡하는 카이로스의 연속이며 내면의 소리를 듣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하느님 안에서 쉼인 피정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가장 순간으로 여겨야 합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연주하시는 교향곡의 기본 선율이 창조와 쉼이듯 우리 인생도 사랑과 생명을 위한 내어줌과 하느님 안에서의 멈춤의 리듬을 타야 합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일하는 중에 또는 잠들기 전에 멈추어 하느님의 창조의 영 안에 머물러 하느님과 자신을 바라보는 습관을 가져보십시오.


고요 가운데 나의 생각과 마음과 몸짓을 멈추어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저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피정의 시간이 이어질 때 생명력을 회복하고 영에 눈을 떠 내가 누구이며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멈추어 피정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품을 수 없기에 자기 뜻을 앞세우며, 보이는 것과 들리는 소리, 일시적인 현상과 세상의 유혹들에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피상적이고 세속적인 인생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예수님을 본받아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피정을 통해 본성을 회복하고 회개할 때 하느님의 생명과 자비와 자유를 선포하는 행복한 존재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잠시 멈추어 침묵 가운데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내면의 소리와 이웃의 고통을 듣는 멈춤과 쉼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거룩함으로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